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현재 붓다의 가르침에 헌신하고 있는 한국 비구니의 삶에 대한 연구이다. 한 여성이 평범한 삶을 마다하고 출가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이지만 동시에 일생에서 중대한 사...
본 연구는 현재 붓다의 가르침에 헌신하고 있는 한국 비구니의 삶에 대한 연구이다. 한 여성이 평범한 삶을 마다하고 출가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이지만 동시에 일생에서 중대한 사건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가 전후의 개인적인 이야기는 숨겨져 있고, 승가 안에서도 이를 전생의 이야기로 돌리며 중요하게 다루지 않고 있다. 출가 전 문제는 출가 후에도 영향을 미치며, 출가 후엔 새로운 적응 문제가 발생한다. 이 연구는 평범한 한국 비구니의 출가 동기와 출가 이후의 적응 문제 및 갈등 그리고 출가 수행 생활 속에서 야기된 어려움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되었다.
이 연구의 목적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한국 비구니들의 생애사 연구를 통해 그들의 성장 배경과 과정, 출가 동기, 그리고 현재의 삶을 살펴 비구니들의 중요한 생애사가 어떠한지 밝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이들이 경험하고 있는 어려움과 이에 대한 대처 방법을 알아보고, 비구니들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밖으로 드러냄으로써 문제 해결 방법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연구자는 대한불교조계종에 출가해 구족계를 받은 40~60대 여성 출가자 10명을 의도적 표집으로 선정해 2~3차례 심층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이들이 살아온 삶 자체를 회고적으로 구술한 자료를 분석하여 총 21가지 주제를 범주화했고, 이를 다시 큰 주제로 묶어 5가지로 분류하였다. 참여자 교차확인 과정에서 삭제를 요청한 1명을 제외한 9명에 대해 먼저 생애사 요약을 제시했고, 이어 각 주제에 대해 참여자 구술을 재구성하여 전개하였다. 이러한 연구 과정을 통해 다음과 같은 결과를 도출하였다.
첫째, 출가 동기에 있어서 의식적인 출가 동기 외 성장기 과정에서 출가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무의식적인 동기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러한 출가의 동기는 단순한 동기에서부터 복합적인 동기까지 매우 다양하게 드러났으며, 이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하여 출가를 야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점은 출가자 대부분이 성장과정에서, 힘든 결혼생활을 보내는 어머니의 삶에 영향을 받았고, 그들의 어머니와는 다른 형태의 자유롭고 주체적인 삶을 살고자 했다는 점이다. 일부는 어려서부터 절에서 자라면서 주변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출가하는 경우도 있었고, 책을 보고 공부하고 싶어서 출가한 경우도 있었으며, 인간 존재의 답을 찾자고 출가한 경우도 있었다. 일반적으로는 스님들이 수행을 통해 개인의 깨달음을 얻거나 해탈하기 위해 출가한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본 연구의 참여자들의 출가 동기는 한 여성으로서 자신의 삶의 주인공이 되고자 하려는 동기가 중요하게 나타난다.
둘째, 참여자들은 출가 직후 사찰과 스님이라는 요인에 대해 편안함을 느꼈고, 노동으로 몸은 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기도와 불교 공부를 통해 삶의 행복은 증진된 것으로 드러났다. 어떤 참여자는 자기 자신을 잊어버릴 정도로 몰입하여 생활했다고 구술하였고, 또 어떤 참여자는 육체적으로는 힘들었으나 매일 천배의 절을 할 정도로 신심있게 생활했다고 진술하였다.
셋째, 참여자들은 추가 후 다양한 어려움(역경)에 직면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대부분은 일상생활 속의 대인 관계에서 어려움을 경험하였다. 분노나 불안 등 정서적 어려움에 처하기도 하였고, 선방 생활이나 간화선 수행 등 수행의 어려움을 겪기도 하였다. 또한 신체적 질병에 따른 어려움을 경험하기도 하고, 상위 교육기고나에 진학할 경우 경제적 어려움에 봉착하기도 하였다.
넷째, 참여자들은 출가생활에서 발생된 문제의 해결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였다. 그들은 수행과 성찰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거나 주변의 자원에서 힘을 얻었고 경제적 어려움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차하였다. 그러나 어떤 참여자들은 문제에 대해 억압하거나 회피하는 등의 방식으로 방어하거나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경우도 있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참여자 가운데 3명은 상담을 통해 자신을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받았다고 보고하였다는 점이다. 이들이 상담을 접하게 된 경로는 다양했으나, 하나같이 상담의 효과에 크게 매료되었고, 상담을 받음으로써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며 정서적 치유를 경험하였다고 보고하였다. 한 참여자는 앞으로 불교가 상담과 접목되어야 붓다의 가르침이 꽃필 것이라고 이야기하였고, 다른 참여자는 자신이 상담을 받은 경험에 비추어 다른 출가자들에게 상담을 적극적으로 권유하기도 하였다.
다섯째, 참여자들은 어려움을 겪는 과정에서도 수행 생활을 통해 변화와 성장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참여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고 있다는 점에서, 자각과 통찰을 통해 겸손하고 하심하는 점에서, 부처님의 법에 따라 최선을 다하는 삶에서, 타인의 삶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더불어 사는 삶에서 의미를 발견하였다.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의의를 갖는다. 본 연구는 국내 최초로 비구니 스님들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이해하는 데 있어 질적 연구라는 학문적 접근을 시도하였다.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