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1940년대 초에 중국 항일근거지로 탈출하기에 성공한 김태준과 김사량을 중심으로, 그들의 항일근거지 체험에 대해 고찰한다. 한국 작가들의 중국내에서의 문학 활동은 주로 간도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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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1940년대 초에 중국 항일근거지로 탈출하기에 성공한 김태준과 김사량을 중심으로, 그들의 항일근거지 체험에 대해 고찰한다. 한국 작가들의 중국내에서의 문학 활동은 주로 간도와 ...
본고는 1940년대 초에 중국 항일근거지로 탈출하기에 성공한 김태준과 김사량을 중심으로, 그들의 항일근거지 체험에 대해 고찰한다. 한국 작가들의 중국내에서의 문학 활동은 주로 간도와 만주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전개되었지만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등 관내 지역에서 활동한 작가들도 적지 않다. 보통 한국 작가의 만주체험 연구에만 주목하여 그와 관련된 연구 성과는 많지만 아쉽게도 관내지역체험과 관련한 작가들에 대한 연구는 다소 소홀한 경향이 있다. 이처럼 김태준과 김사량의 중국 항일근거지 체험을 형상화한『연안행』과『노마만리』두 작품은 소중한 역사적, 문학사적 가치를 가지고 있음에 불구하고 그들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가 아직까지도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본고는 보다 자세하고 실증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김태준과 김사량의 베이징으로부터 항일근거지까지의 탈출 코스와 행적 등을 정확하게 밝히고, 그들이 1940년대 중국으로 망명하는 기간의 전기적 사실을 복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김태준과 김사량은 중국 땅에 발을 들여놓은 이래로 일제 점령구, 유격구, 그리고 항일근거지의 경제파괴와 비참한 군민의 생활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 김태준의 만주견문과 김사량의 베이징 체험은 전쟁말의 혼란성과 일제 치하의 삼엄한 분위기, 그리고 극도의 빈부격차에서 비롯된 민중들의 피폐한 삶을 매우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일제 점령구의 沈陽이나 베이징 등 큰 도시의 면모는 뒤에 나오는 항일근거지와 극명히 대비되면서, 항일전쟁시기 중국에 존재하는 상이한 두 세계에 대한 작가의 이데올로기를 보다 분명하게 드러내는 것이다.
김태준과 김사량은 모두 베이징 쳰먼역에서 출발하였다. 김태준은 河北省의 서남쪽을 지나가고 山西省을 거쳐 옌안에 도착하였으나, 김사량은 河北省의 남쪽 끝에 있는 涉縣에 도착하였다. 그들은 목적지로 가는 도중 모두 河北省을 거쳐 일본군의 토벌로 황폐화된 농촌정경과 일제의 박해 밑에 신음하는 중국 백성의 형상을 그들의 수기에 생생하게 기록하였다.
김태준과 김사량은 항일근거지로의 탈출 과정에서 많은 공산당 팔로군을 접하고 그들의 도움을 받아 탈출에 성공하였다. 팔로군, 팔로군에 영향을 받은 조선의용군, 그리고 조선 팔로군들의 형상이 그들의 작품의 곳곳에서 등장하였다. 김태준과 김사량은 조선인으로서 목숨을 걸고 일군 봉쇄선을 돌파하여 공산당의 항일근거지에 찾아와, 팔로군에 특별한 국제 동지애를 느낀다. 팔로군들은 뜨거운 국제적 동지애의 입장에서 중국 전쟁터에 와서 일제와 싸워준 조선의용군을 아껴준다. 거듭되는 일본군의 추격을 받으면서도 조선의용대를 보호하여 전투에 투입하려고 하지 않는 팔로군의 배려가 그들에게는 가슴 깊이 와 닿은 것이었다.
김태준과 김사량은 문인으로서 항일근거지의 문화적 분위기에 대하여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연안행』과 『노마만리』에서는 다양한 항일 가요, 양거(秧歌), 연극 등 항일근거지 문화를 소개하였다. 항일근거지에서 항일문학의 아주 중요한 수단 중의 하나는 항일 가요와 연극의 창작이었다. 특히 항일시기에 선동적인 사상 무기로서의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한 항일가요는 그 대부분이 항일전쟁의 불길 속에서 싸우던 혁명투사들의 실제체험에 의해 집단적으로 창작한 것이었다.
김태준과 김사량의 근거지 체험을 통해 항일근거지의 군민들은 일제와 싸우면서 문예활동을 활발하게 벌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중국 공산당의 문화 선전과 계몽으로 수많은 고난 속에서도 국민당과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저항의식을 잃지 않고 자신들과 그들을 지도하는 중국 공산당에게 시대적 정당성과 사명을 부여하는 중국 민중들의 정신도 드러난다. 아울러 우리는 김태준과 김사량이 이러한 체험 속에서 해방 후 조국에 사회주의적 근대 기획을 이식하고자 하는 열망을 갖게 되었음을 파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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