우리나라에서 여성과 남성의 교육격차는 크게 완화되어가고 있으나 취업률, 취업 후 대우나 직위, 직업경력의 연속성 등에 있어서 여성은 여전히 불리한 위치에 있다. 이러한 여성들의 진로...
우리나라에서 여성과 남성의 교육격차는 크게 완화되어가고 있으나 취업률, 취업 후 대우나 직위, 직업경력의 연속성 등에 있어서 여성은 여전히 불리한 위치에 있다. 이러한 여성들의 진로발달 상의 어려움을 설명하기 위해서 학자들은 ‘진로장벽’이라는 개념을 연구하기 시작하였다. 이는 진로장벽에 대한 인식이 진로결정자기효능감과 진로결정수준을 저하시킴으로써 여성의 진로발달을 방해하게 된다는 연구결과들로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진로장벽에 있어서 중요한 점은 진로장벽이라는 구체적인 실체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인식하느냐가 그 영향력의 많은 부분을 결정하게 된다는 것인데 진로장벽 인식에 영향을 주는 심리적인 변인으로는 내외통제성과 특성불안이 많이 연구되어 오고 있다.
그러므로 본 연구에서는 자신의 진로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하고 탐색활동과 준비활동을 가장 활발하게 수행하는 시기에 있는 우리나라 여대생들을 대상으로 여성의 진로발달을 저해하는 진로장벽이 인식되는 과정과 인식된 진로장벽이 이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그 일련의 과정을 탐색해 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 우리나라 여대생의 진로장벽 인식, 진로결정자기효능감, 진로결정수준을 구명하여 보고, 진로장벽 인식, 진로결정자기효능감, 진로결정수준, 내외통제성, 특성불안 간의 인과모형을 설정하여 이를 검증하여 보고자 한다.
이러한 연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전국의 4년제 대학교에 재학 중인 여대생을 모집단으로 하여 선행연구에서 진로장벽 인식에 있어서 차이를 보인 학교 소재 지역, 학교 성별 특성, 전공계열, 학년에 따라 유층화 군집표집과 비율표집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7개 대학교에 102명씩 총 714명의 여대생이 표집되었으며 이 중에서 695명이 응답하여 97%의 회수율을 보였다. 그러나 불성실 응답을 제외한 691부만이 결과분석에 사용되었다.
진로장벽 인식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손은령(2001)이 개발한 ‘진로장벽 검사(여자대학생용)’이 있으나, 너무 문항 수가 많고 같이 연구하고자 하는 진로결정자기효능감, 진로결정수준과 개념적으로 중첩된다는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연구자가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절차를 거쳐서 수정·축약한 진로장벽 검사도구를 활용하였다.
결과분석을 위해서 사용된 통계방법으로는 여자대학생의 하위집단별 진로장벽 인식, 진로결정자기효능감, 진로결정수준의 차이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일원변량분석(One-Way ANOVA) 방법을 활용하였고 진로장벽 인식과 진로결정자기효능감, 진로결정수준, 내외통제성, 특성불안 간의 인과모형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Amos 5.0을 이용한 경로분석(Path Analysis) 방법을 활용하였다. 이외에도 연구를 수행하는 과정에 기술통계, 상관분석, 중다회귀분석(Multiple Regression Analysis) 등의 방법이 활용되었다.
본 연구의 결과를 통하여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첫째, 진로장벽 인식의 전체 평균과 문항 당 평균을 살펴보았을 때, 우리나라 여대생들의 진로장벽 인식은 보통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이는 우리 사회에서 여대생들의 진로를 방해하는 장벽들이 객관적으로 적다기 보다는 여대생들이 이에 대한 현실적인 인식을 아직 못 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또한, 진로장벽 인식의 하위요인별로는 ‘다중역할로 인한 갈등’이 문항 당 평균 3.06으로 유일하게 중간인 3을 넘고 있었다. 이것도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다른 하위요인과 비교했을 때에 여대생들이 자신의 진로를 방해하는 진로장벽으로써 가정에서의 일과 직장에서의 일 사이의 갈등을 가장 크게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둘째, 우리나라 여대생의 진로장벽 인식, 진로결정자기효능감, 진로결정수준을 학교 소재 지역에 따라 나누어 차이를 분석하여 보았을 때, 수도권의 여대생들이 진로장벽을 더 크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특히, ‘차별’과 ‘다중역할로 인한 갈등’에서 수도권에서 높은 점수를 보였다. 또한, 학교 성별 특성에 따라 나누어 차이를 분석하여 보았을 때에는, 남녀공학대학교의 여학생들이 여자대학교의 여학생들보다 진로장벽을 더 강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특히, ‘노동시장의 제약과 낮은 기대’와 ‘여성취업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남녀공학대학교의 여학생들이 높은 점수를 보였다. 전공계열에 따라 나누어 차이를 분석하여 보았을 때는, 인문·사회계열이 가장 높았고 자연·공학계열, 사범계열의 순이었다. 그러나 전체 진로장벽 인식은 유의미한 차이는 아니었고 ‘차별’과 ‘노동시장의 제약과 낮은 기대’의 하위요인에서만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그리고 학년에 따라 나누어 차이를 분석하여 보았을 때는, 전체 진로장벽 인식은 학년별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고 ‘여성취업에 대한 고정관념’에서만 차이를 보였다. 이처럼, 여대생의 진로장벽 인식은 학교 소재 지역, 학교 성별 특성, 전공계열, 학년 등 여대생이 처해 있는 상황적 특성에 따라 차이를 보임이 나타났다.
셋째, 진로장벽 인식, 진로결정자기효능감, 진로결정수준, 내외통제성, 특성불안 간의 인과모형을 검증한 결과, ‘내외통제성 → 진로장벽 인식’ 경로만을 제외하고는 모든 경로가 유의미한 영향관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본 연구에서 가정한데로 진로장벽 인식은 특성불안에 의해서 영향을 받고 이렇게 인식된 진로장벽은 진로결정자기효능감과 진로결정수준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검증된 것이다. 또한, 진로결정자기효능감이 진로장벽 인식과 진로결정수준을 매개한다는 가정 역시 검증되었다. 내외통제성의 진로장벽 인식에 대한 영향력은 전체 여대생을 대상으로 하였을 때에는 유의미하지 않았지만 여대생의 하위집단에 따라서는 유의미한 영향력을 보이기도 했는데 이는 내외통제성이 진로장벽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작아 안정성이 떨어져 상황적인 요인 또는 대상에 의해서 달라지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넷째, 진로장벽을 하위요인으로 나누어 이러한 인과모형 분석하여 보았을 때, 진로장벽 전체로 분석하였을 때는 유의미한 영향을 보이진 않던 내외통제성이 ‘차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특성불안도 진로장벽 인식의 하위요인에 따라 영향력의 크기가 각기 다르게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또한, 진로장벽 인식의 하위요인이 진로결정자기효능감과 진로결정수준에 미치는 영향력에 있어서도 그 크기와 방향이 하위요인에 따라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처럼, 진로장벽의 하위요인들은 그 내용이나 시점에서 다양성을 보이고 있으며, 그에 따라서 영향력의 양상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다섯째, 진로장벽 인식, 진로결정자기효능감, 진로결정수준, 내외통제성, 특성불안 간의 인과모형을 학교 소재 지역, 학교 성별 특성, 전공계열, 학년에 따라 나누어 그 차이를 비교하여 보았을 때, 다소 간의 차이를 보였다. 앞에서도 언급하였듯이, ‘내외통제성 → 진로장벽 인식’ 경로계수의 유의미성이 하위집단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또한, 가장 큰 차이로는 여자대학교 여대생들은 특성불안에 의해서 진로장벽 인식이 크게 영향 받고 있었고, 사범계열의 여대생들은 진로결정수준이 진로결정자기효능감에 의해서 영향을 받지 않음이 나타났다. 이처럼 진로장벽에 대한 인식이나 이로 인한 영향력 또한 여대생들이 처해있는 주변의 상황과 환경에 따라서 달라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연구의 결과를 기초로 해서 다음과 같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우리나라 여대생들의 진로장벽 인식이 낮게 나타난 것에 대해서 고민하여 볼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진로장벽 인식의 영향을 부정적인 것으로만 가정하였으나, 미래의 진로장벽에 대한 예견은 현재에 진로결정과 관련된 과업을 더욱 적극적으로 수행하게 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 그리고 과도하게 낮은 진로장벽의 인식은 현실감각의 부족이나 진로준비의 부재로 인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므로 대학에서는 여대생들의 진로장벽 인식을 현실화하기 위한 여러 가지 활동적 지원이나 상담적 지원을 필수적으로 제공하여야 할 것이다.
둘째, 진로장벽 인식, 진로결정자기효능감, 진로결정수준이 학년에 따라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것은 여대생들이 대학생활을 통해서 얻는 경험들을 통해서 자신의 진로장벽 인식을 현실적인 수준으로 맞추어 간다던지 진로결정자기효능감, 진로결정수준 향상과 같은 진로발달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대학에서는 여대생들이 대학생활 동안에 자신의 진로에 대해서 고민하고 탐색하고 결정하며 준비하는 활동을 자극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펼쳐야 하겠다. 이것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여대생들이 졸업 이후에 사회로의 원활한 진출을 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셋째, 내외통제성과 같은 인지적 변인이 진로장벽 인식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이 발견되었다. 특성불안은 정서적인 변인이지만 그 뒤에는 파국적인 사고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이것도 인지적인 변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진로장벽 인식에는 인지적인 변인들이 영향을 미치고 있고 있으므로 이러한 인지적인 변인들을 밝혀내고 이들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할 수 있다면 여대생들로 하여금 진로장벽에 대해서 정확하게 인식하고 대처할 수 있는 적응력을 길러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변인들에 대한 후속적인 연구들이 필요하다.
넷째,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진로장벽의 하위요인들은 그 시점과 내용에 따라 진로결정자기효능감이나 진로결정수준에 다른 영향을 미치는 것이 드러났다. 진로장벽의 시점이 미래이냐 현재이냐에 따라서 또는 진로장벽의 내용이 외부적인 환경에 관한 것이냐 자신에 관한 것이냐에 따라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하며 어떤 변인에 대해서는 영향을 미치지 않기도 한다. 그러므로 진로장벽의 하위요인을 여러 가지 차원으로 구명하고 이들의 서로 다른 영향력을 밝혀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연구주제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진로장벽 인식, 진로결정자기효능감, 진로결정수준의 차이를 학교 소재 지역, 학교 성별 특성, 전공계열, 학년에 따라 살펴보았다. 그러나 학교 소재 지역, 학교 성별 특성, 전공계열, 학년에 따라 구체적으로 어떠한 상황과 맥락이 이들의 차이를 유발하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구명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양적인 연구로 확인된 차이를 질적인 연구를 통해서 더욱 구체적인 이야기로 풀어낼 필요가 있다.
(http://library.snu.ac.kr/search/DetailView.ax?sid=21&cid=28406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