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긍정적 자기개념인 자존감과 자기자비의 공통점 및 차별성을 밝힘으로써, 자존감의 한계를 규명하고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자기자비의 고유성과 우수성을 밝히고자 했다. 실패와 ...
본 연구는 긍정적 자기개념인 자존감과 자기자비의 공통점 및 차별성을 밝힘으로써, 자존감의 한계를 규명하고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자기자비의 고유성과 우수성을 밝히고자 했다. 실패와 좌절경험 등 부정적 생활사건에서 자기자비가 정서조절에 효능을 발휘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450명의 대학생에게 수능에서 실패한 성취좌절 에피소드를 제시하였다. 이어서 자기자비와 자존감 유형에 따른 부정정서와 인지적 정서조절, 반응 행동 등의 변화를 분석하였다. 높은 자존감을 전반적 자존감과 조건부자존감 수준에 따라 안정된 높은자존감(고자존감, 저조건부자존감)집단과 불안정한 높은 자존감 집단(고자존감, 고조건부자존감)(Kernis, 2003)으로 나누고, 낮은 자존감 집단을 포함한 세 자존감유형으로 구분하여, 상황, 자존감 유형 및 자기자비 수준에 따라 부정정서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았다. 부정적 생활사건을 경험할 때, 자존감 유형에 따라 부정정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자기자비가 자존감 유형의 부정정서를 상승시키고 상호작용(조절)효과를 나타내는지 분석하였다.
그 결과, 자기자비는 슬픔, 당황, 분노, 무능 모든 부정정서 반응을 낮추고, 자존감 유형은 분노를 제외한 정서에 대한 주효과를 나타내며 특히 무능에 있어서 상황, 자존감유형, 자기자비의 삼원상호작용이 나타났다. 즉 안정된 집단은 무능감에 대한 변화가 성취좌절 상황에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 한편, 불안정한 높은 자존감 집단은 자기자비가 낮은 경우, 부정적 생활사건 경험시 취약성으로 인해 낮은 자존감 수준보다 무능이 상승하였다. 자기자비가 높은 집단은 부정적 생활사건에도 평상시와 큰 차이가 없는 패턴을 유지하지만 자기자비가 낮은 집단의 경우, 안정된 높은 자존감을 제외하면 두 집단은 무능감이 크게 증가하였다. 또한 높은 자기자비 집단은 평소보다 자존감 위협상황에서 슬픔 반응이 증가하지만, 양적으로는 낮은 자기자비 집단에 비해 슬픔이 유의하게 낮았다.
마지막으로 부정적 생활사건을 경험할 때, 자존감과 자기자비가 부정정서, 부적응적 인지조절(재앙화, 개인화), 적응적 인지조절(조망확대), 평정행동 반응(침착과 조절행동)을 거쳐 긍정적 결과기대에 이르는 경로 모형을 검증하였다. 그 결과, 자기자비의 경로는 부정정서 및 적응적 인지조절과 부적응적 인지조절에 이르는 경로가 유의하였으며, 이를 매개로 평정행동반응과 긍정적 결과기대에 유의한 간접효과를 나타냈다. 한편, 자존감의 경로는 부적응적 인지조절(β=-.10, p<.01)에 이르는 경로만 유의하였다. 적응적 인지와 부정정서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며, 평정행동에 부적 영향(β=-.08, p>.05)조차 유의하지 않은 상황이므로, 결과적으로 긍정적 결과기대(β=.07, p>.05)에 효과를 미치는 못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본 연구를 통해서 첫째, 자기자비가 자존감과 높은 상관을 보이지만, 자존감과는 독립적으로 심리적 건강변인을 고유하게 설명하는 동시에, 자존감이 설명하지 못하는 조망확대 및 부적응 변인들(반추, 재앙화, 부정정서)을 고유하게 설명해내는 측면에서 자존감과 차별되며 임상적으로 더 유용한 개념임을 확인하였다. 둘째, 부정적 생활사건의 경험에서 높은 자기자비 집단은 좌절 상황에 대한 슬픔에 민감히 반응하지만 낮은 자기자비 집단에 비해 슬픔 수준 자체는 유의하게 낮았다. 셋째, 자기자비는 모든 부정정서를 낮춰주는 주효과 뿐 아니라, 불안정한 높은 자존감집단이 성취좌절 상황시, 무능에 대한 취약성을 보호해주는 정서 조절 역할이 입증되었다. 넷째, 높은 자존감 중, 낮은 조건부 자존감을 지닌 ‘안정된 높은 자존감 집단’은 부정적 생활사건에서도 부정정서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아 높은 자존감이 보호기제 역할을 한 반면, 높은 조건부 자존감을 지닌 ‘불안정한 높은 자존감 집단’의 경우, 높은 자존감이 무능에 대한 보호역할을 하지 못함을 보였다. 다섯째, 자존감은 부정적 정서경험 및 정서조절, 평정행동에 대한 실제적 능력이 자기자비에 못미침을 확인하였다.
자존감은 일부 선행 연구들(Vohs & Heatherton, 2000)의 결과와 유사하게, 부정적 생활사건 경험 시에 자존감은 부정정서를 완충시키거나 인지조절에 미흡하여 침착 및 조절행동에 부적효과를 나타냈지만, 자기자비는 부정정서의 완화와 인지조절, 침착 및 조절 행동에 유의한 효과를 보였다. 더불어 안정된 높은 자존감 집단은 부정정서 반응수준이 낮고 상태자존감도 덜 저하되므로, 높은 자존감이 부정정서에 대해 보호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이나, 불안정한 높은 자존감 집단의 경우 달랐다. 즉 평소엔 높은 자존감을 사용해 무능감을 덜 느끼며 지내지만 좌절이나 자존감 위협상황이 되면, 높은 자존감이 이들의 취약성을 막아주기 어려운 채 무능을 가장 높게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자기자비가 높은 경우 자존감 위협상황에서도 평소의 양상대로 낮은 자존감에 비해 무능감을 덜 느끼는 것으로 나타나, 자기자비는 불안정한 자존감 집단의 취약성을 조절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부정적 생활사건에서 높은 자기자비집단은 슬픔에 압도되거나 피하지 않으며 정서 상태를 보다 명확하게 지각한 채 평정(equanimity)행동반응을 이끌어 내었다. 이러한 점에서 자신의 강점을 부각시켜야 하는 자존감에 비해, 자기자비는 자신이 강점과 약점을 지닌 존재임을 받아들이고(Leary et al., 2007), 만족-위로 체계의 정서적 안정감을 통해 부정정서를 해소하고 이겨낼 자원을 주며, 정서조절과 자기조절에 몰두할 수 있는 이점을 지닌 것으로 시사된다.
주요어: 자기자비, 자존감, 조건부 자존감, 정서조절, 자기조절, 부정적 생활사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