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소비에트 시기를 거치면서 나보코프와 그의 문학 유산에 대한 수용 양상을 살펴보면 극단적으로 상반된 평가 기준과 혼란스러울 정도로 복잡하고 다양한 반응들을 목격하게 된다: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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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Korean
한국연구재단(N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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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소비에트 시기를 거치면서 나보코프와 그의 문학 유산에 대한 수용 양상을 살펴보면 극단적으로 상반된 평가 기준과 혼란스러울 정도로 복잡하고 다양한 반응들을 목격하게 된다:90...
포스트 소비에트 시기를 거치면서 나보코프와 그의 문학 유산에 대한 수용 양상을 살펴보면 극단적으로 상반된 평가 기준과 혼란스러울 정도로 복잡하고 다양한 반응들을 목격하게 된다:90년대 초부터 공식 문화 영역에서는 문화계 엘리트층과 정부의 주도로 나보코프와 그의 문학의 정전화 작업(канонизация)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어 작가의 탄생 200주년인 1999년에 그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공식 문화의 다른 한편에서는 나보코프를 서구 자본주의, 상업주의에 굴복한 부도덕한 작가로, 그의 작품에는 러시아 문학에 고유한 휴머니즘과 도덕적 철학적 메시지가 부재한 "비러시아적"이라는 낙인을 찍었다. 대중 문화 속에서의 작가의 문화적 형상은 더욱더 혼란스러운 양상을 띠며 형성되고 있었다. 대중 가요 영역에서 자신만의 독자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했던 젬피라의 노래에서 전철에서 "롤리타를 읽는" 모습은 표현의 자유와 독립을 상징하는 행동이었지만, 그 당시 서구의 발라드와 댄스곡풍의 노래를 불러 인기를 얻었던 여가수 알수의 뮤직 비디오에서 그녀가 맡았던 롤리타는 미국의 틴에이져 대중 문화 속의 진부한 님펫 이미지를 그대로 차용한 것이었다. 이 밖에 러시아 영화에서도 B급 에로 영화에서부터 에로티시즘을 표방한 예술 영화에 이르기까지 롤리타의 이름과 이미지가 차용한 사례들이 흔히 발견되었다. 이처럼 나보코프에 대한 다양한 이미지와 상호 모순된 반응, 평가의 기준들을 해명하기 위해서 나보코프 수용 과정에 있어 주요 시기별 현황과 평가 기준들을 고찰할 것이다. 먼저 20-30년대 유럽의 러시아 망명 문단에서 나보코프에게 “비러시아적”이라는 수식어가 붙게 된 것은 다음과 같은 미학적 평가 기준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초기부터 유럽 망명 문단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기피우스,메레쥐코프스키, 아다모비치, 이바노프를 비롯한 구세대 작가들 대부분이 세기 초 혁신적인 문학-예술 운동의 적극적인 가담자들이였음에도 불구하고 망명 직후 혁명을 지지했던 동시대 문학 운동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으로 선회했다. 혁명에 대한 잘못된 기대감과 희망을 심어줬다는 비판과 함께 혁신적이고 실험적인 문학 예술 유파에 대해 적대적 태도를 취하게 된다. 대신 망명 문단은 자신들의 예술적 전범으로 도덕과 이념지향적인 19세기 리얼리즘 문학을 지목하게 된다. 혁명 이전의 러시아적 가치를 수호하는 보수적인 입장으로 되돌아간 망명 문단의 시각에서 볼 때 시린은 형식적인 완결성에 지나치게 경도되어 있고, 19세기 러시아 문학이 지향하고 있는 "인간에 대한 사랑"과 도덕적, 이념적 메시지가 결여된 “비러시아적”인 작가였다. 롤리타의 성공 이후 영미 문화권에 형성된 나보코프의 이미지는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형식과 언어 유희”로 영어의 표현 가능성의 한계에 도전함으로써 창작과 의식의 자유를 주장했던 작가였다. 흥미로운 사실은 60년대 이후 소비에트 러시아 지식인과 청년 작가들의 관심과 주목을 끌었던 나보코프의 다름 아닌 그 당시 서구에서 형성된 이데올로기와 도덕적 억압에서 벗어나 “창작의 자유와 의식의 독립”을 부르짖는 작가의 모습이었다: 비토프와 울리츠카야를 비롯한 많은 작가들이 사미즈다트를 통해 신변의 위험을 무릅쓰고 비싼 댓가를 지불해 가며 나보코프의 “롤리타”와 “사형장으로의 초대”를 읽고 열광했고, 패러디와 언어 유희를 비롯한 작가의 주요 창작 원리와 주제들이 젊은 작가들의 의식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