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리제이션 현상으로서의 노스탤지어: 포스트소비에트 러시아의 과거 활용

국문 초록 (Abstract)

논문은 노스탤지어 현상을 글로벌과 로컬의 혼성으로서의 글로컬리제이션으로 규정하고, 러시아에서 나타나는 노스탤지어 현상의 특성과 메카니즘을 고찰하고, 그 구체적인 발현 양상을 대중문화 영역에서 집중적으로 살펴본 후, 현대 러시아 노스탤지어의 정치학, 노스탤지어와 새로운 러시아 정체성 사이의 상관성에 대한 접근을 시도하였다. 본론에서는 어원 분석을 통해 노스탤지어가 표면적 과거지향성과 달리 전환기 사회 고유의 강력한 현실/미래지향성을 갖는다는 사실을 규명하였고, 이에 기반해 브레즈네프 노스탤지어 현상을 분석하였다. 노스탤지어는 특히 2000년대 러시아 대중문화의 블루칩으로 체제전환 이후 쇠락해가던 문화산업 전반의 부활을 견인하는 컨텐츠로 작용하였다. 논문에서는 이를 영화, TV쇼, 드라마 등을 사례로 구체적으로 분석하였다. 특히 러시아 대중문화에 재현된 노스탤지어의 특성은 1) 사회주의 리얼리즘 전통의 부활(포스트소츠), 2) 문화통합적 기능의 수행, 3) 글로벌 테크놀로지와의 결합이라고 말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러시아의 노스탤지어 현상의 가장 중요한 특성은 그것이 ‘긍정적 국가정체성 건설 프로젝트’로 대표되는 정치적 기획과 긴밀한 상관성을 보인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노스탤지어는 새로운 ‘정체성 정치’(identity politics)와 밀접히 관련된 ‘기억의 정치학’(memory politics)의 대표적 사례가 될 수 있으며, 바로 여기에 러시아 노스탤지어 현상의 문제성이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