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쇠퇴한 도심부의 활성화과정에서 새로운 주체로 등장하고 있는 신예술가집단을 다루고 있다. 이를 위해 전주한옥마을을 사례로 이 지역이 어떻게 예술적 공간으로 발전했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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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쇠퇴한 도심부의 활성화과정에서 새로운 주체로 등장하고 있는 신예술가집단을 다루고 있다. 이를 위해 전주한옥마을을 사례로 이 지역이 어떻게 예술적 공간으로 발전했으며, ...
본 연구는 쇠퇴한 도심부의 활성화과정에서 새로운 주체로 등장하고 있는 신예술가집단을 다루고 있다. 이를 위해 전주한옥마을을 사례로 이 지역이 어떻게 예술적 공간으로 발전했으며, 예술가들의 성취가 지역발전과 어떻게 연계되는지를 연구하였다. 한옥마을 활성화과정에서 신예술가집단에 대한 분석을 통해 다음과 같은 유의미한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첫째, 신예술가집단이 한옥마을로 들어오는 과정은 한옥마을에 대한 신예술가집단의 재의미화과정이다. 신예술가집단이 1980년대까지 한옥마을에 커다란 관심을 갖지 않다가 1990년대 말부터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의 전통문화부흥운동과 공동체운동이라는 경험과 가치가 한옥마을에 투영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새로운 시설의 건설과 도로의 확장 등 건설위주의 지방정부 개발전략에 의해 한옥마을의 전통과 공동체성이 해체될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은 신예술가집단이 한옥마을을 전통과 일체화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이후, 신예술가집단의 한옥마을에서의 창작 활동은 한옥마을을 문화예술의 무대로 재의미화 한다. 전통적 공간이라는 이미지는 예술가들의 전시, 공연, 축제와 이벤트 등의 다양한 창작활동을 통해 한옥마을을 문화적 생산지로 인식하게 만들었다. 이렇게 재의미화된 한옥마을은 다른 공간과 차이를 가지는 위계와 권위를 가진 공간이며, 그 공간으로의 편입은 진정한 예술인으로서의 인정이라는 공간을 둘러싼 역동적인 의미화과정으로 이어졌다. 이는 초기에 한옥마을로 유입된 예술가들이 만들어놓은 한옥마을에 대한 문화․예술적 지위의 형성과 이 상징적 지위의 영역에 들어옴으로서 그 지위를 공유하고자 하는 후발 예술가들의 공간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신예술가집단에 대한 문화적 분석은 한옥마을 신예술가집단의 인식과 실천을 매개하는 그들만의 독특한 집합적 속성을 보여준다. 신예술가집단의 가장 큰 특징은 탈 이상적 실천성에 있다. 전통적인 예술가들이 예술적 순수성을 강조하면서 주변부적 지위를 즐기는 반면에 신예술가집단은 미적 활동과 도심활성화를 적극적으로 연계하면서 도심활성화와 도시경제의 적극적인 주체로 등장하고 있다. 또한, 신예술가집단의 미적 활동은 이질성의 융합을 통해 창조적 실천으로 이어진다. 외부로부터 유입된 사람과 내부자, 예술적 생산자와 소비자, 정책 입안자와 향유자 등으로 구분되는 이질성을 가진 집단들은 갈등과 융합을 통해 새로운 실천양식을 만든다. 신예술가집단이 가지는 또 하나의 특성은 현대적 장인성이다. 일반적으로 예술가들은 자신의 일과 기능에 관한 긍지를 가지고 작가의 혼이 담긴 생산물로서 상품에 대한 애정이 많으며 수공업적 생산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전통적인 장인정신을 공유한다. 이와 더불어 신예술가집단은 자신의 예술적 활동에 대해 정당한 경제적 가치를 요구하며, 전통적인 수공업적 생산방식과 첨단기술과의 연계를 통한 새로운 생산영역을 창출하는 현대적 장인성을 공유한다. 현대적 장인성은 미적 생산을 경제적 영역과 적극적으로 연결하는 중요한 가치가 된다. 신예술가집단의 마지막 특성은 자아실현의 욕망이다. 이들에게 자아실현의 욕망은 경제적 가치보다는 예술적 가치를 중시하는 전통적인 예술가의 속성과 관계가 있으며, 자아실현의 욕망은 제도와 한계를 뛰어넘는 과감한 시도와 창조적 활동으로 나타난다.
셋째, 한옥마을 활성화는 공간을 둘러싼 다양한 주체들의 역동적인 과정이며, 그 과정에서 신예술가집단은 예술적 스타일을 가진 한옥마을의 변화를 주도한다. 한옥마을은 도시 관광의 중심지로 만들려는 지방정부와 삶의 편의성을 강조하는 주민, 그리고 예술적 스타일을 가진 공간으로 만들려는 신예술가집단 간의 갈등과 합의의 과정을 통해 재활성화의 과정을 거치고 있다. 특히, 다른 도시와의 차별적 이미지를 선점하고 이를 도시경제와 연결하고자 하는 지방정부는 도시가 가지고 있는 문화적 자원을 활용한 장소 마케팅의 일환으로 도심관광의 중심지를 조성하고자 한다. 전주시 또한 한옥마을의 공간구조를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변화시키고, 새로운 문화시설의 건립을 통해 관광객의 유치를 모색했다. 그 결과 한옥마을에는 다양한 공연장과 체험장 및 전시실이 만들어졌고 지속적인 관광객의 증가로 이어졌다. 하지만, 지방정부의 개발전략은 한옥마을을 전통이라는 테마를 가진 테마파크로 만들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다. 지방정부가 한옥마을의 물리적 개발을 중시하는 반면 신예술가집단은 거리단위의 작은 문화 활동을 통해 한옥마을의 매력을 증진하고 있다. 지방정부의 개발전략에 의해 자칫 디즈니랜드처럼(disneylandization, Zukin, 1991) 변할 수 있는 한옥마을에 신예술가집단은 인간적인 우연성과 개성을 입히고 있다. 실제로 한옥마을 신예술가집단은 산조예술제, 마임축제, 행위예술제, 상설공연, 한옥마을 오픈마켓 등과 같이 물리적 건물이 가질 수 없는 한옥마을의 인간적 매력을 증진하는 거리단위의 문화적 생산 활동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예술가들이 직접 한옥을 작업공간이나 전시실 등으로 사용하면서 예술적 생활양식을 가진 한옥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예술가에 의한 예술적 스타일을 가진 한옥공간의 변화는 획일적인 한옥의 외형과 내부모습에 새로운 개성과 미적 스타일을 부여하고 있다. 예술가들은 미적 스타일을 가진 한옥의 변화와 더불어 그 공간에서 창작활동을 함으로서 한옥마을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예술적 창작활동 자체를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신예술가집단의 예술적 스타일의 한옥마을추구는 거리단위의 문화공연과 개성 있는 미적 공간의 창출 및 예술적 생산의 체험을 통해 한옥마을에 우연성과 인간적 경험을 강화한다.
넷째, 신예술가집단은 장인스타일의 문화적 생산이라는 한옥마을만의 독특한 경제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문화와 예술을 통한 도시경제 활성화의 양상은 공연이나 전시를 통한 작품의 판매라는 전통적 문화산업과 예술과 첨단기술의 접목을 통한 영화, 음반, 방송 등과 같은 콘텐츠 산업, 그리고 예술적 상상력을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여 문화산업과 콘텐츠산업을 포함하면서 광고, 건축, 디자인 등으로 영역을 확장한 창조산업 등으로 나타난다. 전주시 또한 문화를 통한 도시경제 활성화를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정보영상진흥원을 건립하고 콘텐츠기업의 유치와 영화촬영 원스톱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영화와 게임을 통한 콘텐츠산업 육성을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전주시의 콘텐츠산업은 답보상태에 있으며 일정한 성과를 내고 있는 영화산업 또한 지역 업체의 생산보다는 다른 지역 업체의 생산을 서비스하는 영역에서 부가적인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정도에 머물러 있다. 전주시가 콘텐츠산업을 중심으로 문화적 경제 활성화를 추구한 반면에, 한옥마을의 신예술가집단은 전통적인 장인적 생산방식을 통한 문화상품개발과 장인적 기술과 첨단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장인스타일의 문화적 생산을 추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전통 공예품 속에 들어있는 옛 선인들의 가치와 정신을 재현함으로써 문화상품이 가지는 정신적 가치를 공유하고자 한다. 이는 한옥마을 신예술가집단이 가지고 있는 문화적 생산능력을 기계적 생산에서 느낄 수 없는 인간적 정서를 추구하는 소비자의 욕구와 결합시킨 결과이다. 그 결과 장인적 생산방식은 첨단기술과 접목하여 전통 공예품이 가지는 속성을 살리면서 현대적 감각이 있는 새로운 상품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전통문화와 첨단 기술의 결합이 새로운 창조적 상품의 융합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장인적 기질과 첨단기술과의 연계를 통한 새로운 영역의 문화산업의 창출은 신예술가집단에 의한 문화산업이 단순한 장인적 생산품의 상품화를 넘어 혁신과 임기응변적 개량(Improvisation, Jacobs, 2004)에 의한 자기 수정 능력을 갖춘 도시경제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즉, 한옥마을의 신예술가집단은 탈대량생산시대에 맞는 유연성과 자기혁신을 갖춘 도시경제시스템을 선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가 가지는 이론적 의의는 창조적 계급이론에 대한 추상적 연구에 좀 더 실증적인 근거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창조적 계급에 대한 대표적 연구가인 리차드 플로리다(Florida, 2002a)는 보헤미안지수와 하이테크지수를 비교하면서 예술가와 보헤미안 라이프스타일이 많은 지역이 창조적 인력을 유인한다고 주장하였다. 창조적 계급은 문화적 다양성과 바(bar), 카페, 식당, 극장과 갤러리와 같은 풍부한 레저환경, 그리고 24시간 즐길 수 있는 거리문화 등이 있는 도시에 매력을 느낀다. 이러한 매력에 끌려 창조적 계급이 도시에 모여들면 창조적 산업이 발전하여 도시의 경제를 부흥시킨다. 하지만 보헤미안 스타일과 첨단도시의 성장이 비례하는 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1990년대에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일부 첨단도시들을 보면, 일반적인 요소로서 삶의 질이 우수한 곳이지 그가 말하는 보헤미안 스타일은 아니다(Glaeser, 2005:594). 이러한 논란은 문화적으로 풍부한 환경을 만드는 사람들에 대한 연구 없이 문화적 환경과 하이테크 산업의 연관관계만을 결과론적으로 고찰하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옥마을은 신예술가집단에 의해 문화적 다양성과 거리수준의 풍부한 문화적 매력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관광객의 증가로 이어지고는 있지만 첨단산업체의 입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오히려 문화적 매력에 끌린 또 다른 예술가들의 유입이 나타나고 있으며, 경제적 활동 또한 창조적 계급에 의한 산업보다는 예술가들의 장인적 생산방식과 첨단기술을 연계한 독특한 장인적 스타일의 경제시스템이 나타나고 있다. 결론적으로, 도시의 문화적 매력이 창조계급을 유인하여 첨단산업이 발전하는 것은 보편적 인과관계가 아니며, 도시마다 가지고 있는 특수한 문화적 환경과 경제적 환경에 의해 도시의 문화적 매력이 독특한 경제적 활동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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