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에서는 이청준 초기 소설의 서사구조를 분석하여, 그 독특한 서술 기법과 구성 방식이 텍스트의 형식적 특성일 뿐만 아니라, 그 안에 구현된 세계 인식 방법과도 상호 호응하는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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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漢陽大學校 大學院, 1999
1999
한국어
서울
94 p : 삽도 ; 27 cm.
Abstract : p. 93-94
참고문헌 : p. 8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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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에서는 이청준 초기 소설의 서사구조를 분석하여, 그 독특한 서술 기법과 구성 방식이 텍스트의 형식적 특성일 뿐만 아니라, 그 안에 구현된 세계 인식 방법과도 상호 호응하는 것임을 살펴보았다.
Ⅱ장의 서사구조의 분석은 그 구성 방식이 추리소설 기법을 변형한 탐색의 양식임을 전제로 하였는데, 이는 탐색 구조가 이청준 소설의 전형적 특징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이청준 초기 소설 중에서 탐색 구조가 명료하게 나타나는 텍스트를 대상으로 하여, 플롯의 양상에 따른 시점의 이동 방식과 서술 기법을 분석함으로써 서사 구조의 특성을 밝혔다. 그리고 그러한 특성을 더욱 부각시키는 요소로서 텍스트 안에 나타난 ‘수사적 선택’과 ‘문체적 자질’을 살펴보았다.
먼저, 플롯의 양상에 따른 탐색 구조는 탐색의 개시 방식, 진행 방식, 종결 방식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탐색의 개시 방식에서 논의된 내용은 이야기의 다층성과 동반적 탐색이다. 이청준 소설은 화자를 중심으로 이야기의 층위가 결합되며, 화자와 독자가 대상을 함께 탐색하고 체험한다는 특징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탐색의 진행 방식에서는 추리기법의 변형 방식과 시점의 이동 방식을 논의하였다. 이청준의 소설은 ‘의혹의 제기→해명→또 다른 의혹의 제기’라는 의혹의 확장으로 탐색이 진행된다. 그리고 탐색의 개시에서 서사의 중심이었던 화자는 관찰자 혹은 전달자로 지위가 변화하여 세계의 실상을 체험한다. 탐색의 종결 방식에서는 반성적 탐색의 구조와 액자형식의 소설적 의미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이청준 소설의 구성 방식과 서술 기법의 진정한 특성은 탐색을 통해 확인된 세계의 실상이 탐색자의 문제로 치환되는 반성적 탐색이라는 데에 있다. 액자형식은 이러한 반성적 탐색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구성 방식이면서, 다양한 삶의 방식을 체험함으로써 세계를 수용하는 개인의 삶의 방식이 중요한 것임을 확인시켜준다.
이러한 탐색의 서사를 구성하는 방식과 서술 기법의 효과에 기여하면서, 세계 인식 태도와 긴밀히 연관된 것으로서 텍스트에 나타난 ‘수사적 선택’과 ‘문체적 자질’을 살펴보았다. 이청준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표현은 추측 어법과 과거에 대한 진행형의 사용인데, 이는 구성 방식이나 서술 기법과도 긴밀히 연결된다. 즉, 추측 어법은 추리기법의 변형 방식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세계에 대한 판단을 끊임없이 유보하는 진지성을 보여주며, 진행형의 사용은 ‘회상법’과 ‘예상법’으로 구성된 서사의 ‘순서’와 연결되어 시간에 대한 동시적 인식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Ⅱ장에서 분석한 이러한 서사 구조의 특성을 바탕으로, 결론에서는 서사 구조와 텍스트에 구현된 세계 인식 방법의 상관성을 밝혔다. 이청준의 기본적인 세계 인식 태도는 세계가 명료하게 파악될 수 없다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따라서 세계의 현상이 무엇인가를 파악하는 것보다는 그것에 대응하는 방식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청준 초기 소설의 서사 구조는 바로 이러한 인식이 그대로 표출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서사 구조에 표출된 세계 인식 방법은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첫째, 과거와 현재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이야기의 구성 방식과 진행형의 사용은 시간의 동시적 인식을 보여준다. 이러한 시간의 동시성은 현대 세계를 파악하는 기본적인 인식 태도라는 데에 그 의의가 있다. 둘째, 의혹의 제기와 해명의 반복으로 이루어진 구성 방식과 유보적 태도를 보여주는 문체적 자질은 사고의 모호성과 세계의 불명확성을 보여준다. 그런데 이러한 태도는 세계에 대한 인식의 진지성의 결과로서 개인의 삶의 방식에 대한 관심으로 전이된다. 셋째, 액자 형식과 결말이 주어지지 않는 열린 구조는 세계를 체험하는 과정에 진정한 의미가 있는 것임을 보여준다.
따라서 이청준이 구체적인 서술 방식을 통해 표출한 세계 인식의 태도는 세계의 문제가 자기 문제로 치환될 수밖에 없다는 자기 반성적인 것이다. 그리고 이청준 소설이 갖는 진정한 의미는 이러한 자기 반성적 세계 인식이 독자에게 그대로 제시된 것이라는 점에 있다. 즉, 그의 소설은 세계에 대응하는 방안을 독자 스스로가 찾아야 한다는 점을 확인시켜주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청준의 초기 소설의 서사 구조는 세계 인식 방법을 드러내기 위한 서사전략에 의해 구축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청준의 소설은 궁극적으로 ‘무엇에 관한 것이냐’가 아니라, ‘어떻게 쓰여졌느냐’라는 측면에서 이해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