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도시들은 1960년대부터 고도의 경제성장과 맞물려 양적으로 급격히 확장되어 왔다. 이러한 양적인 도시확장의 결과, 도시의 중심기능을 수행하는 도심의 쇠퇴와 함께 인구감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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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 昌原大學校, 2014
2014
한국어
540.1 판사항(5)
690.1 판사항(21)
경상남도
xvi, 271 p. : 삽화, 도표 ; 26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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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도시들은 1960년대부터 고도의 경제성장과 맞물려 양적으로 급격히 확장되어 왔다. 이러한 양적인 도시확장의 결과, 도시의 중심기능을 수행하는 도심의 쇠퇴와 함께 인구감소에...
우리나라의 도시들은 1960년대부터 고도의 경제성장과 맞물려 양적으로 급격히 확장되어 왔다. 이러한 양적인 도시확장의 결과, 도시의 중심기능을 수행하는 도심의 쇠퇴와 함께 인구감소에 따른 도심 공동화현상을 야기시키는 심각한 도시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외곽지역으로 시가지 확산이 급속이 이루어짐에 따라 도심의 상주인구가 감소하고, 이는 원도심을 중심으로 주거지역이 쇠퇴하고 도심상권이 몰락하는 현상을 초래하며, 새로운 도심으로 공공기관이나 대형공장 등 도시 주요시설이 이전하면서 쇠퇴가 가속되는 양상을 보인다. 이들 주요시설들은 도시형성 초기에는 도시외곽지역에 위치해 있었으나 도시가 확장되는 과정에서 도심지화되면서 이전압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주로 군부대, 공장부지를 중심으로 대규모의 이전적지가 발생하고 있다.
이전적지(移轉跡地)라고 부르는 이와 같은 산업부지는 오염되고 버려진 땅이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한 시대의 중요한 문화자원으로서, 그리고 입지적으로 도시의 중요한 장소로서 시민의 귀중한 재산이자 도시정책을 추진하는데 있어 빠뜨릴 수 없는 주요한 정책적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시설의 용도 폐기 후 남은 부지 및 건물의 효과적인 재활용은 시대적 자산의 보존을 통한 도시의 균형적 발전에 유효한 전략으로서 도시관리의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이와 관련된 정책이 빈약하고 의미있는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산업구조의 변화에 의한 침체나 도시의 외연확장으로 인한 개발압력으로 발생하는 우리나라 폐공장의 사례를 분석하고, 우리보다 앞서 근대의 시기를 겪으면서 폐공장의 다양한 활용방안을 체득한 유럽의 사례분석을 통해 아파트 위주의 천편일률적인 개발행태를 지양하고 근대산업유산으로서 폐공장의 지속가능한 보존과 활용방안을 모색해 보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즉 본 논문은 보존보다는 활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의 역사적 자산들을 활용보다는 보존위주로 다루어져 왔음을 감안하면 이는 본 논문에 있어 매우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폐공장의 보존 및 활용의 객관적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유럽 여러 도시의 사례를 규모·입지·용도변화 등 다양한 요소별로 분석하고 연관성이 높은 항목들을 추출한 다음, 개별항목 상호간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지를 살펴보았다.
유럽의 사례분석을 통해 얻은 우리나라 폐공장의 보존 및 활용방안에 대한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다양한 활용방안의 모색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폐공장 부지 내 모든 건축물 및 구조물을 철거 후 공동주택을 신축하는 방식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기존 공장이 가진 어떠한 흔적도 남지 않는다. 이것은 그 부지만의 고유한 역사성과 장소성이 건축물과 함께 사라지는 것 뿐 만 아니라 산업유산으로서의 잠재적 가치마저 소멸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유럽의 경우 규모와 입지특성에 따라 공원·문화시설·주거시설·상업시설 등 다양한 용도를 단일 또는 복합의 형태로 활용하고 이로 통해 도시의 정주환경 개선의 효과를 확보하고 있다. 다행히 최근 들어 근대산업유산의 가치와 활용방안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는 추세이고, 국내 최초의 발전소인 서울복합화력발전소(구.당인리발전소)를 현재 기능의 일부 유지한 채 공원 및 문화시설로 활용하기 위해 공모를 진행하는 등 변화의 모습을 보이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볼 수 있다.
둘째, 기존건축물이나 구조물의 활용을 통한 보존이다. 현상유지를 위한 보존방법은 원형을 유지하여 보존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관리비용의 부담이나 지속가능성의 측면에서 볼 때 바람직하지 않다. 프랑스의 르노공장 재개발지구인 비앙꾸르 르노처럼 대규모 단지 개발을 위해 공장 전체를 철거하는 사례를 제외하고는 새로운 용도에 맞게 다양한 방법으로 기존 건축물을 활용하는 사례가 유럽에서는 많이 나타나고 있다. 주로 외관을 유지한 채 내부 리모델링을 통해 필요한 공간을 만드는 방식이 주된 재활용 형태이나, 스위스 취리히의 MFO park처럼 기존공장의 철골 구조체만 남겨두고 공원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있다. 용도에 따라 공간이 더 필요할 때는 증축을 통해 필요면적을 확장하는데 덴마크 코펜하겐의 제미니 레지던스처럼 기존 사일로를 주요 구조체로 활용하고 내부는 계단·복도 등 공용 공간으로, 외부는 켄틸레버 구조를 이용해 거주공간을 덧붙인 형태로 활용하는 사례이다. 독일 뒤스부르크 환경공원처럼 가스저장탱크에 물을 채워 다이빙장을 만들거나 지하벙크에 암벽등반코스를 만드는 등 상상력을 발휘한 다양한 활용 방법을 실현한다. 이러한 사례를 볼 때 비록 기존 건축물이나 구조물이 낡고 용도에 적합하지 않는 구조라 할지라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셋째 정책적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프랑스 파리의 시트로엥 파크는 원래 자동차공장 부지로서, 공장 이전후 23만㎡를 파리시가 사들여 그 중 14만㎡를 공원으로 조성하였다. 이토록 넓은 부지가 공원으로 조성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도시 내에 공원을 고르게 분포시켜 지역의 차별을 없애고자 했던 정부의 정책이 있었다. 2004년 민간건설업체에 매각되어 아파트단지가 들어선 창원시의 (구)한일합섬 부지의 경우 약 30만㎡의 대지 중에서 시민을 위한 공간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당시 값싼 공장용지를 공공에서 매입해 시민을 위한 공용공간은 남겨두고 주거·상업용지를 조성해 되팔았다면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도심내 공원이나 문화시설을 조성할 수 있었을 것이다. 공장 이전적지에 대한 제도는 공동주택 입지를 규제하고 있는 서울시의 경우가 유일한데 국가차원의 제도와 각 지역실정에 맞는 조례의 제정이 시급하다.
본 연구는 유럽의 근대산업유산에 대한 보존 및 활용방안에 대한 사례조사 및 분석을 통해 우리나라 근대산업유산의 보존과 활용방안을 모색해 보기 위한 목적에서 출발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의 역사문화적 유산들은 보존에 치우친 나머지, 활용을 통하여 보존하는 사례가 많지 않은데, 유럽의 경우는 활용을 통한 보존을 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이는 역사문화적 유산들을 보존하는데 매우 효과적인 방안이 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보존에만 치우치다 보니 우리나라의 많은 근대산업유산들은 경제적 논리에 휘말려 철거되고, 그 자리에 사업적으로 확실한 이윤을 남길 수 있는 아파트와 같은 지극히 상업적인 건축물들이 들어서는 것이 현실이다. 본 연구결과, 유럽사례에서 나타났듯이 지역적 정체성과 입지적 특성에 적합한 용도로 근대산업유산들을 재활용할 수 있다면 지금처럼 무분별하게 귀중한 우리의 근대산업유산들이 철거되어 사라지는 것을 어느 정도는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철거위기에 처한 우리나라의 폐공장들을 문화자산으로 잘 보존하여 후대에 역사적 자산이 될 수 있게 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고 반대가 심한 무조건적인 보존보다는 지역실정에 맞게 적합한 용도로 재활용하여 보존하는 방안을 보색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이는 단순한 재활용의 의미를 넘어 쇠락한 도시를 살리는 도시재생측면에서의 의미와, 도시의 영속성 차원에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드는 데 일조할 것으로 사료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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