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성금연 가야금산조의 기본음고와 주요 구성 음 간의 관계(interval), 가야금 산조의 특징적인 기법으로 표현되는 유동음의 음형을 음성 분석 프로그램(praat)을 이용하여 측정하고, 분...
본 논문은 성금연 가야금산조의 기본음고와 주요 구성 음 간의 관계(interval), 가야금 산조의 특징적인 기법으로 표현되는 유동음의 음형을 음성 분석 프로그램(praat)을 이용하여 측정하고, 분석한 연구이다. 연구자는 가야금 산조를 배우고 연주하는 과정에서 실제 연주와 오선보로 기보된 악보가 다르고, 동일한 유파의 음악을 동일한 연주자가 연주하더라도 음정과 세부 음형의 표현이 달라지는 부분이 많아 혼란을 경험하였다. 또한, 가야금 산조의 음정관계 및 산조 명인들의 음정 인식에 있어서도 구체적인 예시 없이 막연하게 ‘음이 낮다’, ‘음이 높다’, ‘시대변화에 따라 변화하였다’는 식의 추론이 있어, 이에 대하여 문제의식을 갖게 되었다.
이에 연구자는 가야금 산조 중에서 악보 및 음원이 풍부한 성금연 가야금산조의 일부를 선택하여, 산조의 기본 음고 및 주요 음정관계, 특정 음형에서의 유동폭을 과학적으로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를 위해 먼저 소리의 일반적인 특징과 측정 방법에 대하여 알아보고 기존의 음정 측정 프로그램을 이용한 연구를 검토하였고, 일반적인 음정 측정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전통음악의 특징을 수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적정성을 검토하였다. 사운드 편집 프로그램인 ‘Sound forge 8.0', 튜너 프로그램인 ‘뮤즈북 튜너’, 음성분석 프로그램인 ‘praat' 을 이용하여 가야금 산조의 음원을 측정하여 검토한 결과, 일반적인 사운드 편집 프로그램과 튜너프로그램은 개방현 측정에는 유용하였으나, 유동음 측정에서는 한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하여 개방현 측정이 가능하고, 상대적으로 유동음의 측정 기능이 우수한 음성분석 프로그램인 프라트(praat) 프로그램을 선정하였다.
다음으로, 성금연 명인이 연주한 가야금 산조 중에서 1950년대부터 1984년 사이에 녹음된 7개의 음원을 선별하고, 이 음원을 대상으로 첫째, 가야금 산조의 기본음고와 주요 음정관계가 시대적으로 변화하였는지, 둘째, 산조의 연주를 시작하여 끝날 때까지 기본 음고 및 음정관계는 어떠한지, 셋째, 가야금 산조의 특징적인 연주음형에서 유동폭이 어느 정도인지를 음성분석 프로그램(praat)으로 측정하여 변화폭을 살폈다.
그 결과, 기본음고(C"본청)의 음고는 시대적 변화에 따라 점차 상승하거나, 하강하는 양상이 아니라,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는 양상을 보인다. 이는 기본음고가 시대적으로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기본의 인식과 배치되는 결과로 주목할 만하였다. 구성음 음정관계는 12현 가야금의 4-5번 줄, 6-7번 줄, 9-10번 줄에 해당하는 G‘-A’ 와 C‘’-D’‘, G’‘’-A‘’‘의 음정관계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는데 후기로 갈수록 평균율에 가까워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산조의 연주를 시작하여 끝날 때까지 기본음고는 진양조를 중심으로 살펴본 결과, 첫음과 마지막 음이 대부분 10cent 이하의 아주 미미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는 연주자가 중간에 특징적인 표현의 변화가 있더라도 처음 정해진 음고를 기준으로 큰 변화 없이 유지하려는 인식이 있고, 연주자에게 처음 조음된 음고, (본청) 개념이 확실히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구성음 음정관계에서는 특히 평균율화 되는 과정에서도 G'''-A'''음정은 200cent의 간격을 보이는 반면, G''-A''는 100cent 폭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즉 A''음정과 A'''음정이 정확하게 한 옥타브 차이인 1200cent가 아니라 약 20~30cent 가량 넓다. 이를 통해 연주자가 같은 A음이라도 정확하게 한 옥타브 차이가 나도록 조율하지 않고, 음정을 개별적으로 인식하여 조음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한편, 가야금산조의 특징적인 음형에서의 유동폭을 살피기 위해 본고에서는 전통적인 개념의 선입견에 매이지 않고 객관적으로 측정해보기 위해 추성, 퇴성, 전성, 요성 등으로 분류하지 않았다.
음형은 선율 진행 유형에 따라 크게 상행형, 하행형, 상하행 복합형으로 나누고, 상행의 경우 첫째, 상행 스타카토 유형과 느리게 밀어 올리는 유형으로, 하행의 경우 앞 박이 짧은 유형과 앞 박이 긴 유형으로 나누었다. 상하행 복합형은 상행+하행 유형과 상, 하행 3회 이상 반복 유형으로 나누었다.
측정결과, 상행형에서 상행 스타카토 유형의 음정간의 폭은 100~700cent 대 사이에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었는데, 동일한 줄에서 동일한 표현을 하는 경우에도 100cent가량의 큰 차이를 보였다. 반면 느리게 밀어 올리는 유형의 경우200~400cent 대의 상대적으로 일관된 폭을 보인다. 이는 최고 700cent 대의 폭을 보이는 경우도 있는 상행 스타카토 유형과 대비된다.
하행형에서 앞 박이 짧은 유형은 80~300cent 대의 유동폭을 보이는데, 동일한 줄에서 동일한 표현을 하는 경우 10~30cent의 차이를 보여 비교적 일관된 폭을 보인다. 앞 박이 긴 유형은 30~250cent 대의 유동폭을 보이고, 규칙성은 발견되지 않았다. 상하행 복합형에서 상행+하행 유형은 250~700cent 대의 폭을 보이며 동일한 줄에서 동일한 유형을 연주할 경우 약 50cent 정도 차이로 비교적 균일한 폭을 보인다. 상하행 3회 이상 반복 유형은 40~400cent 대의 폭을 보이는데, 특히 A 음정은 40~180cent대의 폭으로 좁은 편이고, E 음정은 200~400cent 대의 넓은 폭을 보인다.
결과적으로 상행형은 100~700 cent 대의 다양한 폭을 가지는데 비해, 하행형은 30~300cent 대의 폭으로 상행 스타카토 유형과 비교하여 일관된 폭을 가지며, 유동폭의 차이 양상은 하행시보다 상행시에 다양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
이상의 연구를 통해 연구자는 가야금 산조의 전승에서 기본음고의 시대에 따른 변화 여부, 진양조장단 진행에서의 변화정도, 주요 음정간의 간격에 대해 모호하게 추론되어 온 내용을 구체적으로 검토할 수 있었다. 특히 20세기 가야금 산조 전승 시 주요 음악가인 성금연 명인의 실제 음 인식을 객관적인 수치로 나타내어 근거를 제시할 수 있었던 점은 큰 성과라 판단된다. 또한 악보에 같은 기호로 표기되어 있더라도 유동폭이 각기 다르고, 음형의 유형에 따라 유동폭의 차이 양상이 다르다는 점을 연주자들이 인지한다면 장식적인 표현을 연주함에 있어 보다 완성도를 높이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