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 신학의 신앙관과 교회관을 중심으로 본 한국교회의 개혁 실천 방안 연구

국문 초록 (Abstract)

Ⅰ. 서론

한국 개신교의 전래는 약 120년 전에 이루어졌으며,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국 개신교는 다른 선교지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급속하게 성장하였다. 최근 들어서 개신교 교세가 정체하거나 퇴보하는 현상이 일어나고는 있지만 20세기 후반까지 한국 개신교의 부흥과 교회의 외적 성장은 세계의 주목을 받을 정도였다고 평가된다. 한국 개신교가 이런 놀라운 부흥을 일구어 낸 동기가 무엇인지에 대한 역사적이고 사회학적인 평가는 다양하지만, 적어도 개신교 선교 초기부터 교회가 사회의 어려운 문제들을 담당하는 데에 앞장섰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선교사들은 기독교를 전해주면서 한국사회를 계몽하고 무지한 백성을 교육하며 서구의 의료기술을 전해주기도 하였다. 뿐만 아니라 부분적으로는 민족의 강점기에 독립운동의 구심점 역할 또한 교회와 신자들이 담당하였던 것도 사실이다.
20세기 후반 한국교회는 전반적으로 부유한 교회가 되어가기 시작하였다. 2000년 기독교 역사와 500년 종교개혁의 역사는 교회로 하여금 사회를 향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여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세상적인 가치를 추구하며 물질 만능주의가 교회 안으로 유입되기 시작하였다. 120년전 처음 전래된 개신교가 사회를 향하여 지도적인 역할을 보여 준 것과는 달리 이제는 사회의 지탄을 받는 경우도 매우 빈번하게 일어나, 신문과 방송의 조롱거리가 되기도 하였고, 목회자에 대한 신뢰도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하락하였다는 통계자료에 접하기도 하였다. 그 예로 기독교윤리실천 운동이 글러벌 리서치에 의뢰하여 실시한 설문조사 ‘2008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조사’에서 한국교회의 신뢰도는 18.4%인 반면 가톨릭교회는 35.2%, 불교는 31.1%의 응답으로 증명하고 있다.
더 이상 기독교는 사회를 이끌고 나가는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상황에서 필자는 역사신학을 전공하는 신학도로서 개신교 신학과 역사의 원조인 종교개혁자들의 신학을 다시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고 본다. 한국교회가 만일 종교개혁자들의 정신과 의미를 상실해 버렸다면, 그리고 종교개혁자들이 회복하려고 했던 초대교회와 성서의 근본정신에 나타난 영적 축복을 왜곡하며 살아왔다면 이제는 다시금 근본으로 돌아가야 할 때가 된 것이 분명하다. 종교개혁자들이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아 하나님의 은총 안에서 누리는 복을 추구한 것이 분명하다면, 한국교회가 물질적인 욕망충족을 실현하는 것과 세상적인 삶의 목표로 삼는 것은 교회와 신앙의 본질적인 의미가 왜곡되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필자는 종교개혁자중에 루터의 신앙관과 교회관을 통해 종교개혁의 본질적인 의미를 돌아보고자 한다. 루터가 종교개혁을 한 시대적 상황을 보면 급변하는 시대였고 물질만능주의와 종교지도자들의 타락, 그리고 성도들의 신앙이 바르게 성장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이러한 모습이 지금 현재 한국교회가 격고 있는 현실과 무관하지 않기에 루터의 정신을 통해 한국교회를 보려고 한다. 또한 루터가 그 시대적 상황속에서 종교개혁을 이끌어가는 과정가운데 기초가 되었던 신앙관과 교회관이 지금 한국교회에 동일하게 필요하기에 루터의 신앙관과 교회관을 중심으로 살펴볼 것이다.
필자는 이 논문에서 한국교회의 신앙관 가운데에 종교개혁 정신이 비추어 보았을 때에 무엇을 회복하여야 하는지를 밝히려고 한다. 따라서 이 논문은 한국교회의 현실을 진단하고 종교개혁 신학에 그 현실을 대비하여 봄으로써 회복할 것과 개혁할 것을 찾아내는 방식으로 전개될 것이다. 한국교회의 현실을 진단하는 방법으로는 종교사회학자들이 사용하는 설문조사와 이것을 분석하고 평가하는 방법을 채택하기로 하였다. 왜냐하면 우리가 한국교회라고 묶어서 말하지만, 사실상 한국교회라는 실체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교회에 출석하는 교인 그리고 교회를 인도하는 목회자들의 개인적인 답변이야말로 한국 교회의 현실을 정확하게 드러낼 수 있는 준거 자료가 될 것이다.
물론 본 연구에서 전체 개신교인 모두를 향한 설문을 조사할 수도 없고, 교파 별로 그리고 교단별로 대표적인 교회를 선별하는 방법도 사용하지 않았다. 이 연구에 사용된 설문조사는 필자의 주변 목회자들과 그들이 섬기는 교회의 교우들 총 224인을 대상으로 하였다. 필자는 자연스럽게 무작위로 선택하여 진행한 설문조가가 비록 그 대상자는 많지 않더라도 무엇이 한국교회의 문제인지를 판별하는 데에 충분한 자료를 제공할 것으로 판단하였다.
이젠 한국교회가 스스로에게 진지한 질문을 던져야 할 때가 충분히 되었다고 본다. 한국교회의 성장 이면에 숨겨진 문제가 어떤 것이었는지, 한국교회는 외적 성장만큼이나 영적 성숙에도 진정한 관심을 가졌는지, 그리고 종교 개혁자들이 보여준 개혁사상과 정신이 잘 보존되는 교회를 가꾸어 왔는지를 돌아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