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의료노조)을 대상으로 하여 단체교섭 과정을 구명할 것을 목적으로 한다.
보건의료노조는 1998년도에 기업별 노조에서 산업별 노조로 전환한 ...
본 연구는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의료노조)을 대상으로 하여 단체교섭 과정을 구명할 것을 목적으로 한다.
보건의료노조는 1998년도에 기업별 노조에서 산업별 노조로 전환한 만큼 그 역사가 타 노동조합에 비해 길다. 그리고 금속노조와 더불어 민주노총 내 모범적인 산업별 전환 조직으로 평가되어 왔다. 또한 산업별 노조로 조직 전환 이후 산업별 교섭을 적극 추진해 온 결과, 2004년 처음 사용자 측과 산업별 교섭을 성사시키면서 첫 산업별 협약을 체결하였다. 이에 대해 기업별 의제를 넘어서는 실질적인 내용을 상당히 포함하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되는 반면, 산업별협약이 기업별협약에 대해 우선하는 효력을 명시한 조항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면서 일부지부가 탈퇴하는 일이 발생하는 등 조직 내·외적으로 다양한 쟁점들이 분출되었다. 이는 필시 보건의료노조만 가지는 문제가 아니라 타 산업별 노조 단위에서도 산업별 교섭 초기에 산업별 협약의 기준과 관련된 문제를 놓고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사안이며, 산업별노동체제에 대한 상을 결정짓는 중요한 문제이다.
이러한 문제제기에서 출발하여 본 논문의 구체적인 결과를 연구과제별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보건의료노조의 산업별 교섭의 방향을 둘러싼 논쟁은 비단 노조 내부의 문제만이 아니라 교섭의 상대라 할 수 있는 사용자 단체와도 관련이 있으므로 보건의료산업의 현황과 노사관계의 특성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그 결과, 보건의료산업 노사관계는 최근까지 불안정한 형태로 이어져 왔으며, 최근 2007년에 사용자단체 협의회가 구성되었다. 초기에 보건의료노조는 병원협회에게 사용자 대표로 나설 것을 요구하며 병원협회 앞 시위 및 사무실 점거농성까지 감행했다. 그러나 병원협회는 산하병원에 대한 통제력, 구속력을 행사할 수 없으므로 노동법상의 사용자단체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해오며 노사관계에 대한 비공식적인 대화 외에는 개입하지 않아 왔다. 그러다가 2006년에 체결한 산별합의서에 사용자단체를 구성할 것을 포함한 것에 따라 노조가 있는 병원의 병원장들은 병원협회와는 별개의 특성별 대표들을 모아 사용자단체 협의회를 구성하고, 보건의료노조는 이들을 사용자단체로 인정한다.
둘째, 보건의료노조의 산업별 노조로의 조직 전환 과정을 분석해 보면서 그 사이에 일어난 쟁점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일찍이 산업별 노조로 조직 전환이 가능했던 요인과 산업별 교섭 이후 드러난 노조 내부의 문제가 일시적이 문제에 기인한 것이 아님을 밝힐 수 있다고 보았다. 그 결과, 산업별 노조 전환을 위한 준비기(1994-1997년)에는 공동교섭·공동투쟁의 기치 아래 보건의료노조 내부는 공동의 투쟁으로 연대감을 점철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 때 드러난 쟁점으로는 산별노조 조직 전환 시기 및 목표를 둘러싼 노조 내부의 공방이 있었다. 조직전환 이후 시기인 산업별 교섭을 위한 이행기(1998-2003)는 중앙교섭·중앙집중투쟁에 집중하는 시기로 지도부는 교섭을 타결하기 위해 상층의 교섭테이블 마련을 위한 사용자 단체 구성에 집중하고, 서울 중앙 집중 타격투쟁을 전략으로 삼는다. 한편으로 이러한 중앙집중식 투쟁 방식과 교섭의제에 대한 불만을 가지는 지역지부 및 사업장 지부들이 생겨나기도 한다.
셋째, 보건의료노조의 산업별 교섭 과정(2004-2006년)과 구조적 특징을 살피면서, 산업별 교섭의 방향을 둘러싼 조직 내·외의 갈등을 분석하고 평가해 보고자 하였다. 그 결과, 보건의료노조는 2004년에 첫 산별교섭을 이루어 내지만 그와 동시에 노조 내부에서는 서울대병원지부의 협약의 기준문제와 관련된 문제제기를 시작으로 산업별 교섭의 적용과 방향을 둘러싼 논쟁들이 벌어진다. 하지만 이러한 논쟁은 일시에 ‘정파문제’로 치부되고, 이후 산업별 노조 운동의 목표 및 산업별교섭을 둘러싼 이행 방향 등의 다양한 의제와 입장들로 소통되고 토론되지 못한 채 서울대병원지부의 조직탈퇴로 문제는 일단락 맺는다.
결과적으로 탈퇴한 지부의 문제제기는 산업별 교섭에 대한 맹아적 태도에 환기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으며, 산업별 협약과 사업장 협약의 관계가 제대로 정리되지 않고 교섭이 진행된 것에 대해 문제 삼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이러한 공방은 비단 보건의료노조 내부 정파 문제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전체 산업별 노동운동 공간으로 확장시켜 진정한 산업별 노동체제를 확립하기 위해 논의를 진척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보건의료노조의 산업별 교섭은 아직 정착되지 않은 과도기적 성격이 강하며, 이후에 발전 가능한 동력은 충분하다고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