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조선 중기의 대표적인 예학자이자 사상가였던 白湖 尹鑴(1617-1680, 자는 希仲)의 格物致知說을 중심으로 그의 인식론과 知行觀의 성격 및 그 구조를 규명하여 그의 『大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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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은 조선 중기의 대표적인 예학자이자 사상가였던 白湖 尹鑴(1617-1680, 자는 希仲)의 格物致知說을 중심으로 그의 인식론과 知行觀의 성격 및 그 구조를 규명하여 그의 『大學』...
본 논문은 조선 중기의 대표적인 예학자이자 사상가였던 白湖 尹鑴(1617-1680, 자는 希仲)의 格物致知說을 중심으로 그의 인식론과 知行觀의 성격 및 그 구조를 규명하여 그의 『大學』관이 가지는 실천 수양론적 함의를 살펴보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大學』은 개인의 수양에서부터 平天下에 이르는 길을 三綱領․八條目의 형태로 제시하여 儒學의 ‘學’의 규모와 수양방법을 보여주는 텍스트이다. 『大學』 내의 몇몇 철학적 개념에 대한 해석 문제는 성리학 발전사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는데, 특히 ‘格物致知’의 해석은 朱子學과 陽明學을 가르는 계기가 될 정도로 매우 중요한 주제로 인식되어 왔다.
윤휴는 당시 조선 학계에서 보편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던 『大學章句』 대신 古本『大學』을 선택하고, 자신의 철학적 입장에 기반하여 󰡔대학󰡕을 재해석하여 立論의 근거를 마련했다. 고본『대학』은 『禮記』에 실린 「대학」편을, 『대학장구』는 朱熹가 古本의 원문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전제 하에 衍文․闕文․補傳․改字 등의 수정을 거쳐 논리적 정합성을 꾀한 개정본을 가리킨다. 경전의 권위로부터 자신이 내세우는 학설의 정당성을 획득하는 방식이 보편화되어 있던 당대의 학술적인 분위기에서, 특정 판본에 대한 지지는 곧 그의 사상이 지향하는 방향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윤휴는 고본󰡔대학󰡕을 定本으로 삼아 󰡔대학󰡕의 재해석을 시도하였다. 󰡔대학󰡕의 재해석은 근본적으로 학문의 체계를 새롭게 편성하고자 하는 그의 의도와 연결되어 있다. 그는 居敬․窮理를 골자로 하는 성리학의 학문 체계가 현실적으로 실천성을 담보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事天之道․事親之道를 중심으로 학문의 체계를 재편, 성리학의 이론학습에만 치중함으로써 일어날 수 있는 지와 행의 분리를 극복하고자 하였다.
󰡔대학󰡕은 성리학의 체계와 방법론을 성립케 한 토대가 되는 경전이기 때문에, 󰡔대학󰡕을 재해석하는 것은 윤휴에게 있어 필수적인 과제였다고 할 수 있다. 윤휴가 󰡔대학장구󰡕에서 고본󰡔대학󰡕으로 회귀하면서 시도한 작업은 크게 本末論의 강화․誠意의 부각․格物致知의 재해석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그 가운데 그가 특히 주의를 기울인 것은 格物致知를 해석하는 문제였다. 윤휴는 ‘格’을 ‘至’, ‘物’을 ‘事’로 이해하는 기존의 주자학적 해석 방식에 대해, ‘格’을 ‘至’로 보는 것은 주체와 대상을 둘로 나누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格’을 ‘感通’, ‘物’을 ‘明德․新民之事’로 풀이한다. 이를 통해 그는 인식주체와 인식대상의 거리를 없애고 주체의 절실한 태도를 강조하여 실천성을 담보하고자 하였다.
윤휴는 더 나아가 ‘격물’의 방법론에 居敬․存誠이라는 덕성 함양공부와 學․問․思․辨이라는 이론학습을 내함시키고, 양자를 본말의 관계로 구조화하여 강한 본말의식을 표출하였다. 그것은 체화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지식의 습득에만 얽매이는 당대 학계의 병폐가, 앎이란 처음부터 끝까지 실천을 위한 것이어야 함을 절실하게 깨닫지 못하는 데서 오는 것이라는 윤휴의 진단 때문이었다. 그는 학문의 근본이 무엇인지, 목적이 무엇인지를 확실히 인식하고 선후․본말을 지켜나가야 함을 역설했다. 그에 따르면 자신의 명덕을 밝히는 일이 학문의 근본이요, 근본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본원을 함양하는 일이 급선무이다.
이처럼 근본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그는 󰡔대학󰡕과 표리 관계에 있는 󰡔중용󰡕의 事天의식을 통해서 知와 行을 합일시킬 수양론의 기본 토대를 마련한다. 윤휴는 학문의 중심축을 居敬․窮理에서 事天之道․事親之道로 옮기고, 事天․事親의식을 知行의 근거가 되는 토대로 삼고 그 위에 居敬․窮理의 방법론을 흡수하고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知行의 토대가 되는 天에 대한 윤휴의 인식이다. 天은 인간 주체의 도덕적 본성의 근원이자 ‘上帝’라는 인격천으로서 인간과 감응하는 존재로 표현된다. 윤휴는 늘 곁에서 天을 느끼고 天을 경외하는 태도를 견지하는 것을 수양론의 기초로 삼는다. 윤휴의 事天의식은 事天․畏天․樂天이라는 자세로 구체화되며, 戒懼․愼獨과 孝․弟의 실천이 사천의식을 이루는 수양 방법으로 제시된다.
이와 더불어 윤휴는 본말의식을 강조함으로써 목적․근본․토대가 되는 것에 대한 의식을 환기하고 ‘知는 반드시 行으로 완성되어야 한다’는 지행합일설을 제출한다. 그는 ‘지와 행의 분리’에 대한 왕수인의 비판의식에 동조하고 있으나, ‘지와 행이 본래적으로 합치되어 있다’는 왕수인의 초기 지행합일설을 수용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의 지행합일설은 성리학의 전통적인 眞知, 즉 완전히 현실화된 실천지를 지향하고 있다. 이와 같은 事天의식과 本末의식에 기초한 윤휴의 지행합일설은 知가 行으로 나아갈 수 있는 토대를 굳건히 하고 목적의식을 강화함으로써 실천성의 제고를 꾀한 기획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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