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청소년의 분노와 분노처리과정에서의 공격행동 각각에 포함된 공통요인, 이에 대한 남녀차, 그리고 청소년의 분노체험과정 등을 체험분석을 통해 알아보고자 하였다. 체험분석은...
본 연구는 청소년의 분노와 분노처리과정에서의 공격행동 각각에 포함된 공통요인, 이에 대한 남녀차, 그리고 청소년의 분노체험과정 등을 체험분석을 통해 알아보고자 하였다. 체험분석은 가설검증적이라기 보다 발견에 초점을 둔 연구방법으로, 청소년의 분노를 이론의 틀에서 벗어나 보다 사실적으로 살펴보려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특히 이 방법은 청소년을 공동연구자로 참여시키므로서 참여자 자신의 분노체험을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었다.
본 연구에는 남녀 인문계 고등학교 1학년과 2학년생 21명이 체험연구의 공동연구자로 참여하였고, 본 연구자를 포함하여 3명의 심리학과 박사과정생이 체험분석을 지도하였다. 청소년들은 남, 녀 2집단씩 4집단으로 구성되어 주1회 4회기동안 분노체험분석을 하였다. 공동연구자들은 체험분석방법에 대해 배웠고, 자신의 실생활에서의 분노체험을 수집하여, 기록해왔다. 그리고 이 분노체험 속에 포함된 요인들을 찾아내서, 모든 분노와 그 처리과정에서 공격행동에 포함된 공통요인을 찾기 위한 토론회기를 가졌다. 최종적으로 집단 합의된 요인에 대해서 재검증하는 회기가 주어졌으며 이들의 체험분석결과는 3명의 연구지도자가 확인하는 검증과정을 거쳐 재정리되었다. 그리고 끝으로 발견된 요인들과 청소년의 분노체험과정에 대하여 본 연구자가 해석을 덧붙였다. 이러한 과정에 따라 연구결과는 원자료, 요약정리된 자료, 연구자의 해석 순으로 제시되었다.
본 연구가 다룬 네가지 구체적인 문제와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청소년들의 분노체험에는 어떤 공통요인이 존재하는가? 청소년은 어떤 사건이나 상황에 대해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인지적 요소와 억울함, 혹은 자존심 상함과 같은 부정적인 정서가 함께 존재할 때 분노를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의 부당함은 자기기대, 자기기준에서 벗어남을 뜻하며, 청소년 특유의 자기중심적 사고를 반영하고 있다.
둘째, 청소년들의 분노처리과정에서 나타나는 공격행동에는 어떤 공통요인이 존재하는가? 청소년은 분노처리에 앞서 자신의 분노체험에 대해 인지적 재평가 과정을 가지며, 이때 상대가 갖는 관계적 의미, 예상되는 행동의 결과, 그리고 분노폭발충동이 주요변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상대가 만만하거나 관계적 의미가 약할 때, 공격행동이 오히려 득이 될 것으로 판단될 때, 그리고 분노폭발충동을 제어하기 힘들 때 공격행동을 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청소년의 분노체험에는 어떤 심리적 과정이 존재하는가? 청소년은 분노원인이 되는 사건과 그 당시의 상황, 개인차에 의해 부정적인 정서를 경험하게 되고, 이 정서 속에 억울함 혹은 자존심 상함의 감정적 요소가 포함되어있고 사건이나 상황에 부당하다는 인지적 요소가 포함되어 있을 때 이들 감정적, 인지적 요소가 연합하여 분노가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 내현적 대처를 하고 인지적 재평가과정을 거쳐 공격행동을 하거나 비공격 행동으로 분노를 처리하는 과정을 겪게 됨을 알 수 있었다.
넷째, 남녀 청소년의 분노체험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남녀 청소년의 분노체험에서 몇가지 공통점과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남녀청소년 모두 분노를 느끼게 하는 요소로 부당함을 들었으나 남자청소년은 분노와 관련된 감정으로 억울함을, 그리고 여자청소년은 자존심 상함을 들고 있다. 또한 내현적 대처행동에서 남자청소년은 보다 공격적이었으며, 더 많은 분노폭발충동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본 연구결과는 무엇보다 청소년들의 분노체험과정을 구체화하고 그 과정에 포함된 요소가 무엇인지 설명해냈다는 데 의의를 둘 수 있다. 특히 청소년이 어떤 요인으로 분노를 느끼는지, 그리고 어떤 요인으로 분노를 공격행동으로 나타내게 되는지 밝힌 데 의의를 둔다.
이러한 결과는 청소년이 체험하는 분노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며, 분노표현이나 분노조절을 돕고자 할 때 어디에 초점을 두어야하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청소년에 대한 실제적인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현실에서 청소년을 공동연구자로 참여시켜 그들의 자기보고를 통해 분노체험의 정체를 밝히고자 했던 시도는 앞으로의 후속연구를 위한 기초작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단, 본 연구에는 높은 공격성을 갖고있는 청소년들이 포함되지 않아서 이러한 특성을 갖고있는 청소년들에게 결과를 일반화하기 어렵다는 제한점이 있다. 이와 더불어 보다 공격적인 청소년의 분노과정을 평범한 청소년과 비교해 보는 후속연구도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