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몽쇄언』(述夢瑣言)은 월창(月窓)거사(居士) 김대현(金大鉉)(?-1870)이 지은 일종의 수필이다. 그는 유교를 숭상하고 불교를 배척하던 조선시대 후기에 생존했던 유학자였다. 40세에 『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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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몽쇄언』(述夢瑣言)은 월창(月窓)거사(居士) 김대현(金大鉉)(?-1870)이 지은 일종의 수필이다. 그는 유교를 숭상하고 불교를 배척하던 조선시대 후기에 생존했던 유학자였다. 40세에 『능...
『술몽쇄언』(述夢瑣言)은 월창(月窓)거사(居士) 김대현(金大鉉)(?-1870)이 지은 일종의 수필이다. 그는 유교를 숭상하고 불교를 배척하던 조선시대 후기에 생존했던 유학자였다. 40세에 『능엄경』을 보고 유교에서 불교로 사상적 전환을 하였다. 이후 죽을 때까지 불교의 수행과 연구, 집필에 매진하였다. 그는 많은 저술을 남겼으나 『선학입문』(禪學入門), 『술몽쇄언』, 『자학정전』(字學正典) 만을 남기고 모두 없애버렸다. 『선학입문』은 천태 지의(天台智顗, 538-597)의 『차제선문』(次第禪門)의 요약서이고, 『자학정전』은 현존하지 않기에 그의 순수 창작물은 오직 『술몽쇄언』 뿐이다.
『술몽쇄언』은 월창이 꿈을 꾸고 나서 자신의 꿈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말 한 것을 적은 저술이라고 머리말에 소개한다. 그런데 이러한 그의 꿈이 이야기는 보통사람들의 보편적인 꿈 이야기가 아니라 실은 꿈을 통해 불교의 진리를 말한 내용이다. 그래서 보통 사람들은 그의 꿈 이야기에 당혹스러워한다. 당시는 불교가 탄압을 받던 시기이므로 그는 불교를 알리고 중생을 계몽하기 위해, 『술몽쇄언』에서 불교를 드러내지 않고 오로지 꿈을 통해서만 불교의 정수(精髓)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은 월창 뿐 아니라 역사적으로 깨달음을 얻은 자들이 진리를 말하는 방식 중 하나이다.
이와 같은 불교의 진리를 알리기 위해 월창은 『능엄경』(楞嚴經)과 천태의 원융(圓融)사상을 도입했다고 여겨진다. 『능엄경』의 도입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실제로 월창은 『능엄경』을 보고 외도의 이데올로기를 미련 없이 버리고 오로지 불교에 귀의했으므로 그의 불교관 형성에 『능엄경』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추측된다. 둘째, ‘꿈’과 ‘꿈에서 깸’이라고 하는 환상과 진실을 잘 분별하여 수행을 촉구하고 있는 점이 『능엄경』과의 공통점이다. 셋째, 서술 기법의 유사성이다. 『능엄경』에 있는 도교적인 표현이 『술몽쇄언』에도 확인되었다.
천태 원융사상의 도입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조선후기 난해한 달마선 일색인 당시 수행법을 대신하여 중생 교화를 할 적합한 방법으로 천태를 택했다는 사실이다. 둘째, 『선학입문』은 차제(次第)적 깨달음을 강조하지만 그 이후 그의 만년의 저술인 『술몽쇄언』은 시기적으로 수행이 무르익었을 것이므로 원돈(圓頓)적 깨달음이 있었을 것이라는 가정이다. 천태 불교의 깨달음은 원교(圓敎)로 귀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 꿈을 통해서 불교의 진리를 자유자재로 말한 점이다. 넷째, 『술몽쇄언』에는 구체적인 수행법이 명시되어 있지 않다. 다섯째, 수면 속 꿈에서 순간 깨어나는 것과 같은 돈오(頓悟)적 표현이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점들을 통해 『술몽쇄언』이 『능엄경』과 천태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고 판단된다.
『술몽쇄언』의 천태적 고찰을 위해서 원돈지관(圓頓止觀)의 관법인 십승관법(十乘觀法)을 적용한다. 십승관법의 대경(對境)으로는 음입계경(陰入界境)으로 한정한다. 왜냐하면 연구 범위를 조절하기 위함이다. 또한 음입계경은 우리 감각기관에 포착되는 현전(現前)하고 있는 현실세계이고 제일 중요한 십승관법의 대경이기 때문이다.
『술몽쇄언』의 고찰 결과 『술몽쇄언』에서 『능엄경』과 천태 원융사상의 영향을 받는 흔적을 발견하였다. 총 87장(章) 중 42개 장은 『능엄경』 사상을, 33개 장은 천태 원융 사상, 12개 장은 이 두 사상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이 12개 장에서는 87장 전체에 깔려있는 공(空)사상과 반야(般若)의 수증관(修證觀)인 몽환관(夢幻觀)만 발견되었다. 주목할 점은 이 12개 장 가운데 『술몽쇄언』의 제일 마지막 장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 장인 정념(正念)장에서는 달마가 깨달음의 용어로 창안한 ‘견성’(見性)을 차용하여 『술몽쇄언』이 말하려는 주제를 강조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공사상의 허무주의를 막기 위해 능엄경과 천태 원융사상이 융합되어 있다고 판단된다.
『술몽쇄언』은 불교에서 가르치는 수행을 통해 중생들이 속히 깨달음을 얻을 것을 촉구하는 계몽의 성격을 지닌다. 조선후기 어수선하고 힘든 시기에 중생에 대한 자비심이 깃든 저술이 바로 『술몽쇄언』인 것이다. 현재까지도 월창거사 김대현과 『술몽쇄언』에 대한 연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다각도의 연구가 절실하게 요구된다.
목차 (Table of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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