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예술기반연구는 학부에서 미술을 전공한 미술치료 석사과정생이 예비 미술치료사로서 갖는 융합과 충돌을 예술에 기반하여 드러내고, 정체성이라는 비언어가 어떠한 현상으로 드러났는...
본 예술기반연구는 학부에서 미술을 전공한 미술치료 석사과정생이 예비 미술치료사로서 갖는 융합과 충돌을 예술에 기반하여 드러내고, 정체성이라는 비언어가 어떠한 현상으로 드러났는지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정신건강 전문분야로서
미술치료의 핵심은 미술과 치료 양자에 균형을 갖고 충실해야 하는 것으로 강조된다(Rubin, 1999/2006). 미술치료는 미술의 창작 과정과 감상 그리고 치료적개입을 씨실과 날실로 하여 각자 다른 축을 하는 교차점 위에 있기 때문이다(주리애, 2010). 미술치료는 단순히 미술의 기법을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창작의 과정을 바탕으로 치료의 목표를 갖는다. 때문에 예술성은 전문적인 미술치료사가 되어가는 과정에서도 미술치료와 적절히 통합되도록 교육받는다. 그러나 미술치료의 미술은 예술가로 강조되는 미술 개념과 상충되는 면이 있다. 치료로서의 미술은 자기발견과 자아성장을 이끄는 치료성에 목표를 두는 반면(안성원, 장연집, 2009), 예술가의 창작은 동시대 예술이라는 공동선을 향한 실천이며 그러한 문제
의식을 탄탄한 논리로써 발전시키고 완성하는 목표를 갖는다. 이러한 이유로 연구자는 두 정체성의 갈등을 겪었고, 예술가이자 미술치료사인 정체성을 다루는 연구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이에 따라 본 연구는 연구자의 경험으로부터 서술되었으며, 두 정체성의 융합과 충돌을 살폈다.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연구자와 유사한 배경의 미술치료 석사과정생들이며, 정체성이라는 비언어를 살피기에 적절한 예술기반연구 방법을 적용하였다. 참여자는 미술치료 이론을 적절히 학습한 3학차 이상, 주치료사 혹은 보조치료사로서 20회
이상의 임상경험을 가진 미술치료 석사과정생으로 기준으로 하여 선정되었다. 그 결과로 참여자들은 학사 미술을 전공한 미술치료 석사과정생들로써, 작업을 꾸준히 하는 자들로 구성되었다. 본 예술기반연구의 연구자는 객관적 관찰자이기 보다
주관을 갖는 한 개인으로서, ‘장나비’라는 이름으로 평등한 관계를 맺고 미술 작업을 수행하는 협력자가 되어 대화의 장을 생생히 살피고자 하였다. 연구자와 참여자들의 만남은 오리엔테이션을 포함하여 총 5번으로 이루어졌으며, 일주일간 개인 미술 작업 후 온라인상으로 ZOOM을 통해 약 90분간 진행되었다. 첫 주 오리엔테이션에서는 각자가 예술가로서 해온 미술 작업에 대한 이야기와 미술치료를 배우게 된 계기를 나누었으며 이후로 부여된 주제에 따라 나눔이 진행되었다.
연구수행단계에서 연구자가 취한 ‘not-knowing’(Moon, 2002/2010)의 자세는 연구에 참여한 이들이 서로의 작업을 공유하고 이야기 나눌 때 평가 및 해석적 태도를 지양하고 드러난 현상에 주목하여 바라볼 수 있도록 제안되었다. 본 예술기반연구의 방법적 적용을 따라, 참여자들의 미술 작업, 작업노트, 심층면담을 데이터로 하여 수집 및 분석하였다. 윤리적 측면을 고려하여 참여자들의 미술작업은 단일한 해석으로 도출되지 않았으며, 결과분석 단계에서도 마찬가지로 ‘notknowing’의 자세에서 이들의 개성을 긍정하고 여러 갈래로 드러난 현상을 물러서서 살피고자 하였다.
수집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미술을 전공한 예비 미술치료사로서 나의 현재 정체성>, <예술가인 나의 정체성>, <예비 미술치료사인 나의 정체성>, <예술가이자 미술치료사인 나의 이상적인 정체성>의 상위 주제는 총 14개의 하위 주제로 분
류되었다. 연구자가 각 4개의 주제에 따라 드러난 두 정체성의 통합과 분리를 살펴보면서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참여자들의 정체성은 알 수 없음으로 인한 혼란스러운 상태로 드러나면서 불안감을 주었다. 둘째, 내면의 예술가와 미술치료사는 서로 도우면서, 나름의 거리를 갖는 상생의 관계로 드러났다. 셋째, 이상적으로 드러난 정체성은 참여자들
의 자아효능감 및 성장에 기여하였다.
이와 같은 결론을 종합해 볼 때, 예술가와 미술치료사라는 두 정체성의 상생이 예비 미술치료사의 성장에 매우 중요한 가치로 확인되었다. 미술치료사로서 성장하기 위한 길은 두 정체성 중 어느 한쪽을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독립된 정체성으로 인정하되 적절한 거리를 찾는 일에서 시작된다. 이는 궁극적으로 타인을 돕는 미술치료사로서인 자신의 역할을 성실히 하는 미술치료사가 되어가는 성장에 이바지한다는 점에서 거쳐야 하는 매우 중요한 지점이 될 것이다.
본 연구는 전문 미술치료사가 되기 위한 이상으로서 두 정체성의 통합을 제시하는 것이 아닌, 그 반대편의 혼란과 갈등을 살피는 일을 강조한다. 이로써 미술을 전공한 미술치료 석사과정생의 경험은 공통된 텍스트로 도출되면서, 미술치료사로서 형성해나갈 정체성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단초로써 의미를 갖는다. 더 나아가, 예술에서 치료로 눈을 돌린 나 자신을 위한 성장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의미를 따라 예술가이자 미술치료사인 정체성을 향한 연구가 지속되길 바라며, 미술치료라는 학제를 단단하게 하는 밑거름으로써 제공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