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해방기의 시론들을 주로 문학단체별로 점검하면서, 집단화된 시적 이념들 간의 관계적 양상을 지형화하고 분석, 평가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해방기는 어떤 시대보다도 비평의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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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해방기의 시론들을 주로 문학단체별로 점검하면서, 집단화된 시적 이념들 간의 관계적 양상을 지형화하고 분석, 평가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해방기는 어떤 시대보다도 비평의 지...
이 논문은 해방기의 시론들을 주로 문학단체별로 점검하면서, 집단화된 시적 이념들 간의 관계적 양상을 지형화하고 분석, 평가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해방기는 어떤 시대보다도 비평의 지도적 역할이 부각된 시기였다. 해방기의 시론들은 그 당시 시의 지향 및 과제와 관련하여 다채롭고도 첨예한 질문들을 던지고 있었다. 해방기 시론의 특성과 양상을 규명하기 위한 방법으로 이 연구는 당대의 시운동들을 일정하게 참조하고자 하였다. 해방기의 문학은 문예단체를 단위로 한 집단적 문예운동의 과정 속에서 산출된 특징이 있다. 해방기의 시론 또한 이 시기의 집단적 시운동들과 밀접한 상관성을 맺고 있다. 이 연구는 시운동에 주목하여 제반 문예단체들의 복잡다기했던 시론들을 친화적, 충돌적, 이질적 관계 속에서 살펴보았다. 또한 시운동의 통시적 과정 속에서 굴절되어간 시론들의 변모 양상도 추적하였다.
제2장에서는 남한과 북한 각각에 진보적 현실주의 문단이 성립된 과정을 개괄하면서, 시 대중화 운동의 구체적 양상을 검토하고, 이와 연관 지어 대중화 시론의 양상을 분석하였다. 남북의 좌파 시단은 인민 대중에게 밀착하는 정치적 시의 전파에 전념하는 시운동을 전개하였다. 1절에서는 남한의 문맹을, 2절에서는 북한의 북(문)예총을 다루었다. 문맹은 산하에 ‘시부(詩部)’를 두고 대중과 호흡하는 시 낭독 위주의 활동을 펼치면서 낭독시론 등을 남겼는데, 정세의 변화에 따라 굴절되어 간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북예총은 문예써클의 전국적 확충을 통해 시의 대중화를 도모했는데, 북문예총으로의 조직 개편 후에는 대중 속에서의 신인 양성에 주력하게 된다. 이 일련의 과정에서 산출된 대중화 시론 및 신인론을 분석하였다.
제3장에서는 진보적 현실주의 시단의 투쟁적 시론을 살폈다. 좌파 시단의 투쟁적 시운동은 정치투쟁과 문화투쟁의 두 가지로 분류될 수 있다. 먼저 1절에서는 ‘정치투쟁적’ 시운동 및 이를 반영한 시론들을 검토하였다. 1항은 문맹의 경우를, 2항은 북(문)예총의 경우를 다루었다. 문맹은 미군정 및 우파 정치 단체와 대결하면서 단정 수립을 앞두고 구국투쟁 시론을 내세운다. 북(문)예총은 민주개혁론에서 민주기지론으로 이행해가는 와중에 혁명적 낭만주의에 기초한 고상한 애국주의적 투쟁시론을 전개하게 된다. 그 일련의 과정들을 검토하면서 남과 북의 좌파 시단이 펼친 정치투쟁적 시론을 분석, 평가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2절에서는 문맹의 ‘문화투쟁적’ 시론을 살피면서 이에 맞선 우파 청문협 진영의 비판적 대응을 검토하였다. 소위 잘 알려진 순수 논쟁이 여기에 해당한다. 문맹은 청문협의 순수시론을 문화의 적으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문화투쟁을 결의했으며, 청문협의 문인들은 문맹의 정치주의 시론에 맞서 문학주의적 관점에 입각한 순수시 옹호론을 전개하였다. 1항에서는 정치성과 순수성의 시적 이념을 두고 벌인 양 단체의 원론적 대결을 분석, 평가하였다. 2항에서는 문맹의 대표적인 현장 비평가였던 김동석의 시에 관한 실제비평에 주목하면서 이를 비판한 조연현, 조지훈 등의 시론을 검토하였다.
3절은 좌우의 순수시 논쟁 속에서 제 삼의 목소리를 냈던 중간파 김광균의 시론을 따져 보았다. 문맹의 정치시론에 대해선 예술성을, 청문협의 순수시론에 대해선 시대성을 주문한 김광균의 양비론적 시론이 좌와 우 양쪽의 비판을 받으면서 변모되어 간 일련의 과정을 조명하였다.
제4장은 우파 민족시단의 시론들을 더 다각도로 살펴보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이는 우파의 청문협, 문총 등이 좌파와의 순수시 논쟁에만 갇혀 있지 않았으며, 자체적으로 다양한 이론적, 활동적 저변을 넓혀가고 있었음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우선 1절과 2절에서는 청문협 측이 ‘내부적으로’ 시론의 관심사를 다변화해간 양상을 검토하였다. 1절에서는 청문협의 시론들이 시와 산문의 변별적 인식을 거쳐 시정신의 본격적 탐구로 나아갔음을 밝히면서 그 시정신의 의미화 양상을 분석하였다. 2절에서는 조선적인 것에 관심을 두게 된 청문협 측이 모어의 가치화, 고전의 현대화라는 과제 설정 속에서 일련의 전통주의 시론을 펼쳐 갔음을 분석하였다.
3절에서는 우파 민족시단의 시 이념이 ‘외부적으로’ 다변화된 양상을 추적하였다. 이 문제는 지역 문단의 시운동과 상관적으로 검토돼야 할 필요가 있었다. 해방기 시문학의 로컬리티는 대구, 마산, 진주 등에서 활성화됐는데, 이들 영남 지역 시단은 청문협 및 문총의 지부를 둠으로써 서울 중앙 시단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자 했다. 1항에서는 대구의 <죽순>과 마산의 <낭만파>를 대상으로 하여 청문협의 순수시론을 수용, 변용, 이탈하게 된 과정을 분석하였다. 2항에서는 진주 시단의 경우를 살피면서 설창수의 시운동과 시론을 중점적으로 검토하였다. 설창수가 중앙의 문총과 관련을 맺으면서 청문협의 순수시론을 비판하게 된 경위를 분석하였다.
제5장은 해방기 시론의 문학사적 의미를 20-30년대 시론과의 연속성 속에서 고찰하였다. 전반부에서는 해방기 좌파 문단의 시 대중화론이 20년대 후반 카프 목적기의 대중화 시론과 어떠한 관계를 맺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후반부에서는 청문협의 시정신론 및 전통주의 시론을 30년대의 박용철, 정지용 시론과 상관적으로 검토하였다. 20-30년대의 시론들에서 계승한 것과 달라진 것이 무엇인지 분석하면서 해방기 시론의 비평사적 의미를 논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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