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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훼손 소송판결에 나타난 언론의 취재보도관행에 관한 연구
여종국 서강대학교 언론대학원 2002 국내석사
현대사회는 더욱 많은 정보와 뉴스들을 필요로 하고, 그에 따라 다양한 정보가 생산, 유통, 소비된다. 언론 매체는 다양하고 고정적으로 일상적인 정보를 생산하는 행정조직이나 관료기구들을 중요시하고 고정적인 취재처로써 활용하게 되고 의존하게 되었다. 이들 기구에 의존한 언론의 보도는 시민의 알권리와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공적 목적을 달성하기도 하지만 잘못된 정보로 인하여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키고 개개인에게 피해를 주기도 한다. 언론이 공공기관의 발표사실을 보도하였을 때 보도내용은 발표사실을 객관적으로 전달한 사실보도이지만 그것이 결국 허위로 밝혀지거나 일방적인 주장일 경우 보도대상자는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와 같이 개인에 대한 권익침해가 자주 발생하는 대표적인 출입처로는 경찰서와 검찰청 등 수사기관을 들 수 있는데, 이곳은 우리사회에서 발생하는 각종 범죄와 수사상황 등 사건정보를 취재할 수 있는 곳이다. 그러나 이곳을 통해 취재되는 보도는 개인의 인격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범죄사건을 보도하면서 범죄혐의자도 공개하여 확정되지 않은 피의사실을 공표하여 명예나 초상권 등을 침해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추후에 범인으로 언론에 공개되었던 사람이 무죄로 밝혀지게 되면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 언론은 손해배상청구를 받게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언론기관으로서는 범죄사건 보도 등으로 명예훼손 소송에 휘말리게 되면 그만큼 언론의 취재활동이 위축되는 결과를 빚게 된다. 그밖에, 명예훼손 시비를 일으키는 보도로는 소문이나 풍문에 그치는 내용을 보도할 때인데, 그런 소문의 진위여부에 대한 확인을 무분별하게 무시하고 보도하여 보도대상자가 명예훼손의 피해를 입게 된 경우도 자주 등장하게 된다. 소문이나 항간의 풍문은 그것이 사실이라는 합리적인 근거를 가지고 있을 때라야 비로소 보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보도대상자에 대한 명예훼손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 여러 가지 경우에 언론의 보도는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개연성이 높은 상태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언론의 잘못된 취재관행과 보도에 있어서 실수, 보도내용상의 오류로 인해 발생하게 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언론기관이 명예훼손 보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이에 대한 답은 언론관련 소송을 살펴보면 문제해결이 가능하다고 본다. 그러므로 본 연구는 명예훼손 보도가 왜 일어나고 명예훼손을 일으키는 언론기관의 취재보도관행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관행적인 취재보도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살펴보았다. 이것을 실증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1983년부터 2002년 4월까지 확정된 판결을 대상으로 내용분석방법을 적용해 사례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분석결과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언론 관련 명예훼손 소송 사건들이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연구대상 기간의 초반인 1983년에 1건이던 것이 2000년에는 29건이 확정 판결되어 절대적인 수치에서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증가추세는 1981년에 도입된 정정보도청구권의 영향으로 언론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용이해졌고, 언론에 의한 피해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는 국민의식이 변화하였으며, 1987년 이후 사회의 민주화 영향으로 언론매체가 급격히 증가한 데 있다고 해석된다. 명예훼손 소송에 휘말린 언론보도들은 언론이 사회비판과 환경감시자로서 공인의 비리사실, 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만한 범죄사건에 대한 것들도 많았으나, 상업적인 목적을 위한 흥미위주의 보도와 선정적인 보도들도 적지 않았다. 한편, 명예훼손 발생의 구조적인 차원으로 출입처 취재의 문제를 지적해 볼 수 있는데, 명예훼손으로 인정된 보도 중 많은 부분이 경찰 검찰 등 수사기관에서 나온 자료를 인용 보도하여 생긴 것으로 조사됐다. 법원은 이 경우 보도자료를 있는 그대로 객관적으로 전달한 보도는 상당성을 인정하여 언론의 책임을 묻지 않는다. 그러나 보도자료에 없는 내용을 추가하거나 혐의수준을 단정하여 보도하는 것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책임을 물었다. 경찰이나 수사검사의 공식발표가 아닌 비공식 통로로 취재한 경우허위보도는 결코 면책을 인정하지 않았다. 수사검사나 경찰관계자는 사건을 자세히 알 수 있는 사람으로 신뢰도가 높은 취재원이다. 그러나 범죄혐의나 고소 고발 사건은 특성상 일방 당사자의 주장만이 존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이를 보도하는 언론으로서는 반드시 상대방에 대한 확인취재도 하여야 함은 당연하다. 그런데 명예훼손 보도를 보면, 취재원이 겨우 한두 명 정도에 머물러 보도의 균형성이나 정확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결국 명예훼손을 일으킨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타 언론매체에 대해 신뢰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사화 하였다가 보도대상자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가 있다. 이것을 크게 통신기사 전재와 타매체 인용보도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통신기사는 전재계약에 의해 반드시 크레디트를 기사에 달게 되어 있다. 그런데도 전재사실을 달지 않고 보도하여 문제가 된 경우 무단 전재한 언론사에 책임이 인정된다. 통신기사는 전재사실을 밝혀 전재하도록 해야 한다. 만약 그러하지 않을 경우라면, 진실확인 작업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타매체 보도는 신뢰의 대상이 아니었다. 그리고 편집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인 케이스가 제목을 지나치게 단정적이거나 선정적, 혹은 과장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어느 정도 법원도 제목의 기능과 표현이 제한적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단정적이거나 기사내용과 전혀 다른 제목표현은 보도대상자 개인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음을 지적했다. 그러므로 제목하나라도 표현에 있어서 신중해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최근 법원은 공인에 관한 비판보도에 대해 판결하면서 비판이 수인의 정도를 넘지 않았다면 언론보도는 면책된다고 하였다. 그리고 정치적 이념이나 사상에 대해 공적토론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보도의 상당성을 인정하였다. 이렇게 법원은 언론보도의 자유와 인격권보호간의 갈등이 일어날 때 적절히 균형점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균형감을 제시하는 법원의 기준은 언론의 취재보도에서 기준점이 되고 언론관행을 개선케 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언론의 명예훼손보도가 면책되기 위한 조건은 보도의 목적이 공공의 이익이 있고 진실하거나 진실한 사실로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가 존재해야 한다. 그러므로 언론이 추구해야 하는 보도원칙은 정확성과 공익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판결의 한결같은 주장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