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징공간의 정치 - 프랑스의 북아프리카 식민 도시정책

국문 초록 (Abstract)

공간과 상징성은 문화적 권력의 행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자리를 차지해왔다. 그런데 상징공간의 활용을 통한 정치는 두 개 이상의 문화가 문화적 충돌을 겪는 과정에 있어서 충돌 주체인 각 문화적 맥락에 따라 다른 해석을 낳을 여지가 있기 때문에 그 정치성의 발휘가 매우 미묘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거기다 더하여 충돌하는 두 문화가 식민주의적 경험을 겪고있는 식민주체와 피식민 세력의 문화일 경우 문제는 더욱 민감하다.

본 연구는 기독교 문명권과 이슬람 문명권에 각기 속해있었던 프랑스와 북아프리카의 모로코가 모로코에 대한 프랑스의 식민통치 과정에서 도시공간, 그 중에서도 역사성과 상징성이 매우 강하게 배태된 공간의 처리 및 새로운 상징공간의 형성을 둘러싸고 벌여온 과정을 집중적인 연구대상 사례로 택한다.

이미 여러 곳에서 식민지 경영을 해오던 프랑스는 북아프리카의 유서깊은 나라인 모로코에서 그들의 식민지 정책 - 특히 문명전달과 '근대화'를 표방하면서 - 을 구현함에 있어서 모로코의 이슬람 전통도시를 어떤 식으로 해석했으며, 그에 대응하여 어떤 방식으로 기존 상징공간들을 처리하고 자신들의 권력 정당성과 설득력을 모로코에 심기위한 새로운 상징공간들을 설계하여 적용하였는지를 연구한다. 이것은 두 개의 문화사이의 충돌이 각기 다른 두 가지 상징공간 해석 사이의 싸움과 상호작용의 모습으로 전개되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공간의 정치성과 상징성이 근대화 과정에서 어떤 갈등을 겪어 오늘에 이르는지를 보여주는 귀중한 사례연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것은 프랑스의 공간에 관련된 문화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단서와 함께 북아프리카 이슬람 사회의 공간과 문화에 대한 오늘날의 전개를 해석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며, 다른 한편으로 한국이 근대화 과정에서 겪은 식민지적 도시공간 재편성을 연구하는데 도움을 줄 비교차원의 준거 사례로서도 공헌하는 바가 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