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김남천의 비평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생활”이 그의 창작방법론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점검하고, 그것이 소설 속 여성인물과 어떤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았다. 본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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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김남천의 비평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생활”이 그의 창작방법론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점검하고, 그것이 소설 속 여성인물과 어떤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았다. 본고는...
이 논문은 김남천의 비평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생활”이 그의 창작방법론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점검하고, 그것이 소설 속 여성인물과 어떤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았다. 본고는 김남천이 그의 창작방법론에서 자주 언급하는 “생활”이 그의 소설에 등장하는 여성인물들에게 구현된 양상을 중심으로 연구하였다. 김남천의 창작방법론에서 자주 등장하는 “생활”은 창작방법론의 변화에 따라 그 용법이 달라지는 개념이다. 김남천의 창작방법론에서 중요한 비중으로 다루어지는 “생활”의 용법이 변화해온 과정을 따라간다면 창작방법론들 사이의 연관성과 차이점까지 찾아볼 수 있다.
김남천이 비평에서 제시한 개념인 “생활”은 「남편 그의 동지」에서 처음으로 소설화된다. 본 논문은, 김남천이 창작방법론에서 “생활”을 이용해 주장하고자 하는 바가 왜 여성인물에게서 드러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논의를 시작하였다. 김남천의 소설에서 여성인물은 2000년대 이후부터 연구주제가 되었던 만큼 김남천의 문학세계에서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다. 그러나 여성인물은 창작방법론에서 "생활"을 반복적으로 사용하여 논의하고자 한 내용을 구현하고 있는 만큼, 김남천의 문학세계에서 중요한 위상을 차지한다고 할 수 있다.
김남천 비평의 “생활”과 여성인물의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우선, 김남천의 비평에서 “생활”이 사용된 용법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2장에서는 김남천의 비평에서 드러난 “생활”의 용법이 어떤 과정을 거쳐 변화하는지 살펴보았다. 김남천은 마르크스주의 문예이론에 입각하여 관념적으로 문학을 창작하고 비평하는 카프의 경향을 비판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작품의 비평에는 작가의 사적 영역에서의 활동인 “생활”이 작품에 중요한 비중으로 반영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생활” 개념이 제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카프가 해산하게 되고, 카프에 소속되었던 작가들은 창작의 지도 원리를 잃어버린 채 방황하게 된다. 김남천은 이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생활”을 작가의 사적영역 뿐만 아니라 공적 영역을 포함하는 용법을 가진 개념으로 재구성하고, 그것을 고발의 대상으로 삼는 창작방법론을 주장한다.
김남천은 “생활”을 고발의 대상으로 삼는 창작방법론이 고발되는 상태를 넘어서는 전망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지적되자 이를 수정한다. 김남천의 창작방법론은 시대의 전형이 될 만한 “생활”의 국면을 묘사하여, 작가가 대상을 바라보는 인식의 입장인 모랄을 드러내는 것을 목적으로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김남천은 발자크의 리얼리즘을 받아들인다. 발자크의 리얼리즘은 작가가 작품 속에서 자신의 주관을 드러내지 않고, 대상 그 자체를 관찰하여 묘사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김남천은 발자크의 리얼리즘을 대상의 묘사를 통해 모랄을 드러내는 창작방법론의 연장선상에서 받아들였기 때문에, 작가의 주관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사회상황이 혼란해지면서 김남천의 창작방법론에는 작가의 주관보다 관찰의 측면이 더 두드러지게 된다.
3장과 4장에서는 2장에서 논구된 김남천의 “생활”이 소설 속 여성인물을 통해서 드러나는 양상을 살펴보았다. 3장에서는 “생활”이 작가의 영역과 밀접하게 연결된 창작방법론에 의해 창작된 작품들인 「남편 그의 동지」, 「처를 때리고」, 「녹성당」을 대상으로 삼았다. 이 소설들은 현실을 바라보는 시각을 “생활”에서 형성한 여성인물들이 현실을 관념적으로 파악하는 남성인물들을 비판적으로 그리고 있다. 「남편 그의 동지」는 작가의 사적 영역의 활동인 “생활”이 작품에 반영된다는 창작방법에 의거하여 창작되었다. 이 소설의 여성인물은 남성인물이 관념적인 공적 영역의 논리를 인식의 입장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현실을 왜곡해서 바라본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사적 영역에만 국한된 그녀의 “생활”은 공적 영역의 원리에 입각해 있는 남편을 직접적으로 비판하지 못한다. “생활”을 고발하는 창작방법에 의거하고 있는 「처를 때리고」, 「녹성당」의 여성인물들의 “생활”은 사적 영역뿐만 아니라 공적 영역의 활동과도 무관하지 않다. 그녀들은 공적 영역의 논리에 사로잡혀 사적 영역을 경시하는 남성인물의 관념적 현실인식을 직접적으로 비판한다. 소설에 반영된 “생활”의 용법에 따라서 여성인물의 성격도 보다 적극적으로 변화한 것이다.
4장에서는 당대의 전형적인 “생활”을 포착하여 묘사하던 시기에 창작된 작품들인 「세기의 화문」, 「바다로 간다」, 「낭비」, 「경영」, 「맥」을 대상으로 삼았다. 이 소설들에는 좌절을 겪은 여성인물들이 그녀들의 “생활”로 당면한 상황을 극복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4장의 여성인물들은 남성인물들과의 관계가 단절되면서 독자적인 가치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여성인물들의 역할이 남성인물에 의해서만 규정되었던 3장의 여성인물들과 구별된다. 전형적인 “생활”의 묘사를 통해 모랄을 드러내는 창작방법론에 의거한 「세기의 화문」, 「바다로 간다」의 여성인물들은 자본의 논리로 대표되는 기존의 가치를 능동적으로 거부하고 그녀들만의 독자적인 가치를 세우려고 한다. 「낭비」, 「경영」, 「맥」의 여성인물들은 삶의 목표를 상실하게 되는 상황에 놓인다. 이 상황에서 그녀들은 자신들의 “생활”을 꿋꿋하게 유지해나가기는 하지만 적극적으로 그녀들이 놓인 상황을 전환하려는 시도는 하지 않는다. 김남천의 창작방법론이 전개될수록 여성인물들은 점차 적극적인 성격으로 변모해왔다. 그러나 「낭비」, 「경영」, 「맥」의 여성인물들은 남성인물을 비판하거나 독자적인 가치를 드러내 보이지 않으므로 이전의 여성인물보다 소극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자신들의 “생활”을 놓지 않고 살아가려는 여성인물들의 모습은 일본 제국주의 가치에 일방적으로 휩쓸리기 쉬운 ‘전환기’의 상황에서, 독자적인 삶을 만들어나갈 가능성의 담지자로 남을 수 있는 하나의 방식이었다.
김남천의 비평에서 “생활” 용법의 변화와 함께 소설 속 여성인물의 역할도 함께 변화해왔다. 처음에 사적 영역에서만 목소리를 내던 여성인물들은 사적 영역이 공적 영역과 관련되어 있음을 깨닫는다. 나아가 그녀들은 남성들이 공적 영역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을 때 사적 영역의 원리로 새로운 방향성을 구성해낸다. 김남천은 그의 소설의 여성인물을 통해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을 분리하여 생각했던 사회주의자들을 비판하고, 정치적 방향성을 정하기 어려워진 전환기에 사적 영역의 원리를 바탕으로 그 방향성을 설정해보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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