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의 윤리적인 의미 연구 : 육식·채식을 중심으로

국문 초록 (Abstract)

본 연구의 목적은 육식과 채식을 중심으로 음식의 윤리적인 의미를 연구하는 데 있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먼저 음식윤리에 대한 이론적 기초로 음식윤리의 개념, 내용을 중심으로 음식을 윤리적인 대상으로 논의하는 의의를 확인하였다. 음식윤리는 음식의 윤리적인 의미를 규명하려는 노력으로, 관계되는 대상에 따라 음식을 공급하는 사람과 소비하는 사람, 그리고 자연 개체와 자연군의 차원에서 논의 될 수 있다. 논의의 범위에서 자연물을 다루는 것은 어디까지나 인간의 입장에서 윤리적 고려의 대상으로 삼는 것일 뿐 행위자로서 논의되는 것은 아니며, 공급은 소비와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으나 모든 사람이 공급자는 아니지만 음식 소비자임을 고려하여 주로 인간이 어떻게 음식을 소비해야하는가를 중심으로 논의를 전개하였다.
이어 음식을 소비하는 형태를 다시 먹는 양, 방법, 먹는 대상을 기준으로 분류하여 각각의 기준과 관련해 논의되는 음식윤리의 쟁점들을 살펴보았다. 그 중에 먹는 대상과 관련되어 제시되었던 육식과 채식을 중심으로 Ⅲ장과 Ⅳ장에 걸쳐 육식과 채식을 주장하는 윤리적 논거들을 검토하였다.
육식을 허용하는 윤리적 주장을 자유주의적 관점, 공리주의적 관점, 자연윤리적 관점에서 소개하고 이어 채식을 옹호하는 윤리적 주장으로 동물 해방론과 동물 권리론과 더불어 식물을 도덕적 고려의 범주에 포함시켜 채식의 의미를 다시 평가해보았다. 이 과정에서 단지 육식･채식의 윤리적 근거를 소개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다뤄졌던 음식윤리의 내용들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정리하는 형태로 음식 전체의 윤리적인 의미를 보다 풍부하게 다뤄보고자 하였다.
음식을 먹는 것은 인간의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행위로 모든 인간이 일상에서 반복하는 행위이자 보장받아야 하는 권리로 여겨진다. 인간은 식사의 과정에서 동식물을 섭취하면서 자연과 관계를 맺게 되며, 또 동･식물이 식탁에 오르는 과정에서 사회와 관계를 맺게 된다. 즉 식사는 인간의 권리를 실현하는 행동이며 그 행동의 범위가 모든 사람에 의해 자연과 사회전체로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윤리적인 숙고가 선행되어야 한다.
음식과 관련된 문제가 윤리적인 문제임을 알고 먹는 것은 자신이 하는 행동의 결과를 인지하고 책임질 수 있는 시발점이 된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음식을 윤리적인 문제로 인식하고 나면 식사는 단지 배를 채우는 행위가 아니라 윤리적인 판단과 실천을 반복적으로 훈련할 수 있는 장이 된다. 더 나아가 다른 사람과 함께 식사하는 과정에서 각 개인은 가지고 있는 윤리적인 판단의 근거를 서로 소통함으로써 보다 풍부한 윤리적 삶의 과정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된다.
윤리는 특수한 상황에서만 요청되는 일이 아니다. 일상의 삶 속에서 인간이 하는 행동의 결과를 윤리적으로 생각하고, 실천하며 반성하는 과정을 통해서 윤리적인 삶은 구현된다. 각 개인은 음식의 윤리적인 의미를 숙고하고 식사함으로써 윤리적인 사회를 만드는 노력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