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김기택 시에서 식욕과 음식 관련 시편들이 지속적으로 전개됨에도 그에 대한 연구가 특정 작품을 중심으로 한 단편적인 언급뿐이라는 점, 식욕을 주제삼은 연구가 문학에서 거의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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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고려대학교 인문정보대학원 , 2010
학위논문(석사) -- 고려대학교 인문정보대학원 , 문학예술학과 문예창작전공 , 2010.2
2010
한국어
서울
iii, 71 p. ; 26 cm.
지도교수: 김명인
단면인쇄임
참고문헌: p. 6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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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김기택 시에서 식욕과 음식 관련 시편들이 지속적으로 전개됨에도 그에 대한 연구가 특정 작품을 중심으로 한 단편적인 언급뿐이라는 점, 식욕을 주제삼은 연구가 문학에서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여, 식욕의 양상과 음식 표상을 통해 김기택의 시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2장 1절에서는 동물의 식욕을 먹이와 관련지어 살펴보았다. 김기택 시에서 동물의 식욕은 크게 세 가지 양상을 보여주는데, 하나 같이 원초적 본능 이상의 것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었다. 첫째, 식욕은 문명이 주는 먹이와의 밀접한 관계 속에서 동물들의 불안한 생존방식이나 강한 생명력에 대해 이야기한다. 둘째, 원초적 본능 그대로에 건강한 식욕을 통해 허기가 결핍이 아닌 살아 있음의 가장 확실한 증거이며 게으른 동물도 움직이게 하는 동력임을 말한다. 셋째, 도시문명이 주는 먹이와 폐쇄성으로 퇴행하는 동물들을 통해 인간이 퇴행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2장 2절에서는 인간의 허기를 크게 아이와 어른의 허기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인간의 허기는 동물의 허기와 달리 일상에 억압되고 굴절되어 고통스럽기까지 했다. 아이의 허기는 자신의 의지로 선택한 상황이 아닐지라도 스스로 견뎌야 하는 실존으로 그려지고 있었다. 어른의 허기는 ‘실업자가 아님’을 스스로에게 증명하는 알리바이로 전락해 있으며, 업무행위가 수도승의 고행으로 희화화된 일상에서는 먹는 밥도 공양으로 표현되고 있었다. 또한 어른의 허기는 환각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었다. 이것은 비리고 노린 음식도 고소한 냄새로 속아, 삶을 아름답고 풍요롭게 여기거나 육체를 무덤으로 생각하게끔 만든다.
3장 1절에서는 밥과 술에 대해 살펴보았다. 김기택 시에서 “밥”은 몸을 “탱탱하게” “부드럽게” “따뜻하게” 해주는 고마운 것이었다. 밥의 연장선상에서 “밥 생각”도 복잡한 머릿속에 단일하게 해주고, 육체적 고통을 다스려 주는 정신적인 힘으로 작용한다. 김기택 시에서 먹은 것은 몸을 ‘지나’ 몸 밖으로 배출되는데 이것은 소화(消化)에 대한 시인의 인식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밥과 고기의 차이로도 작용하여 시에서의 밥은 몸을 ‘지나’ 말이나 똥으로 배출되지만 고기는 그렇지 못하다.
한편, 김기택 시에서 억압된 말은 적당히 배설하지 않으면 병이 된다. 특히 일하는 육체의 말과 용기는 실직에 대한 두려움과 수치심에 억눌려 있다. 그런 면에서 “술”은 억압된 육체를 이완시켜 병이 될지도 모르는 말들을 뱉아내도록 도와준다. 한편,『바늘구멍 속의 폭풍』에서 술 취한 육체의 말은 “욕”이지만 그 형태를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껌』에 와서는 무슨 말인지 알아들 수 없을 정도로 말은 뭉개져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전 시들과 달리 대상과의 교감과 소통을 중시하는 관찰자의 변화된 시선은 뭉개져 형태가 없는 말에서도 울음과 한탄을 감지해 낸다.
3장 2절에서는 생명이 음식이 되는 과정에서의 폭력과 시인의 육식 인식에 대해 살펴보았다. 김기택 시에서 생명과 음식은 구별되지 않고 혼재되어 있다. 생명은 도축이나 요리를 통해 음식이 되는데, 도축이나 요리도 일종에 일상화된 폭력이다. 또한 고기를 먹기 위한 폭력은 씹는 과정에서도 이루어진다. 특히 고기의 ‘탄력’은 육체 속에 잠들어 있던 살의와 적의를 깨워낸다. 한편, 고기는 제가 겪은 폭력을 제 한 몸에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기에 인간이 먹는 것은 고기인 동시에 폭력이다. 섭취된 폭력은 밥과 달리 몸을 ‘지나’ 밖으로 배출되지 않고 몸속에 쌓여 육체를 무덤화해 버린다.
이상의 고찰을 통하여 김기택 시의 시세계를 살펴본 결과 그는 초기부터 인간과 동물의 허기, 밥과 술, 육식과 폭력에 대한 시적 성찰들을 지속적으로 전개시켜 왔다. 이렇게 볼 때 김기택 시에 나타난 식욕과 음식 표상에 관한 연구는 그의 시세계에 대한 접근이 쇄신됨과 아울러 더욱 선명하게 부각시키는 일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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