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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대 전환기의 맥락에서 본 정치적 충성 : 대한제국기의 정치·사회적 사건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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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www.riss.kr/link?id=T13692523

    • 저자
    • 발행사항

      서울 : 高麗大學校, 2015

    • 학위논문사항

      학위논문(박사) -- 高麗大學校 大學院 , 政治外交學科 , 2015

    • 발행연도

      2015

    • 작성언어

      한국어

    • KDC

      349.11 판사항(6)

    • DDC

      327.519 판사항(23)

    • 발행국(도시)

      서울

    • 형태사항

      ii, 160 p. ; 26 cm

    • 일반주기명

      지도교수: 朴鴻圭
      참고문헌: p. 146-160

    • DOI식별코드
    • 소장기관
      • 고려대학교 도서관 소장기관정보
      • 고려대학교 세종학술정보원 소장기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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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 초록 (Abstract) kakao i 다국어 번역

    이 논문에서는 개화 과정에서 서구의 정치사상이 수용되면서 정치공동체 구성원의 정치적 충성의 원리가 변화하는 역사적 맥락을 대한제국기의 정치·사회적 사건들을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방법론 측면에서는 최근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개념사 연구의 성과를 활용하되 정치·사회적 사건이 일어나는 과정에서 개념이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에 보다 초점을 맞춰 연구를 진행하였다. 역사적 사건을 역사적 사실의 구성이라는 측면에서만 보게 되면 사건에 내재된 딜레마의 측면을 충분히 이해할 수 없다. 정치적 실천을 둘러싼 논쟁들을 중심으로 정치사상적 측면에서 접근할 때 당시 행위자들이 대면한 문제와 고민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번역을 통한 개념의 전유와 재구성 과정에 주목하여, 서구적 전통에서 유래하는 정치사상이 이와 다른 맥락에 있는 지적 전통과 접촉하면서 수용, 거부, 변형되는 방식을 살펴보았다.
    전통적인 유교적 충성의 원리는 군주와 민 사이의 정치적 위계질서를 당연한 것으로 가정하지만 민의 충성은 군주의 인정(仁政)에 기초한다는 상호성의 측면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충성의 원리는 군주권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군주의 권한을 확대하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고, 군주의 자의적인 횡포를 막고 민에 대한 의무를 주장하는 데에도 사용될 수 있는 양면적인 특징을 지닌다. 이는 독립협회가 주도한 만민/관민공동회라는 사건 속에서 대립하는 논리로 나타났다. 이때 정치적 행위를 만들어낸 중심적인 개념이 ‘공론’이다. 독립협회는 자신에게 주어진 직분 이외의 정치적 세계에 대한 무관심이 당연시되던 민을 ‘동포’로 호명하면서, 공론에 참여해야 할 책임을 주장하였으며, 이러한 책임을 ‘민권’으로 재해석하였다. 이것은 한편으로는 민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들의 행위를 전통적인 공론 전달 방식의 연장선으로 정당화함으로써 정치적 탄압을 막는 수사적 역할을 했다. 전통적인 공론 전달 기관의 연장선에서 독립협회를 이해했던 고종은 ‘군부론’이라는 충성의 논리 속에서 독립협회와 만민/관민공동회가 공론을 전하는 신하로서의 역할을 벗어난다고 판단하자 이를 해산시키게 된다. 즉, ‘공론’ 개념은 집합행동에 참여할 수 있는 대상을 확대함으로써 민이 정치화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는 역할을 했지만, 동시에 정치적 행위의 범위를 한정하는 것이기도 했다. 이러한 사례는 유교적 군주제 국가에서 지속되어 온 역사적 경험과 도덕질서가 새로운 방식의 정치적 행위와 상호작용하는 근대성의 양상을 보여준다.
    자신의 군주권이 위협받고 있다고 여긴 고종은 「대한국국제」를 반포하면서 황제의 절대적 권한을 명문화한다. 이 사건은 전통적인 유교적 정당화 방식을 통해 군주의 권위가 효과적으로 보장되지 않는 정치적 상황에서 『만국공법』을 통해 유입된 ‘주권’ 개념을 통해 이를 보강하려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이를 보여주는 개념이 바로 ‘전제’이다. 고종은 통치과정에서 내적·외적 간섭을 받지 않고 자신의 뜻대로 권력을 행사한다는 새로운 의미로 이 용어를 사용했다. 그러나 주권 개념의 영향을 받은 이러한 전제 개념은 ‘전제 vs 공화’라는 개념적 대립항을 중심으로 한 개화파의 ‘충군애국’ 논리에 담긴 사상―정치체제 유형과 정치적 충성을 결부시키는―과 연결됨으로써 의도하지 않은 해석을 끌어들이게 된다. 개화파는 통치자의 독단적이고 자의적인 결정이 가능한 정치체제에서는 상하의 정이 통하지 않아서 동심 또는 화합이 어렵다고 주장하면서 정치체제에 대한 개혁을 고종에게 설득하였는데, 이러한 주장에는 ‘참주정/폭정’(tyranny)을 주인이 노예에게 행사하는 것과 같은 ‘전제적 지배’로 이해하는 서양정치 사상의 고전적 논의가 반영되어 있다. 이러한 사상적 배경에서 볼 때, “전제정치”를 그 특징으로 하는 대한제국은 통치자가 자의적이고 독단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정치체제로 정의되어, 상하의 화합과 나라의 부강을 이루기 어렵다는 비판이 가능해진다. 군주 자신만이 홀로 존귀한 존재일 뿐 인민에 노예와 같은 저열한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나라이기 때문에 인민을 위해서라도 ‘문명화’를 가져다줄 수 있는 새로운 정치체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할 수 있는 것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서양 정치사상 전통에서 ‘자유’의 반대어로 사용되어 온 ‘노예’ 개념이 동아시아적인 맥락에서 굴절되어 수용되면서 애국 개념과 결합한다. 서양 정치사상의 ‘자유 vs 노예’의 대비는 동양을 노예 상태에 있는 것으로 보고 서양을 자유 상태로 규정하는 서구 중심주의적 사고를 담고 있다. 그래서 이러한 대비가 번역을 통해 동양에 수용되게 되면, 노예상태에 놓여 있어서 자유를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이 어떻게 자유를 추구할 수 있는가라는 자각의 문제가 중요해지게 된다. 이러한 ‘노예의 성질’에 대한 자각은 서양이라는 타자로부터의 모욕과 수치심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러한 수치심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것이 애국심을 갖게 되는 동기가 되는 것이다. 여기에 개인의 ‘자조’를 강조를 강조하는 빅토리아 시기 영국의 성품 윤리가 유교적 수신론으로 재해석되어 소개되면서 개인의 ‘독립’이 강조되고, 애국 개념과 접목되었다. 이 과정에서 경쟁하는 세계 속에서 국가의 문명 진보와 독립을 위해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행위할 수 있는 ‘마음’이 새로운 공동체 의식으로 설정된다. 이것은 ‘민족’ 개념이 등장하기 이전에 국가를 위한 개인의 자발적 헌신을 애국으로 규범화는 역할을 했다.
    이는 러일전쟁 이후 계몽운동기 ‘자강론’과 연결된다. 자강론은 개인적 독립과 국가의 독립을 연관시키는 주장을 이어받으면서, 그 중간항으로 ‘사회’를 강조한다. 타인에게 의뢰하지 않는 독립적인 개인들이 사회나 단체를 구성하고, 단합하여 국가의 독립을 위한 능력 또는 실력을 양성해야 함을 주장하는 것이다. 그런데 내면의 노예성 문제가 현재의 노예 상태를 벗어날 수 있는 주체적 능력의 문제로 전환되면, 실질적인 힘의 격차가 유지되는 한 강자의 약자 지배가 합리화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게 된다. 국가가 독립할 능력이 없으면 그러한 능력이 생길 때까지 보다 문명화된 나라의 지배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강론의 한계가 1907년 고종 퇴위와 제3차 한일협약 체결을 계기로 인식되면서, ‘민족’이라는 공동체의 범주를 절대화·역사화하려는 시도와 결합하게 된다. 현존하는 국가의 상실에 대응하기 위해 민족으로 호명되는 추상적인 정치공동체가 강조되었던 것이다.
    반면 일진회는 민권이 보호될 때 민의 애국심이 커지고 나아가 군권과 국권이 강해질 수 있다는 정치체제와 정치적 충성을 결부시키는 논의를 이어받는다. 일진회와 진보회의 통합은 독립협회의 민회에 대한 이해와 조선의 향촌사회 내부적으로 형성되어 동학농민전쟁에서 중심적인 장이 되기도 했던 민회 경험의 접합이라고 볼 수 있다. 진보회가 중심이 된 지방 조직으로부터 요구를 수렴하기 위해 일진회는 ‘민권’ 개념에 변화를 준다. 독립협회의 민권 개념이 공론이라는 정치적 발언권에 초점을 둔 것이라면 일진회는 인민의 생명과 재산의 보호를 주요 내용으로 했다. 민권이 보장될 때 국권이 강해질 수 있다는 논리는 일본에 대한 협력을 정당화하고 일본의 보호국 체제를 정당화하는 데에도 사용되었다. 인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지 못하는 정부라면 보다 진보된 문명을 이루고 있는 외국에 의존해서라도 이를 개선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 국권을 강화할 수 있는 길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친일’ 행위를 ‘매국’이 아니라 ‘애국’으로 정당화할 수 있었다. 반면 이러한 일진회의 행위를 ‘매국’으로 비난하는 논리는 ‘민족’ 개념과 결합된 애국 개념에 기초하고 있었다. 서로 다른 애국 개념에 기초한 충성이 원리가 일본의 지배가 현실화된 시점에서 대립하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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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논문에서는 개화 과정에서 서구의 정치사상이 수용되면서 정치공동체 구성원의 정치적 충성의 원리가 변화하는 역사적 맥락을 대한제국기의 정치·사회적 사건들을 중심으로 분석하였�...

    이 논문에서는 개화 과정에서 서구의 정치사상이 수용되면서 정치공동체 구성원의 정치적 충성의 원리가 변화하는 역사적 맥락을 대한제국기의 정치·사회적 사건들을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방법론 측면에서는 최근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개념사 연구의 성과를 활용하되 정치·사회적 사건이 일어나는 과정에서 개념이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에 보다 초점을 맞춰 연구를 진행하였다. 역사적 사건을 역사적 사실의 구성이라는 측면에서만 보게 되면 사건에 내재된 딜레마의 측면을 충분히 이해할 수 없다. 정치적 실천을 둘러싼 논쟁들을 중심으로 정치사상적 측면에서 접근할 때 당시 행위자들이 대면한 문제와 고민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번역을 통한 개념의 전유와 재구성 과정에 주목하여, 서구적 전통에서 유래하는 정치사상이 이와 다른 맥락에 있는 지적 전통과 접촉하면서 수용, 거부, 변형되는 방식을 살펴보았다.
    전통적인 유교적 충성의 원리는 군주와 민 사이의 정치적 위계질서를 당연한 것으로 가정하지만 민의 충성은 군주의 인정(仁政)에 기초한다는 상호성의 측면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충성의 원리는 군주권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군주의 권한을 확대하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고, 군주의 자의적인 횡포를 막고 민에 대한 의무를 주장하는 데에도 사용될 수 있는 양면적인 특징을 지닌다. 이는 독립협회가 주도한 만민/관민공동회라는 사건 속에서 대립하는 논리로 나타났다. 이때 정치적 행위를 만들어낸 중심적인 개념이 ‘공론’이다. 독립협회는 자신에게 주어진 직분 이외의 정치적 세계에 대한 무관심이 당연시되던 민을 ‘동포’로 호명하면서, 공론에 참여해야 할 책임을 주장하였으며, 이러한 책임을 ‘민권’으로 재해석하였다. 이것은 한편으로는 민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들의 행위를 전통적인 공론 전달 방식의 연장선으로 정당화함으로써 정치적 탄압을 막는 수사적 역할을 했다. 전통적인 공론 전달 기관의 연장선에서 독립협회를 이해했던 고종은 ‘군부론’이라는 충성의 논리 속에서 독립협회와 만민/관민공동회가 공론을 전하는 신하로서의 역할을 벗어난다고 판단하자 이를 해산시키게 된다. 즉, ‘공론’ 개념은 집합행동에 참여할 수 있는 대상을 확대함으로써 민이 정치화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는 역할을 했지만, 동시에 정치적 행위의 범위를 한정하는 것이기도 했다. 이러한 사례는 유교적 군주제 국가에서 지속되어 온 역사적 경험과 도덕질서가 새로운 방식의 정치적 행위와 상호작용하는 근대성의 양상을 보여준다.
    자신의 군주권이 위협받고 있다고 여긴 고종은 「대한국국제」를 반포하면서 황제의 절대적 권한을 명문화한다. 이 사건은 전통적인 유교적 정당화 방식을 통해 군주의 권위가 효과적으로 보장되지 않는 정치적 상황에서 『만국공법』을 통해 유입된 ‘주권’ 개념을 통해 이를 보강하려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이를 보여주는 개념이 바로 ‘전제’이다. 고종은 통치과정에서 내적·외적 간섭을 받지 않고 자신의 뜻대로 권력을 행사한다는 새로운 의미로 이 용어를 사용했다. 그러나 주권 개념의 영향을 받은 이러한 전제 개념은 ‘전제 vs 공화’라는 개념적 대립항을 중심으로 한 개화파의 ‘충군애국’ 논리에 담긴 사상―정치체제 유형과 정치적 충성을 결부시키는―과 연결됨으로써 의도하지 않은 해석을 끌어들이게 된다. 개화파는 통치자의 독단적이고 자의적인 결정이 가능한 정치체제에서는 상하의 정이 통하지 않아서 동심 또는 화합이 어렵다고 주장하면서 정치체제에 대한 개혁을 고종에게 설득하였는데, 이러한 주장에는 ‘참주정/폭정’(tyranny)을 주인이 노예에게 행사하는 것과 같은 ‘전제적 지배’로 이해하는 서양정치 사상의 고전적 논의가 반영되어 있다. 이러한 사상적 배경에서 볼 때, “전제정치”를 그 특징으로 하는 대한제국은 통치자가 자의적이고 독단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정치체제로 정의되어, 상하의 화합과 나라의 부강을 이루기 어렵다는 비판이 가능해진다. 군주 자신만이 홀로 존귀한 존재일 뿐 인민에 노예와 같은 저열한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나라이기 때문에 인민을 위해서라도 ‘문명화’를 가져다줄 수 있는 새로운 정치체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할 수 있는 것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서양 정치사상 전통에서 ‘자유’의 반대어로 사용되어 온 ‘노예’ 개념이 동아시아적인 맥락에서 굴절되어 수용되면서 애국 개념과 결합한다. 서양 정치사상의 ‘자유 vs 노예’의 대비는 동양을 노예 상태에 있는 것으로 보고 서양을 자유 상태로 규정하는 서구 중심주의적 사고를 담고 있다. 그래서 이러한 대비가 번역을 통해 동양에 수용되게 되면, 노예상태에 놓여 있어서 자유를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이 어떻게 자유를 추구할 수 있는가라는 자각의 문제가 중요해지게 된다. 이러한 ‘노예의 성질’에 대한 자각은 서양이라는 타자로부터의 모욕과 수치심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러한 수치심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것이 애국심을 갖게 되는 동기가 되는 것이다. 여기에 개인의 ‘자조’를 강조를 강조하는 빅토리아 시기 영국의 성품 윤리가 유교적 수신론으로 재해석되어 소개되면서 개인의 ‘독립’이 강조되고, 애국 개념과 접목되었다. 이 과정에서 경쟁하는 세계 속에서 국가의 문명 진보와 독립을 위해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행위할 수 있는 ‘마음’이 새로운 공동체 의식으로 설정된다. 이것은 ‘민족’ 개념이 등장하기 이전에 국가를 위한 개인의 자발적 헌신을 애국으로 규범화는 역할을 했다.
    이는 러일전쟁 이후 계몽운동기 ‘자강론’과 연결된다. 자강론은 개인적 독립과 국가의 독립을 연관시키는 주장을 이어받으면서, 그 중간항으로 ‘사회’를 강조한다. 타인에게 의뢰하지 않는 독립적인 개인들이 사회나 단체를 구성하고, 단합하여 국가의 독립을 위한 능력 또는 실력을 양성해야 함을 주장하는 것이다. 그런데 내면의 노예성 문제가 현재의 노예 상태를 벗어날 수 있는 주체적 능력의 문제로 전환되면, 실질적인 힘의 격차가 유지되는 한 강자의 약자 지배가 합리화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게 된다. 국가가 독립할 능력이 없으면 그러한 능력이 생길 때까지 보다 문명화된 나라의 지배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강론의 한계가 1907년 고종 퇴위와 제3차 한일협약 체결을 계기로 인식되면서, ‘민족’이라는 공동체의 범주를 절대화·역사화하려는 시도와 결합하게 된다. 현존하는 국가의 상실에 대응하기 위해 민족으로 호명되는 추상적인 정치공동체가 강조되었던 것이다.
    반면 일진회는 민권이 보호될 때 민의 애국심이 커지고 나아가 군권과 국권이 강해질 수 있다는 정치체제와 정치적 충성을 결부시키는 논의를 이어받는다. 일진회와 진보회의 통합은 독립협회의 민회에 대한 이해와 조선의 향촌사회 내부적으로 형성되어 동학농민전쟁에서 중심적인 장이 되기도 했던 민회 경험의 접합이라고 볼 수 있다. 진보회가 중심이 된 지방 조직으로부터 요구를 수렴하기 위해 일진회는 ‘민권’ 개념에 변화를 준다. 독립협회의 민권 개념이 공론이라는 정치적 발언권에 초점을 둔 것이라면 일진회는 인민의 생명과 재산의 보호를 주요 내용으로 했다. 민권이 보장될 때 국권이 강해질 수 있다는 논리는 일본에 대한 협력을 정당화하고 일본의 보호국 체제를 정당화하는 데에도 사용되었다. 인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지 못하는 정부라면 보다 진보된 문명을 이루고 있는 외국에 의존해서라도 이를 개선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 국권을 강화할 수 있는 길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친일’ 행위를 ‘매국’이 아니라 ‘애국’으로 정당화할 수 있었다. 반면 이러한 일진회의 행위를 ‘매국’으로 비난하는 논리는 ‘민족’ 개념과 결합된 애국 개념에 기초하고 있었다. 서로 다른 애국 개념에 기초한 충성이 원리가 일본의 지배가 현실화된 시점에서 대립하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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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Table of Contents)

    • I. 서론 1
    • 1. 문제의식 1
    • 2. 선행연구 검토 7
    • 3. 연구 방법 및 논문의 구성 16
    • I. 서론 1
    • 1. 문제의식 1
    • 2. 선행연구 검토 7
    • 3. 연구 방법 및 논문의 구성 16
    • II. ‘민회’와 ‘공론’: 전통적인 충성 논리의 전유 21
    • 1. 유교적 지평 속에서의 정치적 충성 21
    • 1) 유교적 충성의 두 측면 21
    • 2) ‘공론’의 민주적 계기와 한계 25
    • 2. 만민/관민공동회(1898년) 사건의 개념사적 분석 29
    • 1) 정치적 동원의 수사: ‘동포’ 개념에 수반된 의도 30
    • 2) 독립협회를 해산시킨 이유: ‘민회’에 대한 상이한 이해 40
    • 3) ‘공론’의 정치적 공간: 대립하는 충성의 논리 48
    • III. ‘전제’와 ‘공화’: 정치체제 유형과 정치적 충성 55
    • 1. 개화파의 ‘충군애국’ 55
    • 1) 부강의 정치적 조건 55
    • 2) 유길준의 정치체제 비교: ‘전제’와 ‘공화’의 대립항 62
    • 2. 「대한국국제」 반포(1899년)의 정치·사상적 맥락 69
    • 1) 「대한국국제」 반포의 역사적 배경 71
    • 2) ‘전제’ 개념의 중층성 75
    • 3) “전제정치” 규정의 의도하지 않은 함의 80
    • IV. ‘독립’과 ‘자강’: 국가의 내면화와 자기책임 85
    • 1. ‘독립’ 개념의 사상적 기원과 동아시아적 전유 85
    • 1) ‘내면의 노예’와 개인적 ‘독립’ 85
    • 2) ‘자조’와 ‘양지’ 92
    • 3) 량치차오의 「애국론」(1899년) 99
    • 2. 계몽운동기 ‘자강론’과 ‘민족’ 개념의 부상 109
    • 1) ‘독립’과 ‘자강’의 연결고리로서 ‘사회’ 109
    • 2) 정치공동체의 민족화 114
    • V. ‘애국’과 ‘매국’: ‘친일’ 협력과 충성의 논리 119
    • 1. 일진회의 대중동원과 ‘민권’ 119
    • 1) ‘민회’의 상이한 역사적 유산과 접합 121
    • 2) ‘민권’ 개념의 재구성: 인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 125
    • 2. 일진회의 ‘친일’ 협력 132
    • 1) ‘애국’와 ‘매국’의 차이: 을사보호조약 지지 「선언문」(1905년) 132
    • 2) ‘제국’ 속의 국가: 한일병합 지지 「성명서」(1909년) 137
    • VI. 결론 141
    • 1. 연구 결과의 요약 141
    • 2. 연구의 함의 144
    • 참고문헌 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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