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여성 가구주의 빈곤은 ‘가족해체’ 때문인가라는 의문으로 출발하였다. 그동안 여성 가구주의 빈곤에 대한 접근은 생계부양자였던 남성을 상실함으로서 발생되는 사회적인 문...
본 연구는 여성 가구주의 빈곤은 ‘가족해체’ 때문인가라는 의문으로 출발하였다. 그동안 여성 가구주의 빈곤에 대한 접근은 생계부양자였던 남성을 상실함으로서 발생되는 사회적인 문제로 인식되어 왔다. 특히 이혼율 증가로 인한 여성 가구주 가구의 증가와 빈곤에의 취약성은 이러한 인식을 강화하는 현상으로 이해되었다. 여성 가구주의 빈곤을 ‘가족해체’의 결과로 이해하는 통념은 여성 가구주의 빈곤을 가족(The Family)이 해체된 결과로 이해함으로서 가족과의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여성 빈곤의 문제를 비가시화 시켰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본 연구는 가족과의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여성 빈곤의 문제에 주목하였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그동안 여성 가구주 탈빈곤에 대한 논의가 한편에서는 가족 환원론적 처방으로 다른 한편에서는 노동시장 중심의 경제주의적 처방에 치중됨으로서 가족책임의 논리에 기반한 빈곤정책의 문제를 정면으로 비판하지 못했다는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
여성 가구주의 빈곤을 결과(outcome)가 아닌 과정(process)을 중심으로, 소득(income)중심이 아닌 권력의 문제로 접근하기 위해서 본 연구는 사회적 배제 관점을 검토하였다. 사회적 배제 관점은 여성 가구주가 빈곤층을 형성하게 되는 경로와 사회적 맥락 그리고 빈곤탈출을 어렵게 하는 중층적인 과정에 대한 논의를 가능하게 하는 방법론적 강점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여성의 빈곤경험은 경제주의적 빈곤 접근으로 설명되지 않았던 숨겨진 빈곤(hidden poverty)을 밝히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여성의 숨겨진 빈곤은 가족 내의 권력관계와 여성들 내의 계급적 차이에 주목함으로서 설명될 수 있다고 보았다. 빈곤의 역동성을 강조하는 사회적 배제 관점은 여성 가구주의 행위성에 주목하여 빈곤을 발생시키는 사회적 맥락을 설명함으로서 여성 가구주를 대상화, 피해자화, 병리화 하는 지금까지의 연구 경향들과 거리를 둘 수 있는 이론적 자원으로 살펴보았다.
본 연구에서 10명의 저소득 여성 가구주의 생애사(life story)를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연구 참여자들이 빈곤층에 이르게 되기까지 빈곤경로에 있어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참여자들이 빈곤에 이르게 되는 경로에 따라서 빈곤의 지속 유형과 빈곤으로의 유입 유형으로 분류하였다. 빈곤의 지속 유형은 어린시절부터 가난했고 성인이 된 이후에도 빈곤이 지속되는 경우로, 빈곤으로의 유입 유형은 이혼을 전후로 빈곤층으로 유입된 경우로 분류하였다. 이러한 유형의 차이는 가족 내의 권력관계가 작동되는 방식에서의 차이, 빈곤층이 된 이후 빈곤 대응 방식에서의 차이와 연결되었다.
둘째, 여성 가구주의 빈곤은 출생 가족과 결혼 후 가족에서 자원형성과 자원배분, 자원통제에서의 차별을 통해서 빈곤에 취약해졌다. 가족규범은 여성들이 교육기회로부터의 배제, 심리적 지지로부터의 배제, 자원통제로부터의 배제, 자아배제, 직업능력향상 기회로부터의 배제, 노동시장으로부터의 배제, 노동자 정체성 형성으로부터의 배제를 경험하게 되는 차별 기제로 작동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차별 기제는 계급에 따라서 그것이 작동되는 방식에서 차이가 있음을 드러내었다. 빈곤의 지속 유형 사례 여성들은 성별화된 가족부양의무와 성별화된 가족유지책임에 의해서 배제를 경험하였다. 반면 빈곤으로의 유입 유형 사례 여성들은 자원배분의 성별성과 성별화된 자원통제권에 의해서 배제를 경험하였다.
셋째, 연구 참여자들이 빈곤층이 되기 이전에 경험했던 배제의 경험은 빈곤을 해석하고 빈곤에 대응하는 방식에서 차이를 가져왔다. 빈곤의 지속 유형 사례 여성들에게 빈곤은 이혼의 결과가 아니라 결혼관계 안에서 누적되어 왔던 빈곤의 가시화였다. 빈곤으로의 유입 유형 사례 여성들에게 빈곤은 남편의 통제와 권위로부터 벗어나는 것과 동시에 정체성 갈등을 동반하는 과정이었다. 빈곤층이 되기 이전의 일 경험과 성차별적인 노동시장 구조, 자녀양육에 대한 책임, 가족신화에 의해 연구 참여자들은 중층적이며 다차원적인 사회적 배제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시장으로부터의 배제, 건강으로부터의 배제, 주거로부터의 배제, 자녀양육 책임에 의한 배제, 사회적 고립에 의한 배제, 자아배제는 연구 참여자들이 빈곤층이 되기 이전 삶속에서 경험했던 배제의 누적적 특성을 가지면서 다양한 사회적 배제 형태는 더욱 강화되고 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지금까지 여성 가구주 빈곤 논의에서 전제되고 있는 통념이 허구임을 밝힘으로서, 가족(The Family)만 유지된다면 여성은 빈곤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존 시각을 문제화 하고 관점 전환의 필요성을 제안 하고 있다는 점에서 연구의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또한 방법론적 차원에서 과정(process)으로서의 빈곤에 주목하여 여성 가구주의 생애사를 분석함으로서 소득 중심의 전통적인 빈곤접근에서 설명되지 않았던 여성 가구주 빈곤에 대한 다각적인 접근을 모색하였다는데 연구의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