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가사 <사향가>의 감성적 설득기법 = The Emotional Persuasion Technique of a Catholic Gasa < Sahyang-ga >

국문 초록 (Abstract)

천주교가 학문이 아닌 신앙으로서 전파되었을 무렵, 천주가사는 암송해야할 교리의 단순한 나열 형태일 수는 없으며 읽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요소들을 반드시 포함할 수밖에 없었다. 바로 이러한 조건이 가사 장르 자체의 진술적 특징과 결부된다고 할 수 있다. 즉 설득기법의 다양한 요소들 중에서도 특히 파토스(pathos)의 요소에 집중함으로써 신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필요가 있었고, 이러한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여타의 장르보다 가사 장르를 채택하는 편이 더 용이했을 것이다.
본고는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천주가사인 <사향가>를 설득의 기법이라는 측면에 비추어 분석해 보고자 한다. 곧 텍스트 내의 감정들이 어떠한 작가적 의도와 더불어 발현되었으며, 혹은 이것이 독자들에게 전해졌을 때에 어떻게 수용되었는지를 논구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작품이 생산되었던 배경을 감안해서 작품 속에 발현된 감정들의 양상에 대한 분류 기준을 `칠정`에 두었다.
<사향가>는 설득의 원초적 요소인 신뢰를 형성하기 위해 신부를 작자로 내세웠으며 전연령의 신자 혹은 예비신자라는 확실한 독자(상대)를 설득의 대상으로 삼았다. 그리고 작품 곳곳에 `본향`이라는 단어를 노출시킴으로써 독자들은 모두 같은 본향을 공유하는 형제이자 자매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사향가>를 읽는 이들은 가사 작품을 읽는 개인이 아니라 천주교 신도라는 집단 구성원으로 탈바꿈된다.
한편, <사향가>는 다양한 감정선이 교차 구성된, 다분히 의도적으로 재구성된 감성 내러티브를 구축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극적 구성에는 당시의 어지러웠던 사회상이 적극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그래서 작품의 감정 발현 양상이 작자의 일방적인 표현이 아니라 청자의 처지가 고려된 것으로써 신자들을 결집시키는 데 용이하게 작동하고 있음을 포착했다. 천주교를 배척하는 이들을 분노의 대상으로 삼아 공공의 적으로 돌려 연대감을 가지게 하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더불어 내세에 대한 약속된 행복(천당)은 신자들을 궁극적으로 독실한 신자로 이끌었고, 박해세력에 대항해서 그들을 연대하고 저항하게 만들었다.

다국어 초록 (Multilingual Abstract)

When Catholicism was spread not as study, but as faith, Catholic Gasa had no choice but to include elements moving readers` mind, instead of a simple form of listing doctrines to be recited. This condition might be connected to the testimonial characteristics of the whole Gasa genre. In other words, it would be necessary to capture believers` heart by focusing on elements of pathos among diverse elements of persuasive technique, and in order to realize this purpose, it would be easier to choose the Gasa genre than other genres.
Thus, this study aims to analyze a Catholic Gasa < Sahyang-ga > in the aspect of persuasive technique. In other words, it aims to discuss the author`s intention that was expressed with feelings within texts, or how it was accepted by readers. Considering the background of the work creation, the aspect of feelings expressed in the work was classified based on `the seven passions`.
Putting up a priest as the author to form trust which is the basic element of persuasion, < Sahyang-ga > targeted definite readers(opponents) such as believers or future believers of all ages for persuasion. Also, frequently exposing the word, `native home`, it emphasizes that all the readers are brothers and sisters sharing the same native home. Through this process, readers of < Sahyang-ga > are changed to group members of Catholic believers, instead of individuals reading the Gasa.
Meanwhile, < Sahyang-ga > has established the emotional narrative mingled with diverse feelings, which was quite intentionally reconstructed. Also, the disorderly social aspect of the time was actively reflected to this dramatic composition. Thus, the aspect of expressing feelings of the work was used for uniting believers, by considering listeners` circumstances, instead of the author`s unilateral expression. It created the solidarity by targeting people excluding Catholicism as a public enemy for anger. Moreover, the promised happiness(heaven) in the afterlife eventually changed believers to devout believers, and they were united to resist persecut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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