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백석이 1940년부터 1945년까지 ‘만주’에서 생활하면서 작품 활동을 했다. 이 시기는 백석의 문학적 생애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였다. 이 시기에 창작된 작품들, 즉 백석의 ‘만주’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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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백석이 1940년부터 1945년까지 ‘만주’에서 생활하면서 작품 활동을 했다. 이 시기는 백석의 문학적 생애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였다. 이 시기에 창작된 작품들, 즉 백석의 ‘만주’시편...
시인 백석이 1940년부터 1945년까지 ‘만주’에서 생활하면서 작품 활동을 했다. 이 시기는 백석의 문학적 생애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였다. 이 시기에 창작된 작품들, 즉 백석의 ‘만주’시편이 작품의 성취도로 볼 때 시인 생애의 대표작으로 뽑힐 만한 걸작이 포함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품격이나 내용 면에서도 이전의 작품과 다른 새로운 면모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백석의 ‘만주’시편을 보다 더 현실적이고 정밀하게 이해하려고 하면 이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 ‘만주’체험과 연계시켜 연구해야 한다. 그러나 백석의 ‘만주’시편을 하나의 단위로 ‘만주’체험과 연계시켜 집중적으로 다루는 연구는 아직까지 지극히 적거나 있다고 해도 미흡한 점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본고는 백석의 ‘만주’시편을 그의 ‘만주’체험과의 연관 속에서 집중적으로 연구하여 이러한 점을 보완하고자 했다.
본고의 일차적인 목표는 백석이 ‘만주’로 이주한 배경, ‘만주’에서의 행적, 생활상 등 전기적 사실을 보다 정확하고 자세하게 밝히는 것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하여 필자는 선행 연구자들에 의하여 밝혀진 백석의 ‘만주’체험에 관련된 자료들과 기타 새로운 정보를 충분히 수집한 후, 실증적인 방법으로 그 자료의 신빙성을 고찰해 기존 연구 중에 존재하고 있던 오류를 수정하고, 빠진 부분을 보완하여 백석 ‘만주’체험의 전기적 사실을 보다 더 정확하고 온전하게 복원하는 데에 주력했다.
Ⅱ장에서 먼저 백석이 ‘만주’에 간 원인에 대하여 다방면으로 고찰해 봤다. 그 다음에『만선일보』등 문헌적 자료를 중심으로, 거기에다 동시대인의 증언, 그 시기 ‘신경(新京)’ 내지 ‘만주’의 사회적 배경 등 여러 정보와 결부하여 백석의 ‘만주시편’에 절대적인 영향을 준 ‘신경(新京)’생활을 최대한으로 재구성해 봤다. 그리고 백석 ‘만주’체험에 대한 기존 서술 중에 존재하는 몇 가지 불확실한 부분, 예컨대 “신경 체류 기간에 북만주의 산간 오지 등을 여행하면서 오로촌족(卾倫春族:Orochon)과 솔론족(索倫族:Solon)하고 교류를 가졌다”는 의견이나 “생계를 위하여 측량원, 측량서기, 문서, 소작인 일을 했다”는 견해 등에 대하여도 실증적으로 고증하여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무엇보다도 작품「歸農」에서 나오는 시골 마을인 백구둔(白狗屯)의 위치를 찾아내 실제 방문을 통하여 “백석이 만주에서 소작농 생활을 했다”와 같은 기존의 관점에 대하여 반론을 제기할 수 있는 유력한 증거를 입수한 것은 본고의 한 성과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1942년 이후 백석의 행적과 생활상에 대해서도 가급적 많은 정보를 동원하여 구체적으로 고증하고 정리해 봤다. 그리고 필자는 본 논문 및 이후 연구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하여 부록1(1940年代 新京區域簡圖), 부록2(백석 연구 주요 저작의 연보 중 ‘만주 체류기’부분의 문제점 정리)를 각각 작성했다.
본고의 이차적인 목표는 백석 ‘만주’시편의 범위와 작품 목록을 정리하고 전기적 사실을 바탕으로 ‘만주’시편을 분석해 보는 것이다. 필자는 ‘만주’라는 키워드에 주안점을 두고 11편의 작품을 ‘백석의 만주시편’으로 선별하였다. 백석의 ‘만주’체험을 한 편의 드라마로 보면 이 11편의 작품은 드라마를 전개하는 결정적 단서가 된다. 만주 체류 5년간 백석은 ‘신기감과 희망 - 좌절과 실망 - 정체성의 탐구와 상처의 극복’의 삶을 경험한 것과 맞물려 그 작품도 비슷한 궤적을 연출하고 있다. 때문에 필자는 Ⅲ장에서 이 11편의 작품을 각각 “이국 풍물에 대한 호기심과 신기감”, “태반 상실에서 오는 비애와 탄식”, “친화감과 이질감 사이”, “자기위안의 방식과 정체성의 탐색” 등 네 가지 각도에서, 백석의 ‘만주’체험과 연계시켜 분석해 봤다. 이렇게 작품을 전기적 사실과 연계시켜 연구함으로써 백석의 ‘만주’시편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비애, 좌절, 고독, 애상 등 감정의 형성 요인, ‘만주’ 체류 동안 시인에게 나타난 심상변화의 궤적, 나아가 ‘만주’시편의 현실적 의미가 보다 더 명확하게 밝혀지게 됐다. 그리고 백석 시의 올바른 이해를 위하여 필자는 작품을 분석하는 과정 중에 개별 작품의 창작 시간, 작품에서 나타나는 중국의 역사, 문화, 지명, 풍물 등의 내용과 일부 중국어 명사들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설명해 보기도 했고 “백석 ‘만주’시편 원본 및 일부 판본 대조표”를 만들어 ‘부록3’로 수록하기도 했다.
백석 ‘만주’시편의 특징을 간단히 개괄하면: 첫째, 초기 시에서 늘 작품 뒤로 물러나서 사물과 현상을 객관적으로 서술했던 시인은 중기 시에 걸쳐 ‘만주’시편에 와서 직접 작품 전면에 등장해 당사자로서 자신의 내면을 솔직하게 고백하기 시작했다. 둘째, 고향 방언으로 쓰여져 이해가 어려웠던 초기 시보다 ‘만주’시편은 방언사용 빈도를 많이 줄임으로써 독자들과의 친밀감을 높여주었다. 셋째, ‘만주’시편의 형식과 기법은 이전 작품들보다 훨씬 세련되고 안정적으로 쓰여, 서정시의 분위기를 한껏 조성하였다. 이상과 같은 변화는 백석의 ‘만주’시편이 걸작이라 평가 받는 중요한 원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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