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불교의 중도사상을 초기불교와 용수를 중심으로 알아보고, 그것이 우리의 도덕교육에 줄 수 있는 의의를 찾고자 함에 있다.
연기의 법칙에 토대를 두고 양 극단을 버린 삶...
본 연구의 목적은 불교의 중도사상을 초기불교와 용수를 중심으로 알아보고, 그것이 우리의 도덕교육에 줄 수 있는 의의를 찾고자 함에 있다.
연기의 법칙에 토대를 두고 양 극단을 버린 삶의 실천을 강조하는 불교의 중도사상은 석가모니의 첫 설법에서부터 나타난다. 불교는 석가모니 이래로 항상 이러한 중도의 입장을 견지해 왔고, 제2의 부처라고 불리는 용수에 이르러서는 중도가 이후 학파의 명칭을 나타내는 말로 사용될 만큼 사상체계의 중심이 되어 석가모니의 가르침을 드러내고 있다.
중도(中道)라는 말을 보면, 흔히 이것과 저것 사이의 중간의 길을 의미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중도는 그러한 중간의 길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석가모니는 이것과 저것이라는 극단을 버릴 것을 강조하였다. 이것이 없고 저것이 없다면, 그 중간의 길도 있을 자리가 없다. 그것이 중도이다. 중도는 이것과 저것이라는, 우리 사유가 빚어낸 잘못된 허상을 없애고 인연 화합하는 세상의 모습을 바르게 보게 한다. 일체의 만물은 ‘이것이 있기 때문에 저것이 있고, 이것이 일어나기 때문에 저것이 일어난다’는 연기의 법칙을 토대를 생성, 소멸한다. 중도의 삶은 이러한 연기하는 존재가 무상하며 공하다는 것을 알고, 그러한 무상한 것에 대한 집착을 버리게 하여 올바른 삶을 실천하게 한다. 이것은 고정 불변하는 존재의 법칙성을 찾고자 하는 절대주의와도 다르지만 모든 것이 허무하다고 생각하는 회의주의와도 다르다. 연기의 삶 속에서 절대 불변하는 고정된 법칙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그것은 모든 것이 조건에 의해 변화하는 무상하고 공한 성질이기 때문에 아무 것도 의미가 없다는 결론으로 귀결되지는 않는다. 무상하고 공하다는 것은 우리가 절대적으로 불변하다고 믿고 집착하는 것들에 대한 올바른 자각이다. 이러한 자각은 자신과 타인에 대한 고정된 생각을 없애고, 우리의 삶을 새로운 차원의 윤리적 삶으로 이끌게 된다. 중도의 입장에서 타인과 사회를 배제한 개인 중심주의, 자연과 환경을 배제한 인간 중심주의는 그 자체로 성립이 가능하지 않다.
이러한 중도사상이 도덕교육의 장에 줄 수 있는 의의로서, 먼저 도덕교육의 목표로서의 의의가 있다. 그것은 첫째, 중도가 깨달음을 통한 자기 형성의 길이라는 것에서 찾아볼 수 있다. 깨달음은 철저하게 자기 자신의 자각과 실천에 의지하여 자신의 인격을 완성한다. 깨달음은 자유의지에 의하며, 자유를 향한다. 이런 점에서 중도의 깨달음은 선의 깨달음이라는 도덕교육의 목표지점과도 같다. 둘째, 깨달음이란 그 자체로 알음알이가 아닌 실천성을 강조한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도덕은 선한 행위의 실천을 목표로 하므로, 실천을 떠나서는 이야기될 수 없다. 셋째, 중도가 개인과 사회의 조화로운 발전을 실현한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중도는 개인의 인격완성과 사회 및 자연환경과의 조화로운 발전을 추구하므로 개인중심주의 및 인간중심주의를 극복하고 있다. 넷째, 중도는 삶의 맥락 속에서 보편성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중도는 상황에 대한 민감성이 강조되면서도, 추구해야 할 올바른 가치로서의 연기적 삶의 모습을 구현한다. 이는 절대주의와 회의주의를 극복한다는 점에서 도덕교육의 목표로서 의의가 있다.
불교의 중도사상은 이론적 체계와 실천적 방법을 갖추고 있는 사상체계이다. 중도의 이론적 체계는 연기와 팔불중도(八不中道) 등으로 설명할 수 있고, 실천적 방법으로는 팔정도와 육바라밀 등을 제시할 수 있다. 연기와 팔불중도는 도덕교육의 내용의 측면에서, 팔정도와 육바라밀은 도덕교육의 방법의 측면에서 의의를 가지고 있다. 연기와 팔불중도는 인연 화합하는 세계관을 나타낸다. 이러한 연기적 세계관에 근거한 윤리관은 첫째, 절대주의와 상대주의를 극복하고, 둘째, 개인과 사회, 나아가 자연환경을 통합하는 유기적 공동체를 지향하며, 셋째, 지혜와 자비의 실천으로 개인윤리와 사회윤리를 통합하는 도덕교육 내용 구성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 연기적 세계관에 근거한 윤리관이 가질 수 있는 이러한 의의는 기존의 윤리관들이 가지는 한계점을 보완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팔정도와 육바라밀의 실천이 가진 계, 정, 혜의 조화와 자리이타의 실천은 통합적 도덕교육의 방법을 제안한다.
중도는 끊임없는 스스로의 노력에 의해 완성될 수 있다. 중도의 삶은 바른 사유에서부터 행동과 생활, 마음의 수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측면에서의 노력을 필요로 한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의 인격이 달라지고, 타인을 대하는 삶의 자세가 달라질 수 있다. 우리의 도덕교육도 삶의 이러한 의존성과 관계성의 맥락 위에서 유기적 공동체를 지향하며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도덕교육의 목표와 내용, 방법의 측면에서 중도사상이 가지는 의의를 모색하고자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