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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 한국 사회에서 연애하기 : 2008년 이후 한국 로맨틱 코미디 영화가 재현하는 연애에 대한 연구
본 연구는 신자유주의 한국 사회에서 연애하기의 양상과 그 의미를 고찰한다. 현대사회의 사랑에 대한 서구 담론들은 후기자본주의 및 신자유주의라는 경제적 구조의 변동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한국 사회에서도 2008년 세계 금융 위기를 통해 신자유주의의 모순점이 가시화되기 시작하면서 세대론적 관점에서의 친밀성 문제 또한 대두되기 시작했다. 이처럼 사랑과 친밀성의 영역은 개인의 사적인 영역만이 아니라 사회변동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논의될 필요가 있는 영역이다. 더욱이 연애란 사랑과는 다른, 보다 실천적 개념으로 한국 사회의 특수적 맥락을 고려해서 관찰되어야 한다. 오늘날 한국 청년들이 겪고 있는 구조적 빈곤은 ‘88만원 세대’, ‘N포 세대’라는 명칭으로 요약된다. 이로 인해 연애주체로서의 그들의 정체성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한국 사회의 연애 담론은 그들을 연애불가능 세대라고 호명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한편으로 미디어에서 활발하게 연애와 성(性)에 대해 다루고 있으며, 연애하지 않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게 만드는 일종의 연애정상화 현상이 발견되기도 한다. 따라서 본 연구의 문제의식은 이와 같은 연애불가능 담론과 연애정상화 담론 사이의 모순된 구조로부터 시작한다. 연애는 개인의 탄생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근대사회에 들어서면서 ‘자유로운 개인’이 생겨나고, 개인이 주체적으로 타인과의 인격적 관계를 통해 자아를 발전시키는 서사로서의 ‘낭만적 사랑’ 관념이 이상화되었다. 그러나 후기자본주의 시대에 들어서면서 개인은 자본주의 구조 하에 자유로운 노동력으로 호명되고, 이로 인해 개인의 일대기는 지속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영역이 되면서 친밀성 영역의 구조적 변동이 일어난다. 그리하여 낭만적 사랑의 영원성과 고귀성을 탈각한 ‘합류적 사랑’이 신자유주의 사회의 이상적 연애관으로 여겨지기 시작했다. 낭만적 사랑의 신화가 해체되고 합류적 사랑이 이상화되는 가운데, 오늘날 한국의 연애하기는 어떤 특성을 지니는가? 이를 관찰하기 위해 본 연구는 한국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재현에 주목한다. 로맨틱 코미디란 멜로드라마와는 달리 연애를 개인 주체의 즐거운 실천으로 서사화하는 장르이며, 코미디라는 장르적 장치는 현실의 모순을 환기시키거나 개인의 욕망을 드러나게 해준다. 한국의 로맨틱 코미디는 희극 영화에 뿌리를 두면서 하이틴영화, 청춘영화 등을 거치며 특수한 계보를 형성하고 있다. 각 시대의 영화는 서로 다른 재현 관습을 통해 그 시대의 연애에 대한 의미를 농축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각 시대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플롯, 캐릭터, 관습을 분석해봄으로써 한국에서 연애가 어떠한 변화를 거치며 실천되어 왔는지를 살펴본다. 본 연구에서 주목하는 2008년 이후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는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재현 방식을 보여준다. 주인공의 결합을 통한 해피엔딩이 결여된 채 갈등과 이별을 반복하는 플롯이 발견되는가 하면, 오랜 기간 로맨스 영역에서 제외되었던 가족의 존재가 플롯상에 재소환되기도 한다. 캐릭터는 경제적 개인과 인격적 개인으로서 다채로운 특성을 띠고 있는 가운데, 남성 캐릭터의 재현 방식의 변화는 많은 논의를 가능케 한다. 또한 운명적 사랑과 첫사랑의 모티브, 연애의 자기서사화 작업, 판타지 요소의 증가, 회상 구조 등의 재현 관습은 오늘날 연애에 대해 사회적으로 합의된 이미지가 어떠한 것인가를 짐작케 한다. 2008년 이후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이러한 특징과 변화를 통해 신자유주의 한국 사회에서 연애하기란 어떤 것인가를 분석해보았다. 첫 번째는 경제적 연애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의 발견이다. 연애가 하나의 시장을 형성하고 스펙화되는 가운데, 연애주체들은 인격적 관계 안에서도 시장주의적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을 보여준다. 특히 감정의 자본화를 통해 개인은 자기감정으로 침잠하거나 감정의 줄다리기에 골몰하게 된다. 두 번째는 먹고사니즘 하의 연애하기의 양상이다. 연애는 먹고살기의 문제에 의해 밀려나게 되고, 연애주체는 노동자로서의 역할 수행과 연인으로서의 역할 수행 사이에서 갈등한다. 또한 근대적 젠더 분업 체계가 붕괴되면서 남성이 친밀성 영역 안으로 들어오게 되고 새로운 로맨스 서사의 경향이 나타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한 친밀성 영역에서의 새로운 양상과 고충은 보다 평등한 친밀성 영역의 가능성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 세 번째는 현사랑의 실패와 옛사랑의 그리움 사이에 놓인 개인의 모습이다. 오늘날 결혼을 탈각한 연애는 종종 실패로 이어지며, 이에 대한 퇴행적 위로로써 첫사랑의 노스탤지어가 만연한다. 네 번째는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의 모호한 경계선에 위치한 연애에 대한 것이다. 개인의 연애에서 가족의 존재는 최근 친밀성 영역에 공적 영역이 개입되는 움직임과 맞물려 점점 커지고 있다. 더불어 신자유주의적 논리의 내면화를 통해 연애의 스펙화가 나타나면서, 전시하고 보여주는 것으로서의 연애하기의 성격이 강화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연애하기가 지닌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연애가 지속되거나 오히려 연애 욕구가 커지고 있는 현실에 대해 논의한다. 오늘날의 연애주체는 어려운 조건 속에서 나름의 새로운 이상향을 정립해나가고 있다. 여기에는 개인의 노력과 의지가 큰 동력으로 작동한다. 연인들은 현실을 감내하기 위한 방식으로 연애를 하며 자신이 기울인 노력과 의지에 대한 보답으로써 사랑을 성취한다. 결론적으로, 오늘날 한국의 사회경제적 맥락 속에서 연애주체는 상충하는 가치 속에 놓이게 되고, 이 가치들 사이에서 끊임없는 조율과 타협을 해야만 한다. 이 과정에서의 어려움으로 연애가 포기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현실을 감내하고 유대하며 노력하는 방식으로서의 연애를 관찰할 수 있다. 연애불가능성의 시대에도 현재진행형인 많은 연애관계와 그 안에서의 개인이 발휘하는 선택과 능동의 주체성은 ‘N포’로 표현되는 비관적 담론에 대한 반증이다. 따라서 친밀성 영역에서의 안정의 확보는 곧 신자유주의 한국 사회가 겪고 있는 다양한 차원의 문제에 대한 해결의 가능성을 제공한다.
근대 문학 형성기 ‘연애’는, 서구적인 사랑의 형식을 전달하는 매개체로서, 우리의 근대가 경험해야 했던 특수한 역사적 질곡을 반영한다. 영어 ‘Love’의 번역어로서 일본을 통해 유입된 ‘연애’라는 어휘는, 생경했기 때문에, 전통 사회에서 언급이 기피되었던 남녀간의 열정을 공적인 언표의 장으로 부각시킬 때 수반되는 거부감을 줄일 수 있었다. ‘연애’가 愛, 思, 相思, 戀 등의 전통적 어휘들을 이겨내고 이성애적 사랑을 가리키는 가장 유력한 용어로 자리잡은 것은 이 때문이다. 낯설고 이국적인 사랑의 형식을 의미함으로써 ‘연애’는 추하고 점잖지 못한 것으로 취급되었던 남녀간의 사랑을 ‘신성’하고 의미 있는 일로 변화시켰고, ‘신성한 연애’는 청년남녀들의 폭발적인 관심의 대상으로 부각되었다. 연애가 이처럼 신성하게 여겨질 수 있었던 것은 그것이 발달한 문명을 상징했던 서구적 사랑의 형식을 표상했기 때문이었다. ‘연애’라는 어휘의 유입과 의미화 과정의 배후에는 동양과 서양, 제국과 식민지라는 정치적 힘의 관계가 은밀하게 작동하고 있었다. 근대 문학의 개념과 자유로운 감정으로서의 연애에 대한 인식은 동시적으로 공식화되었다. 연애의 유행과 근대 문학의 정립은 감정과 욕망을 지닌 개별자로서의 개인에 대한 관심이라는 동일한 맥락 위에서 펼쳐진 역사적 사건이었다. 인간의 정신을 지, 정, 의의 세 영역으로 나누고 문학을 ‘정’의 영역으로 분립시킴으로써 문학의 독립을 선언했던 이광수는, 이성과 감정의 이분법을 초월하는 감성적 계몽의 형식으로 문학의 성격을 확립시켰다. 인간이 세계를 감각하고 욕망하고 움직이는 방식에 관심을 기울이는 근대 문학의 기획 속에서, ‘연애’는 자발적인 감정이자 순도 높은 강렬성을 지니는 정념으로 높이 평가되었다. 또한 선험적인 세계의 진리를 함축한 자연의 일부로서 ‘자아’를 절대화하고 ‘자아’의 표현에 최상의 가치를 부여했던 동인지 문인들은, 연애의 강렬한 감정에 빠지는 순간이 예술 창작 행위와 마찬가지로 창조적인 주체성이 절정에 설 수 있는 순간이라는 점에서, 연애를 경험하는 일을 진정한 예술의 감각을 획득하는 일과 구별하지 않았다. 이들에게 있어서, 타율성을 거부하고 자신의 내부에서 행동의 지침을 찾아내는 순수하고 강렬한 감정으로서의 연애를 자각하고 실천하는 일은 그 자체로서 근대인으로의 성숙을 의미했다. 연애 감정의 자각과 실천은 계몽적 삶의 실천과 분리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이 시기 ‘연애’는, 자유롭고 순수한 실험 이전에, 선험적으로 구획되어 있는 특정한 인식 방법에 의해 접근되고 있었다. 그 인식의 방법은, 제국주의가 앞세웠던 우열의 논리에 의해 결정되어 있는 것이었으며, 자신의 삶을 둘러싸고 있는 토대에 대한 고려 이전에 식민주의가 제공하는 모델에 먼저 압도되는 것을 의미했다. 서구적인 지식과 담론의 권력 작용 위에서 연애는 전통 사회에서부터 발생한 자유로운 사랑에 대한 요구를 서구적 관점 안에 포섭했다. 이 관점 위에서 사랑은 우등한 사랑과 열등한 사랑으로 구분되었다. 육체적이고 본능적인 만족을 추구하는 사랑이 열등한 사랑인데 비해, 우등한 사랑은 상대의 개성과 이해를 바탕으로 하여 영혼의 만족을 얻은 후에 비로소 육체로까지 접함으로써 완전함을 얻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새로운 사랑은 성과 사랑과 결혼을 하나의 관계 속에 통일시키는 일정한 모델로 정형화되고 있었다. 우등과 열등의 이분법적 인식 구도 위에서 조선의 가정은 ‘불화와 원망과 비애의 소굴’로, 전통적인 혼인 양식은 ‘식과 색에 집착’하는 행위로 일방적으로 매도되었다. 이와 같은 정형화 작용에 의해 연애의 모델은, 전통 속에서 개선과 진보의 동력을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을 근본적으로 차단하였으며, 전면적인 부정과 단절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신종족의 창출을 요구하고 있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무정󰡕은 새로운 주목을 요했다. ‘사랑에 대한 태도로 족히 인생에 대한 태도를 결정할 수 있다고 믿’는 주인공 형식은 영채를 잃은 후, 김장로의 중개로 선형과 약혼하고, 곧바로 선형에게 자발적 감정을 요구하면서 ‘생명과 같’은 사랑을 고백한다. 충분한 동기화의 과정이 드러나지 않는 형식의 갑작스런 고백은, 인물의 성격과 행동이 소설 속 환경과 긴밀하게 상관하지 못하고, 작가의 이념의 직접적 반영에 그치고 있었음을 드러낸다. 형식의 사랑의 고백은 자연스런 사랑의 표현이라기보다는 사랑한다는 ‘믿음’의 표현이었다. 아내란 생물학적 파트너가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춘원의 신념이, 아내가 되기로 결정된 선형을 ‘생명보다 더 사랑’한다는 ‘믿음’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중에 영채가 나타나자 형식은 ‘대체 자기는 누구를 사랑하는가 선형인가 영채인가’ 하고 갈등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서 수차례에 걸친 내면적 ‘정’의 발견으로 스스로를 자각한 사람으로 생각했던 형식의 주체성이, 사실상 진정한 개인성의 발현이 아니라 신교육에 의해 습득된 지식과 담론의 효과였음이 드러난다. 이론적 신념이 소설적 형상화 과정 속에서 드러내는 이 같은 균열은, 관념적인 진공에서 구성된 이념의 맹점을 짚어내는 소설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춘원은 이 같은 형식의 깨달음을 ‘옳다, 그러므로 우리들은 배우러 간다’는 학업 욕망을 통해 해결한다. 춘원은 연애에 대한 그의 정형화된 모델을 의심하고 해체하여 재구성하기보다는, 오히려 모델을 제공했던 서구로부터 더욱 철저하고 완전한 배움을 얻음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무정󰡕이 드러내는 사랑의 표상은, 근대적 주체로 깨어나고자 했던 인물의 욕망이 식민자와 피식민자의 우열관계를 바탕으로 한 식민적 주체성으로 귀결되고 있음을 입증해 준다. 우리 자신의 삶의 토대에 대한 충분한 성찰 없이 서구적 모델로 정형화된 연애를 일방적으로 추종할 때, 소설은 현실 토대로부터 유리된 과격하고 허황된 사랑의 모습들을 그려내고 있었다. 연애를 첫 관심의 대상으로 삼아 출발했던 근대소설들은, 정형화된 연애의 모델을 그대로 모방 인용할 때, 소설적 객관화의 형식을 확립하기 어려웠다. 이와 같은 소설들은 서사적 상황과 긴밀한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사랑의 자유를 주장함으로써 근대인임을 선언하는 주인공들을 그려내었고, 이 같은 주인공들의 성격과 취향은 혈통, 신문명적 지식과 문화적 감각, 젠더, 도덕성 등에 의해 인간을 새롭게 계열화함으로써 근대 주체의 의미를 차별화시키고자 하는 식민적인 지식과 담론의 전략을 드러내고 있었다. 김동인, 나도향, 염상섭 등의 작가들은 ‘연애’가 함축하는 근대적 이념에 일면 동의하면서도, 현실의 토대를 충실히 성찰하는 객관적 시각 확보에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특정한 방식으로 구조화되는 근대인의 자기동일성으로부터 달아나려는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그러므로 이들 작가들에 의해 우리 소설이 자율적 미학을 획득하려 노력하는 과정은, 특정한 방식으로 유형화되는 근대 주체의 식민적 정체성으로부터 벗어나려는 노력의 과정이었다고도 할 수 있다.
연애는 1920년대 문학담론에서 중요한 주제였다. 프로문학이 프롤레타리아 혁명이란 목적의식 아래에 재조직되면서 연애를 다루는 방식도 크게 바뀌었다. 그럼에도 연애를 본격적으로 다룬 프로소설은 적기 때문에 연애문제에 주목한 프로문학연구도 거의 없었다. 본고는 기왕의 연구에서 비교적 소홀히 다루어졌던 프로문학에서의 연애문제에 착안하여 1920년대 후기 프로소설에서 연애가 형상화되는 과정을 살펴보고자 한다. 1920년대 초 절대적 추앙을 받았던 자유연애는 1920년대 중반에 오면 일부 작가들의 작품에서 비판의 대상으로 전락된다. 프로문학에서도 연애를 부정적으로 다루었는데 일반문학과 달리 연애를 비판하는 것은 개인이 아닌 사회 체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한설야의 「산연」과 「뒤ㅅ걸음질」에서는 물질적 토대 위에 벌어진 장난 같은 연애의 모습을 그리며 연애의 허구성을 피력한다. 이기영의 「밋며누리」와 「채색무지개」에서 연애의 실패는 여자주인공이 계급의식을 각성하고 사회주의자로 성장하는 계기로 작동하고 있다. 이기영과 한설야의 작품은 연애의 낭만적 가면을 벗기며 숨겨진 진실을 폭로함으로써 자본주의 사회의 본질을 비판한 다. 사회주의자들은 연애를 자본주의의 상징으로 배척했지만 개인의 성적 충동을 외면할 수 없었다. 이 시점에서 주의자끼리의 연애는 그나마 용납될 수 있는 형식으로 등장했다. 이기영의 「해후」에서 실연이 여전히 여성인물의 성장의 계기로 설정되어 있지만, 남녀주인공이 동지가 되어 해후하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연애의 가능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조명희의 「낙동강」은 전형적인 주의자 연인을 창출해낸다. 작가가 투르게네프 「그 전날 밤」의 연인상을 모델로 삼아 그려낸 동지애는 여성주의자를 성장시키는 힘이 되며 사회주의운동을 추진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이 작품들에서 연애는 개인적 감정과 상관없이 공적 영역-혁명운동을 뒷받침하는 매개적 역할을 하고 있을 뿐이다. 1920년대 말기 사회주의 연애담론의 전개에 따라 프로문학에서는 콜론타이의 연애관을 수용한 양상이 나타났다. 콜론타이의 소설 「붉은 연애」는 새로운 사회주의적 연애를 상상하는 공간을 제공한다. 송영의 「백색여왕」과 이효석의 「북국사신」은 모두 해외에서 조선 사회주의운동가와 러시아 여성주의자의 사랑 이야기를 전개한다. 작가는 이국적 동지애를 묘사함으로써 사회주의운동이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모습을 반영하려고 하지만, 열정으로 맺어진 연애가 혁명과 성의 이중적 낭만성을 갖게 된다. 콜론타이의 연애관을 수용하여 만든 붉은 연애는 주의자의 연대를 의미하는 동지애가 아닌 민족을 초월하는 로맨틱한 연애로 보인다. 1920년대 후기의 프로소설에서 연애는 처음에 배척을 당하다가 주의자를 단결시키는 매개로 작동되며, 또한 국경을 뛰어넘는 열정적 혁명을 상징하기도 했다. 연애가 탈낭만화되다가 또 다시 혁명의 낭만성을 입게 된 과정을 통해 1920년대 프로문학의 급진적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김지연 건국대학교 교육대학원 2009 국내석사
본 논문에서는 한국 근대 문학사에서 유행했던 ‘연애’가 근대적 주체 구성과 관련하여 새로운 의미를 조명되고 있는 학계의 흐름에 입각하여, 나도향 문학에서 형성되고 있는 연애서사가 지니는 특징을 분석하고, 그 안에서 나도향의 인식-연애에 대한 인식, 성에 대한 인식, 조선의 현실에 대한 인식 등-을 읽어내고자 했다. 특히 나도향에 주목한 것은 첫째, ‘연애’가 근대성과 관련 있다는 기존의 다양한 논의에서 나도향이 종종 소외되었음을 안타깝게 여겨서 였으며, 두 번째로는 도향의 문학이 1920년대의 전형적인 연애 서사를 착실히 따르는 듯하지만 분명히 나도향만의 특징적인 면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본 논문은 나도향 문학이 지니는 차별성이 ‘성에 대한 관점’에 기인한다고 보고 지금까지 논의를 전개해보았다. ‘사랑’은 타자와의 관계를 지향한다는 면에서 주체 구성의 서사에 가장 대표적인 자리에 설 수 있다. 특히 ‘사랑’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시간성과 공간성을 초월한 보편적 진리의 개념이 아니라 특정한 역사적 사회적 상황에서 발생하는 역사성을 지닌 존재를 규정할 때, 특정한 사회에서 형성된 ‘사랑’의 담론을 통해 그 사회에서 스스로를 구성해가는 주체를 삼사할 수 있다. 특히, 이러한 역사적·사회적 맥락을 부여하여 형성된 것이 ‘낭만적 사랑’이다. 낭만적 사랑은 숭고한 사랑과 가장 유사한 성격을 지니고 있으나 열정적 사랑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혀 다르다. 낭만적 사랑은 정신의, 숭고한 사랑의 우월성에 의해 성적인, 열정적 사랑의 요소들을 지배한다. 이러한 담론의 형성은 개인의 사적 영역, 즉 감정과 욕망의 문제에까지 통어가 미치기 시작하였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서구의 낭만적 사랑의 이데올로기에 기반한 사랑과 관계를 지칭하는 것이 바로 ‘연애’이다. 그러나 서구를 통해 직접 유입되지 않고 일본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유입된 이 ‘연애’는 식민지 조선이라는 사회적·역사적 현실 속에서 새로운 방향으로 구성된다. 한국의 연애 담론은 여러 가지의 특징을 지니고 있으나, 지식인들의 유학과 독서 경험에 의해 영향을 받은 서구 문화와 그 대표격인 연애에 대한 무조건적인 수용과 동경으로 인해서 관념성과 신성성을 띤다는 것이 가장 대표적인 성격으로 규정될 것이다. 무엇보다 ‘신성한 연애’ 담론이 형성되게 된 배경에는 정신성을 강조하는 기독교의 영향과 성(性)을 결혼과 출산이라는 끌어들임으로서 국가가 조직, 관리하고자 했던 진화론과 우생학의 전략, 그리고 “계몽적 연애 서사”를 완성하여 유행시킨 이광수의 영향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이광수의 ‘연애관’이 1910년대에 큰 지지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이는 새로운 근대 사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필요성과 근대적 주체가 무지몽매한 계몽의 타자를 이끌어야 한다는 조급함 때문이다. 이렇게 ‘계몽’이라는 대의를 위해 ‘사랑’의 육체적 측면을 억압하고 정신적 측면을 강조하는 춘원 식의 “계몽적 연애서사”에서 출발한 ‘연애’는 개인주의적 경향이 강조되던 1920년대에 이르러 변모하게 된다. 이 당시는 국가보다 개인의 자유와 행복에 더 큰 가치와 비중을 두던 시기였기 때문에 연애 서사가 ‘계몽’으로 귀결되는 양상은 사라졌으나 ‘연애’는 여전히 정신적 사랑의 우위가 지지를 얻었다. 이러한 ‘연애’는 서구 문화에 대한 동경과 환상에 의해 무비판적으로 수용되고, 또 ‘연애’ 자체가 근대적 주체가 되는 일종의 통과의례처럼 인식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실제적 경험을 기반한 감정과 관계로서의 의미보다는 ‘근대’와 같은 관념으로서의 성격을 띠게 된다. 이러한 연애의 관념성과 환상성은 연애를 서사화한 당대의 소설들의 서사적 요소에서 그대로 노출되는데 ‘연애’를 수입하게 된 통로인 유학과 독서가 그대로 작품 서사에 반영되어 ‘연애’를 더욱 관념화하고 동경하도록 만드는 장치가 되기도 한다. 또한, 이 당시의 ‘연애’를 다루는 대부분의 소설들은 우연한 마주침을 통해 ‘연애 감정’이 생기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는데, 이것은 당시 지식인들이 ‘연애’를 얼마나 관념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증명하고 있다. 1920년대에 집중적으로 창작활동을 한 나도향 역시 당시 유행하던 ‘연애’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그의 문학세계가 전개되는 양상을 주목해 보면, 그가 ‘연애’를 구성하는 감성과 이성에 대해 어떤 관점을 가지고 있는지를 추론해 낼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나도향의 문학세계의 변모를 단순히 경향소설의 영향으로 단정 짓는 것은 나도향의 문학세계만의 자생적 형성요인을 고찰할 수 있는 기회를 원천적으로 봉쇄한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나도향의 소설들 역시 1920년대 동인지 문학에서 드러난 ‘신성한 연애’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감성과 이성의 조화 일치’를 꿈꾼다는 점에서 도향 역시 계몽적 연애담론과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또한 사랑이란 ‘참사람’, ‘참인생’의 매개이며, 자기의 생명까지 희생하더라도 찾아야 할 절대적인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환승연애1> 포맷 구성의 특성에 관한 연구
Love reality programs focus on young men and women's emotions and marriage markets, and play an important role in the entertainment market where various genres are poured out with a unique emotional perspective. With the opening of the streaming era, the online video service (OTT) platform is showing strength. <Transferring Love 1>, which emerged against the backdrop of the continued popularity of love reality programs and the strength of the OTT platform in the streaming era, is also a sign that the genre of love reality has entered a completely new stage of development. Research on domestic love reality programs is mainly focused on love entertainment based on broadcasting stations such as "We Got Married" and "Heart Signal" series. There was also a lack of analysis of the characteristics of the format of the love reality program and the elements of the enjoyment. In this paper, the love reality program <Transferring Love 1> conducts research for the purpose of identifying the characteristics of the format composition of <Transferring Love 1>. Formal elements in the format composition of the love reality program <Transferring Love 1> are the production format in the form of recording, editing, and broadcasting the daily lives of the cast and the discussions of the observation guests, the composition of five fixed and one non-fixed guest, unstructured narrative structure, and drama-like continuity. The content format composition is a structure in which suspense is set through the combination of three scenes: the details of the cast, the guest's topic guide, and the performer's personal interview. Therefore, it is possible to evaluate the format of the love reality program <Transferring Love 1>. The originality of the love reality program <Transferring Love 1> is 1) the concept of "Transfer," 2) emphasizing complex emotions and emotional conflicts in relationships, and 3) the authenticity of content. The problem is the lack of narrative and confusion caused by the separation of group public spaces. Through the above research, we examine the characteristics of the format composition of <Transferring Love 1> from the perspective of enjoyment. The characteristics of the romance reality program <Transferring Love 1> format are 1) emotional conflicts and growth of characters, 2) emotional empathy that viewers have not gained in reality. 2) By creating four narrative spaces, shared, private, dating, and special spaces, it provides the most intuitive realistic basis for the story.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젊은 남녀의 감정과 결혼 시장을 집중 조명하고, 독특한 감정적 시각으로 다양한 장르가 쏟아지는 예능 시장에서 중요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스트리밍 시대가 열리면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지속적인 인기와 스트리밍 시대 OTT 플랫폼의 강점을 배경으로 등장한 <환승연애1>은 인기와 화제성, 콘텐츠의 질까지 주목받으며 연애 리얼리티라는 장르가 완전히 새로운 발전 단계에 진입했음을 알리는 신호이기도 하다. 국내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대한 연구는 주로 <우리 결혼했어요> <하트 시그널>시리즈 등 방송국을 기반으로 한 연애 예능에 집중돼 있다.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포맷 구성의 특성, 향유자 요소에 대한 분석도 부족했다. 본고에서는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환승연애1>가 연구 대상으로 <환승연애1> 포맷 구성의 특성을 규명하는 목적으로 연구를 진행한다.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환승연애1> 포맷 구성에 형식적 요소는 출연자들의 일상과 관찰 게스트들의 토론을 녹화하고 편집해 방송하는 형태로 한 제작 형식, 고정 관찰 게스트 5명과 비고정 게스트 1명의 진행자 구성, 비구조화 된 내러티브 구조, 드라마 같은 연속성이다. 내용적 포맷 구성은 출연자의 디테일, 게스트의 화제 안내, 출연자의 개인 인터뷰 세 장면의 맞물리기를 통해 서스펜스(suspense)를 설정한 구조이다. 따라서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환승연애1>의 포맷에 대해 평가할 수 있다.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환승연애 1>의 독창성은 1)'환승'이라는 콘셉트, 2)연애에서 복잡한 감정과 캐릭터의 감정적 갈등을 중시하는 것, 3)콘텐츠의 진정성이며 문제점은 서사의 부족, 단체 공용 공간이 분리되면서 생긴 혼란이 있다. 위와 같은 연구를 통해 향유의 관점에서 <환승연애1> 포맷 구성의 특징을 살펴본다.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환승연애1> 포맷 구성의 특성은 1)캐릭터의 감정 갈등과 성장으로 시청자들의 현실에서 얻지 못한 감정적 공감을 유발하고, 2)공유 공간, 사적 공간, 데이트 공간, 특수 공간, 4개의 서사공간을 구축함으로써 공간의 성격화를 최대한 만들고, 이야기에 대한 가장 직관적인 현실적 근거를 제공하고, 3)다양한 재미요소를 가진 코너의 변화를 통해 감각적인 자극을 지속적으로 제공하여 향유자가 프로그램의 맥락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한다.
본 연구의 목적은『장한몽(長恨夢)』(1913~15)의 번안양상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재구성된 텍스트의 독자적인 의미를 고찰함으로써 소설사적 의의와 위상을 구명하는 것이다. 조중환(一齋 趙重桓, 1887~1944)의 소개로 번안된『장한몽』은 이식된 '왜색 신파'나 대중적 취향에 영합한 '통속물' 등의 비하적인 뉘앙스를 띠는 수식어들로 인해 그동안의 문학사 기술에서 부정적인 것으로 인식되어왔다. 대표적인 예로 민중이 피로할 때마다 부활을 거듭하며 대중들을 위로, 위무함으로써 현실의 본질을 은폐시킨다는 최원식(崔元植)의 평가는 지금까지의『장한몽』 연구에 결정적으로 작용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에는 번안(성)이나 통속성 등을 단일한 코드-민족성이나 근대성과 같은 거대담론-로 읽어냄으로써 그 서사의 내적 특성을 간과하는 측면이 없지 않다. 더욱이 통속성이나 번안에 대한 이해는 텍스트 자체의 성격에 기인한다기보다는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담론이나 '배치'와 좀더 밀접하게 관련되는 문제이기에 보다 다양한 시각에서의 분석이 요구된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본 연구는 서사적 '모방'이라는 측면에 주목함으로써 번안을 통해서 '흉내'내고자 한『장한몽』의 서사적 특성과 그것이 궁극적으로 지향하고자 한 바가 무엇인지를 밝히는 데 주력하였다. 우선『장한몽』의 번안양상을 고찰하는 예비적인 단계로 시대적 상황에 따른 번안의 양상 및 성격의 변모와 번안자의 태도를 고찰하고, 지문/대사의 분리와 인용 부호 「 」 의 사용, 서술어미 등을 통해『장한몽』이 취하고 있는 '소설(novel)'의 형식적인 미학을 살펴보았다. 근대 초기 '번역'은 문명의 수입을 통해 근대를 견인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인식되면서 이른바 '번역문화의 도래'를 맞이한다. 더욱이 원어의 것과 동일한 상황이 역어상(譯語上)에 존재하지 않아 유사한 상황에 대한 표현으로 대치하는 '번안'이라는 형식은 근대 초기 신문명과 신사상을 외래로부터 들여오는 다양한 경로와 방법 가운데 하나로, 본격적2인 번역이 정립되기 이전의 시대적 요청에 의해 기획된 것이다. 이러한 번안에 대한 요구와 형식은 근대 초기의 애국과 계몽에 대한 열망과 열정들을 담아낸다. 그러나 1910년 강점 이후 일제의 정책적인 탄압 속에서 번안은 변모할 수밖에 없었으며 새로운 모색을 시도한다. 이 모색의 하나로 등장한 것이『장한몽』과 같은 일본 신파나 가정소설의 번안이다. 그러나 신소설의 퇴화와 더불어 통속성의 대두에 가세하게 된 이 소설들은 그 대중적인 인기에도 불구하고 이식된 왜색 신파로 분류되면서 부정적인 비난을 면치 못했다. 더욱이『장한몽』의 출현은 신소설의 종언을 예고했음에도 불구하고 통속성의 비난에 가려 그 서사적 특성이 간과되었다. 본 연구는 연구 범위의 제약상, 통속성에 대한 직접적인 접근을 시도하지는 못하지만『장한몽』의 서사분석을 통해 통속성 속에 내재하고 있는 개인과 사회의 욕망을 읽어내고자 하였다. 『장한몽』이 번안이라는 점에서 원작과의 비교작업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그것이 원작의 모방여부(與否)가 아니라 어떻게 번안되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번안양상과 서술적 특성에 대해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 본 연구는 이를 위해 원작과의 비교를 통해『장한몽』이 원작의 “푸롯을 過히 傷하지 안을 程度”에서 번안하고자 하는 번안자의 의도대로 전체적인 서사의 핵심 줄거리는 원작을 그대로 모방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그러나 '순결'에 대한 강조와 프로테스탄티즘의 개입, 단란한 가족 구성에 대한 의지, 계몽적 의도 등의 측면에서『장한몽』은 원작과 상이한 성격을 지닌다. 이러한 변형은 번안자의 창작의식이 개입됨으로써 서사 내부에서 번역의식과 창작의식이 충돌을 일으킨 데서 비롯된다. 원작과 달리 명징한 선/악 구도와 순결에 대한 집착으로 인한 겁간, 투신자살, 조력자에 의한 구원, 단란한 가족 구성의 해피엔딩 등과 같은 모티브는 원작이 아닌 신소설의 서사문법을 따른 것이다. 그 결과『장한몽』은 원작과 별도의 성격을 지님으로써 독자적인 서사를 구현한다. 본 연구는 원작과 달라지는『장한몽』의 서사적 특징을 “純朝鮮 냄새”나는 '조선 것'으로 번안코자하는 번안자의 태도와 동시기 신소설과의 친연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간주한다. 이는『장한몽』이 1910년대 신소설과 공유점을 가지고 번안된 작품으로 번안자의 창작의식이 어디에서 기인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1910년대 신문을 통해 형성된 담론이나 동시기 소설과의 연관성을 통해『장한몽』의 서사적 특성을 살펴보았다. 『장한몽』은 고아의 등장과 연애의 내적 의미를 통해서 새로운 주체를 모색하는 동시에 1910년대 연애론과 혼인 담론을 허구적 서사를 통해 형상화하고 있다. 특히 근대 초기 자본제적 사회로의 유입과정에서 새롭게 대두한 돈의 문제를 서사의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돈과 관련하여 1910년대 사랑의 의미와 계약의 세계를 지향하는 인간관계의 변모양상을 드러낸다. 그리고 전통적인 정절관념이 프로테스탄티즘과 결합하면서 새롭게 순결관념을 강화하고 여성의 욕망을 규율함으로써 여성 스스로가 내면화하도록 하는 한편, 여성의 희생을 통해 남성성을 회복시키고 있음을 보여준다. 『장한몽』 은 당대 신여성들의 비판의 핵심이 되었던 허영과 자본제적 생상양식의 대두로 인한 직업과 돈의 출현, 이 밖에도 유학, 학교교육, 법률과 같은 근대제도에 대한 인식을 멜로드라마적 상상력으로 코드화시킴으로써 흥미적 요소를 더하고 있다. 한편 순결에 대한 강조와 프로테스탄티즘의 개입, '연애-결혼-가정', 특히 단란한 가족 구성에 대한 강조는『장한몽』이 원작의 영향뿐만 아니라 당시 담론의 영향이나 신소설과의 연관성 속에서 번안되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결국『장한몽』이 원작을 모방한 번안이라 할지라도 소설의 물질적 토대를 이루고 있는 것은 1910년대 한국소설의 자장이었으며 그 속에서 형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요컨대『장한몽』은 연애를 통해 새로운 주체를 모색하였고, 연애에 바탕한 결혼의 중요성과 단란한 가정의 구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를 통해『장한몽』은 '연애-결혼-가정'이라는 새로운 서사의 스타일을 제시했다. 그 결과 1910년대 연애 서사의 문법과 연애를 바탕으로 한 '단란한 가족' 구성의 방법론을 제시함으로써 신소설이 봉착했던 서사에 새로운 서사적 가능성을 타진한다. 결국『장한몽』은 새로운 소설 문체의 형식과 연애를 바탕으로 한 가족 서사라는 내용으로 신소설의 독자들을 사로잡으면서『무정』으로 이어지는 1910년대 소설사에서 장편 연애 서사의 한 축을 형성한다. 결론적으로『장한몽』은 1910년대 소설사에서 근대소설의 통로를 모색하는 하나의 과정이었다. 本硏究の目的は 『長恨夢』(1913~15)の번案の樣相を分析し、それを通じて再構成されたテキストの獨自の意味を考察することで、小說史的意義とその位相を究明することである。 趙重桓(チョ·ジュンハン: 一齋 , 1887~1944)の手で번案された『長恨夢』は移植された「日本的新派」であるとか、大衆の嗜好に迎合した「通俗小說」だという見下されたニュアンスを帶びたレッテルにより、この間の文學史において否定的なものとして認識されてきた。その代表的な例として民衆が苦しい狀況におかれる度に復活を重ね大衆を慰勞、慰撫することで現實の本質を隱蔽するのだという崔元植(チェ·ウォンシク)の評價はこれまでの『長恨夢』硏究の定說としてある。だが、このような評價には번案(性)だとか通俗性といった單一のコ-ド、民族性とか近代性といった大談論として讀み解くことによって、その敍事の內的特性を見過ごすといった側面もなくはなかった。さらに、通俗性とか번案に對する理解はテキスト自體の性格によると言うよりは、テキストを取り圍んでいる談論や、「配置」とより密接に關わっている問題でもあり、多樣な視覺からの分析が要求されている。 こうした問題意識を基に本硏究は敍事的「模倣」という側面に注目することで번案を通じて「眞似」ようとした『長恨夢』の敍事的特性と、それが究極的に目指そうとしたところが何であったのかを明らかにすることに力を注いだ。 まず、『長恨夢』の번案の樣相を考察する豫備段階として、時代的狀況にともなう번案の樣相、および性格の變貌と번案者の姿勢とを考察し、地文/科白の分離と引用記號の「」の使用、敍述語尾などを通じて『長恨夢』がもっている「小說(novel)」の形式的な美學を考察した。近代初期の「번譯」は文明を吸收することを通じて近代を牽引していく一つの方法として認識しながら、いわゆる「번譯文化の到來」を迎えた。さらに、原語が指し示すものと同一な狀況が譯語上、存在せず、似通った狀況に對する表現をもって對處する「번案」という形式は、近代初期の新文明と新思想を外部から持ち입む、多樣な經路と方法の一つとして、本格的な번譯が確立する以前の時代的な要請により企てられたものである。このような번譯への要求と、번案という形式の出現は、近代初期の愛國と啓蒙にたいする熱望と熱情を現している。だが。1910年の倂合以降、日帝の政策的な彈壓の下で번案は變貌するしかなく、新たな摸索を試みる。この摸索の一つとして登場したのが『長恨夢』のような日本の新派や家庭小說の번案である。だが、新小說の退潮とあいまって、通俗性の臺頭に加勢することとなったこれらの小說は、その大衆的な人氣にも拘らず、移植された日本の新派に分類され、否定的な非難を避けられなかった。さらに『長恨夢』の出現は新小說の終焉を豫告したにも拘らず、通俗性といった非難に隱され、その敍事的な特性が見落とされてしまった。本硏究は硏究範圍の制約上、通俗性に直接的な接近を試みることはできないが、『長恨夢』の敍事に對する分析を通じて、通俗性の中に內在している個人と社會の欲望を讀み解こうとした。 『長恨夢』が번案であるという點で、原作との比較作業は避けられない。だが、原作の模倣の是非ではなく、いかに번案されたのかに對する具體的な번案の樣相と敍事の特性に對する解明がなされなければならない。本硏究はこのために模本である尾崎紅葉の 『金色夜叉』と小栗風葉の『金色夜叉終編』との比較を通じた具體的な번案の樣相を考察した。『長恨夢』は原作の “푸롯을 過히 傷하지 안을 程度(プロットを傷つけすぎない範圍)”において번案しようとする번案者の意圖通りに全體の敍事の核となる筋は原作をそのまま模倣している。だが、「純潔」の强調と、プロテスタントイズムの介入、平穩な家族構成に對する志向、啓蒙への意圖などの側面において原作と異なる敍事の性格を見せている。 こういった變形は번案者の創作意識が介入することで敍事の內部において번譯意識と創作意識が衝突を起こしてしまうところに起因する。原作と異なる明瞭な善惡の對立構圖と純潔に對する執着にともなう强姦、投身自殺、協力者による救助、平穩な家族の構成に至るハッピ-エンドというモチ-フは、原作ではなく、新小說の敍事文法によるものである。その結果『長恨夢』は原作とは異なる性格を持つことで獨自の敍事を具現している。 本硏究は原作と異なる『長恨夢』の敍事的特徵を「純朝鮮的な香り」のする「朝鮮的なもの」へと번案しようとする번案者の態度と、同時期の新小說との近緣性に起因するものと見做している。これは『長恨夢』が1910年代の新小說との共有項を持ちながら번案された作品として、번案者の創作意識がどこに起因しているのかを示している。このため、本硏究は1910年代の新聞を通じて形成された談論や同時期の小說との關連性を通じて『長恨夢』の敍事的特性を考察した。 『長恨夢』は孤兒の登場と戀愛の內的意味を通じて、新たな主體を摸索すると同時に1910年代の戀愛論と結婚談論を虛構の敍事を通じて描き出している。特に近代初期の資本制的社會への過度期において、新たに臺頭してきた金錢の問題を敍事の全面に打ち出すことで、金錢と關連して1910年代の愛の意味と契約世界を目指す人間關係の變貌の樣相をあらわにする。そして傳統的な貞操觀念がプロテスタントイズムと結ぶつきながら新たに純潔觀念を强化し、女性の欲望を律することで、女性が自ら內面化するように作用する反面、女性の犧牲を通じて男性像を回復していることを示している。 『長恨夢』は當代の新女性たちに對する批判の核心であった虛榮と資本制的生産樣式の臺頭による職業と金の出現、その他にも留學、學校敎育、法律といった近代の制度に對する認識を、メロドラマ的想像力でコ-ド化することで、興味面での要素を强めている。一方、純潔に對する强調とプロテスタントイズムの介入、「戀愛-結婚-家庭」、特に平穩な家族構成の强調は究極的に『長恨夢』が原作の影響だけでなく、當時の談論の影響や、新小說との連關の中で번案されたことを證明しているわけだ。結局『長恨夢』が原作を模倣した번案であっても、小說の物質的土臺をなしているのは1910年代の韓國小說の磁場であり、その中で形作られたことを知ることができる。このことは、卽、『長恨夢』の敍事的特性を通じて1910年代の小說の創造的地平を切り開いて見せたということだ。 要するに『長恨夢』は戀愛を通じて新たな主體を摸索し、戀愛に基づいた結婚の重要性と平穩な家庭の構成を示しているところに意義がある。このことを通じて『長恨夢』は「戀愛-結婚-家庭」という、新たな敍事スタイルを示した。その結果、1910年代の戀愛敍事の文法と戀愛を基にした「平穩な家族」構成の方法論を提示することで、新小說が直面した敍事に新しい可能性を模索する。結局、『長恨夢』は新たな小說の文體の形式と戀愛を基にした家族敍事という內容をもって、新小說の讀者を引き付け、『無情』へと續く1910年代の小說史において、長編戀愛敍事の一方を形成し、結論として、『長恨夢』は1910年代の小說史において、近代小說の通路を摸索する一つの過程であった。
연애 집단상담 프로그램이 대학생의 연애관계 완벽주의와 갈등해결전략에 미치는 효과
전석경 한세대학교 심리상담대학원 2020 국내석사
1. 연구의 필요성 및 목적 대학생 시기는 청소년 후기 및 성인 초기(18세-35세)에 속하며, 한 개인이 심리적·사회적·생물학적 측면을 통합하여야 하는 과도기이다. 그러므로 대학생 시기에 성공적인 적응을 하는 것은 이후 인생의 대비를 위하여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또한 대학생 시기에는 진로나 취업과 함께 의미 있는 관계에서의 정서적 유대감 및 지지를 바탕으로 친밀한 관계의 형성을 통해 발달과업을 이루게 된다(Erikson, 1959). 따라서 이 시기에 강조되는 발달과업은 자아정체감의 형성, 부모로부터의 심리적·물질적 독립, 친밀한 대인관계 및 연애관계 형성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부모로부터 독립하여 미래의 인생을 설계하고 준비하는 이 시기에 관계를 맺는 대상은 친구, 동료, 연인 등으로 다양해지고 확대되어 가는 특징을 보인다(Bartholomew & Horowitz, 1991). 서강대학교의 학생생활상담연구소의 ‘2018학년도 신입생 실태조사연구’에 따르면 신입생들에게 “대학생활을 할 시 가장 걱정스럽게 생각하는 부분”을 조사한 결과 ‘대인관계문제(25.2%)’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학생활에서의 가장 하고 싶은 일”을 조사한 결과로, 전공 공부(30.8%)에 이어 그 다음으로 ‘연애·대인관계’가 18.7%로 높게 나타났다(이수정, 2018). 또한 연세대학교 상담센터의 조사에서 대학생활 적응을 어렵게 한 요소 중 친구, 연인, 선배를 포함한 대학에서의 인간관계(27.85%)가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여가시간에 주로 하는 일에는 게임 및 인터넷, 수면 다음으로 연애(13%)가 높았다(연세대학교 학생생활상담소, 2014). 이러한 연구결과는 대학생 시기의 발달과업인 친밀감의 형성과 연관되는 것으로, 특히 연애는 대학생들에게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대학생 시기의 연애는 연인과의 친밀감 형성을 통해 만족스러운 연애관계를 경험하면서 자신을 다양한 시각으로 볼 수 있게 된다. 또한 관계를 통해 자아개념의 형성 및 강화를 시킴으로써 자아정체성에 대한 통찰과 이해에 도움이 되며(유영주, 김순옥, 김경신, 1993; 홍대식, 1998), 긍정적인 자아의 발달에도 도움이 된다(김진희, 2005). 또한 연애관계를 통해 사랑의 기술을 습득하고 실천하는 것은 배우자를 선택할 때에 도움이 되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Lloyd & Cate, 1985). 뿐만 아니라 연애를 함으로써 서로 즐거운 시간을 가지며 친밀감을 가질 수 있다. 이는 사회 적응력 발달에 도움이 되며(김은지, 1997), 서로가 성숙해지도록 돕는다(박은영, 2003), 즉, 연애관계에서 만족도가 높을수록 행복감은 높아지고(Argyle, 1997; Berry & Willingham, 1997), 심리적·신체적 안녕감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Koball et al., 2010; Stutzer & Frey, 2006), 그러나 연애관계에서 만족도가 낮을수록 심리적·정서적 문제에 영향을 미치며, 갈등을 불러일으킨다(강영희, 2013). 또한 연애관계 만족도가 낮으면 우울(Fincham et al., 1997), 공격성(Capaldi & Crosby, 1997), 알코올 남용(Jacob & Krahn, 1998)과 같은 부정적인 행동 및 정서와 높은 관련을 보인다. 즉, 연애관계에서 불만족을 심각하게 느낄 시에는 정신적 건강을 위협한다(Whitton & Whisman, 2010). 따라서 대학생 시기 연애관계의 만족은 개인의 건강한 삶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지은선, 2014). 따라서, 대학생의 연애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결방안으로서 상담센터 및 상담 기관들은 다음과 같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에서 진행된 연애 관련 집단상담 프로그램(김경순, 2000; 김인옥, 2010; 정여주, 2012; 정혜경, 2002; 최연화, 2011; 최영, 2006)은 다음과 같다. 김경순(2000)의 사랑학습 프로그램에서는 ‘언어 표현’과 ‘이성관계 이해’에서 가장 효과적이었으며, ‘자기통찰’과 ‘의사소통’ 능력을 향상시켰다. 정혜경(2002)의 사랑증진 집단상담에서는 대인관계 측면(사회적 회피성, 냉담성, 보복성, 비주장성, 피착취성)에서 효과적이었다. 최영(2006)의 커플 관계 증진 집단상담에서는 내적통제성과 연애관계 만족도가 향상되었다. 김인옥(2010)의 이성관계 형성 자기효능감 증진 집단상담 프로그램에서는 이성관계 형성 자기효능감의 하위영역에서 합의단계, 스킨십단계, 탐색단계, 호감단계, 사귐단계 순으로 효과가 있었으며 지속성에도 효과가 있었다. 최연화(2011)의 커플관계 증진 프로그램에서는 자신과 파트너의 이해수준을 높이고, 커플 만족도를 증진시켰다. 정여주(2012)의 연인관계 향상 집단상담 프로그램에서는 커플관계 만족도, 자기분화, 공감능력이 향상되었다. 한편 대학생의 연애관계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완벽주의적 성격특성을 들 수 있다. Burns(1980)는 완벽주의자가 중요한 타인, 즉 연인에게도 자신에게와 같은 완벽함을 기대하고 요구하게 되어 관계에서 쉽게 실망하게 되며, 이 실망감을 상대방에게 표현함으로써 상대방의 부정적 감정을 유발하여 결국 부정적인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고 하였다. Pacht(1984)는 완벽주의자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이러한 성향이 강해, 자신이 완벽하지 않을 때 타인에게 거부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가지게 되고 자신의 생각이나 정서를 타인과 공유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하였다. 여기에서 연애관계 완벽주의는 일반적인 완벽주의와 차이를 갖는다(김나영, 김향숙, 2018). 일반적인 완벽주의가 자신에 대한 믿음과 같이 개인의 내적인 완벽주의적 신념과 관계있는 반면, 연애관계 완벽주의는 대인관계에서의 완벽주의적인 믿음과 관계가 있다(Arcuri, 2013). 즉, 연애관계 완벽주의란 연애관계에서 연인이 결점 없는 상태를 유지하길 기대하는 것과 같이 높은 기대를 가지며, 상대방 역시 자신에게도 높은 기대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여 자기 스스로가 결점이 없는 상태를 유지하려고 하는 경향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송은주, 이지연, 2016). 그리고 선행 연구들은 연애관계 완벽주의가 높은 사람들이 연애관계에서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기대와 발생한 상황이 다를 때 상대방에게 부정적인 편향의 태도를 보이는 경향이 있음을 나타낸다(Bradbury & Fincham, 1990; Fincham & Bradbury, 1992). DiBarto 등(2007)은 완벽주의 성향을 지닌 사람들은 미래에 발생할 일에 대한 결과를 부정적으로 과도하게 예측하고 이에 대비하려는 성향이 높다고 한다. 이러한 사람들은 대인관계에서 갈등이 유발될 수 있는 부정적 요인에 과도하게 집중하며, 갈등 발생 시 상대방에게 더 책임이 있다는 악의적인 책임귀인 편향을 보인다고 하였다. 이는 높은 완벽주의 성향의 사람은 중립적인 사건에서 더욱 부정적인 결과에 편향되며 상대방에 대해 악의적으로 귀인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와 일치한다(Chang & Sanna, 2001; Flett et al., 1998). 최근 연구에서도 연애관계 완벽주의가 높을수록 갈등상황에서 상대방에게 악의적인 책임귀인을 보이며, 상대방을 용서하는 일이 적고 갈등을 성숙하게 해결하지 못한다고 하였다(Furman, Luo & Poind Jr, 2017). 위의 선행 연구를 토대로 본 연구에서도 연애관계 완벽주의가 높은 개인은 갈등상황에서 연인이 의도적으로 이러한 갈등을 야기했다고 판단하고(의도), 연인이 이기적이기 때문에 이렇게 행동했을 것으로 판단하며(이기적 동기), 이러한 연인의 태도에 대해 자신이 연인을 비난하여도 마땅하다고 판단하는(비난받아 마땅함) 악의적 책임귀인을 보일 것으로 가정했다. 따라서 대학생의 완벽주의적인 성향은 연애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나타낸다. 연애관계는 친구나 부부 관계와는 달리 계약적인 책임을 지니지 않는 남녀의 만남이라는 관계적 특징이 있다(박은영, 2003).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온 두 사람이 보다 친밀한 관계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해 이해의 폭을 넓히고 신뢰를 쌓는 과정이 반복된다(김민정, 2016). 이런 과정에서 각자의 습관, 서로에 대한 신뢰, 가치관, 의사소통 방식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면서 갈등을 경험하게 된다(박승민, 이수원, 1993; 안자경, 2008). 또한 연애관계는 다른 사회적 관계보다 더욱 친밀하고 강렬한 감정을 느끼는 관계이므로 어떠한 방법으로 갈등을 해결하느냐는 관계의 질을 나타내는데 중요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강진희, 2011). 따라서 연애관계 만족도를 높이는 데에는 긍정적 갈등해결전략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갈등해결전략(Conflict Management Strategy)이란 대인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관리하고 처리하는 기술이며, 서로의 목적 달성을 위해 사용하는 것으로써 자기의 이해를 방어하고 고양시키기 위해 갈등 상황에서 상호작용을 성취하는 방식들을 말한다(김나리, 2002 재인용; Pollard, 1985; Unger, 1998). 연애를 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연구한 Lloyd & Cate(1985)는 갈등이 잦으면 관계에서 만족도가 낮아지지만, 갈등이 잘 해결되면 만족도가 높아진다는 결과를 보여주어 중요한 것은 갈등 자체보다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이나 기술임을 입증하였다. Cramer(2000)는 관계의 만족이 갈등 자체로서 보다는 해결되지 않은 갈등과 부정적인 해결 방법에서 더욱 상관이 있다고 하였다. 즉, 갈등으로 인해 연인을 걱정하게 하는 것이나 아예 문제에 대해 대화하는 것을 피하는 것과 같은 부정적 갈등해결방법이 문제라고 하였다(강진희, 2011). 특히 상호작용의 빈도가 높고, 상호의존적이며, 영향력이 강한 친밀한 관계와 같은 연애관계에서는 서로의 의견에 대해 불일치가 발생할 기회가 많아서 불만족을 느낄 가능성은 높아진다(노현숙, 2006). 따라서 긍정적 갈등해결전략은 연애관계 만족도를 높이고 효율적인 의사소통을 하는데 영향을 주며 부정적 갈등해결전략은 낮은 만족도와 관련이 있다(권지영, 2009; 이지연, 서수균, 2011), 즉 부정적인 갈등해결전략은 갈등 상황이 더욱 악화되어 친밀한 관계로 발전하는데 어려움을 줄 수 있음을 예측해 볼 수 있다. 이에 본 연구는 대학생에게 필요한 연애 관련 주제들을 다룰 수 있는 연애 집단상담 프로그램을 구성하여 프로그램의 처치가 대학생의 연애관계 완벽주의와 갈등해결전략에 미치는 효과를 검증해보고자 한다. 2. 연구문제 본 연구에서는 연애 집단상담 프로그램이 대학생의 연애관계 완벽주의와 갈등해결전략에 미치는 영향을 통계적으로 검증하고자 하였다. 이에 본 연구의 목적에 부합하기 위한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 첫째, 연애 집단상담 프로그램이 대학생의 연애관계 완벽주의에 영향을 미치는가? 둘째, 연애 집단상담 프로그램이 대학생의 갈등해결전략에 영향을 미치는가?
연애경험을 통한 대학생의 자기 발견 및 확장에 관한 현상학적 연구 : 자기대상과 관계적 자기를 중심으로
본 연구는 대학생들의 연애경험을 탐색하고 연애를 통하여 자기발견 및 자기 확장을 해나가는 과정을 자기대상과 관계적 자기 이론을 기반으로 연애의 본질적 의미를 분석해 보고자 하는 것에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설정한 연구 질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연인관계 속에서 자기-자기대상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둘째, 갈등경험과 극복 혹은 이별의 과정에서 관계, 경계, 방어기제는 어떻게 작용하는가? 즉 관계적 자기는 어떻게 발현되는가? 셋째, 대학생들은 연애 경험을 통해 관계 속에서의 자기를 어떻게 발견하고 확장해 가는가? 넷째, 대학생들이 경험하는 연애의 현상은 어떠하며 본질적 의미는 무엇인가? 연구 참여자 선정은 기준에 의한 표집을 사용하여 정여주 외(2011)의 연인관계유형(안개형, 난장이형, 군림형, 껍질형, 산만형)별 1년 이상의 연애 경험이 있었거나 현재 연애 중인 남녀 대학생 11인을 연구 참여자로 선정하였다. 연구 자료는 2016년 3월부터 7월까지 인터뷰를 통하여 수집하였으며, 수집 과정에서 연구 참여자에 대한 윤리적 고려를 위해 연구의 목적과 방법 및 참여자의 역할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였고 연구 참여자의 권리를 명시한 연구 참여 동의서에 서명을 받았다. 수집된 연구 자료는 질적 연구방법의 현상학적 접근으로 Giorgi의 분석절차를 따라 결과를 도출해 내었다. 도출된 구성요소는 연애경험을 이루는 본질인 44개의 의미단위로부터 16개의 하위구성요소와 7개의 구성요소를 이루었다. 연구 질문에 따른 연구 결과를 요약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자기대상은 생애초기 의미 있는 타인 즉 양육자로부터 받게 되는 심리적 기능이다. 연구 참여자들이 진술하는 성장과정에서의 자기대상경험 구성요소인 [성장배경과 환경에서의 명암]은 <최적의 좌절>과 <상처가 되는 좌절>의 하위구성요소로 이루어졌다. 성장환경에서의 자기대상 기능이 완전할 수 없고 자기대상은 평생을 두고 필요한 기능이기 때문에 연인과의 건강한 관계를 통해 결손 되었던 자기대상을 보상받을 수 있고 다시 발달시킬 수도 있다. 첫사랑의 경험은 연인과의 자기대상관계를 경험하는 첫 관문이었고, 현재 연인을 만나기 이전 연애에서의 경험은 어떤 내용과 형태로든지 현재의 연애에 영향을 주게 된다. 연구 참여자들이 경험한 [지나간 연인에 대한 애증]의 구성요소는 <흉터로 남은 미련과 후회>, <현재에 기억되는 지나간 연인의 소중함>의 하위구성요소로 도출이 되었다. 연인관계 속에서 자기-자기대상은 [존재 전부를 돌보는 자기대상- 연인]의 구성요소와 그에 따른 하위구성요소인 <충족되는 자기애>, <공감적 이해와 수용>으로 도출되었다. 둘째, 연애의 과정에서 두 사람의 관계와 경계 그리고 방어기제를 통한 관계적 자기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관련이 되어 영향을 미친다. 연인을 선택하는 기준도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될 것이며, [너를 선택했던 이유]의 구성요소는 <내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은>의 하위구성요소를 도출했다. 관계적 자기의 핵심내용을 보여주는 [너와 나의 거리, 영역, 그리고 갈등의 방어기제]의 구성요소는 안개형의 <안개처럼 ‘너’에게 숨어버리고>, 군림형의 <‘나’를 지키고자 너에게 군림하는>, 산만형의 <또 다른 ‘너’가 필요해>, 난장이형의 <나를 낮추어서 너에게 맞춰주는>, 껍질형의 <껍질 속 진짜 내 모습을 보여줄 수 없어>의 하위구성요소로 도출이 되었다. 이들 각 연인관계 유형별 특성과 관계적 자기의 발현과정을 살펴보았다. 셋째, 대학생들이 연애 경험을 통해 관계 속에서의 자기를 발견하고 확장해 가는 과정은 연인과의 갈등들을 극복하거나 혹은 이별하거나 하는 [내가 선택하는 연인관계]의 구성요소에서 <더욱 단단해지는 연애>, <결국은 이별>의 하위구성요소가 도출이 되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자기를 다시금 돌아보는 [다시 서는 연인으로서의 ‘나’]의 구성요소에서는 <자기 발견>, <자기 확장>의 하위구성요소가 도출이 되었다. 넷째, 일반적 구조진술을 통해 도출해 낸 대학생들이 경험하는 연애의 본질적 의미는 ‘나와 너의 변증법적 이음매’이다. 연애에서의 변증법은 사랑으로 만남을 하고 연인으로 관계를 이룬 두 사람이 사이에서 갈등과 자기상의 충돌이 생기는 경험을 하고, 이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 관계적 자기를 발달시키고, 나의 자기와 연인의 자기가 서로 만나고 부딪히고 영향력을 확장하면서 관계를 이어나가는 과정이다. 두 사람의 자기가 변증법적 과정을 통해 두 끝을 맞대어 붙어있는 모양새인 이음매를 이루는 것이 연애의 본질이라고 해석을 하였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한 본 연구의 의의는 첫째, 성장과정에서 거절당한 자기로 인해 좌절하고 상처받은 자기애는 성인이 되어 연인과의 관계를 통해 자기대상기능을 회복할 수 있으며, 이러한 과정을 연구 참여자들의 경험을 통해 살펴볼 수 있었다. 둘째, 양적인 결과로 도출되는 연인관계 유형은 연인상대의 특성과 연인관계의 질 또는 시간의 흐름, 상황의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때 양적인 연구만으로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부분을 질적인 연구의 내용으로 심층적 변화의 과정을 살펴볼 수 있었다. 셋째, 단절을 넘어 관계를 맺고 숙성의 상태에 이르기 위해서는 안전하게 보살펴주는 자기대상 기능이 회복 되어야 함을 연구 참여자들의 구체적인 경험을 통해 살펴볼 수 있었다. 이러한 연구의 의의와 함께 이후에 진행되는 연구에서는 연인상대와 함께 쌍으로 연구 참여자를 구성하여 더욱 깊은 본질적 관계양상과 아울러 남녀의 특성도 심도 있게 연구해 볼 것을 제안하였다.
연애대중과 소설 : 1950-60년대 대중소설을 중심으로
This study examines the development of ‘romantic relationship’ in the postwar popular narratives and its relationship to the formation of the subject. Through liberation from Japan and war against North Korea, with political freedom, discourse on ‘free love’ started as the core means of sexual freedom. Marriage and romantic relationship were separated from each other and issues on sexual desire emerged with dual punishment on adultery, absence of male, and female head of family and so on in postwar era. Popular novels written in this time truly shows the very shift in ‘the concept of romantic relationship’. Popular writers, such as Bi-seok Jeong and Kye-ju Park, depicted lust as a desire accompanied by romantic relationship, which paved new ways in romance narrative. One of the most remarkable features in postwar popular narrative was the frequent appearance of romantic relationships across generations. When the relationships wound up broken, it is replaced by the solidarity of young generation. From those works, the desire to form a subject converged on the identity of people of postcolonial nation. These narratives showed characteristics of enlightenment. However, unlike ostensible messages, it reveals that the control over women’s sexuality has failed, which led to the excessive punishment on them. By 1960s, female writers dominated the popular novels. Kyongni Park, Shin-jae Kang, Hee-suk Choi and so forth wrote many stories where people go through ‘romantic relationship’ and reach the ‘inwardness’. For them, romantic relationships are aesthetic. It is important to note that the ‘inwardness’ that is constructed this way is closely connected to the objectified sexuality in postwar era. Moreover, it is worth mention that the ‘inwardness’ confined in ‘family’ is another pair of the ‘inwardness’ that the male writers gave shape to. The course that women’s ‘inwardness’ reconstructed under the category of ‘romantic relationship’ and ‘family’ is intertwined with the phase after April Revolution when the pubic and private sphere got rapidly readjusted. The novels from this era that is set in revolution circumstances, the death of male characters is represented as apolitical meaning. After their death, female characters face the task to form subject by means of ‘romantic relationship.’ 본 연구는 전후 등장한 ‘연애대중’의 존재에 주목하고, 50-60년대에 생산된 대중소설을 대상으로 ‘연애’의 서사적 문법을 주체 형성과 연관하여 살펴보았다. 전쟁을 통한 급격한 계급 변동과 도시화, 미국발 자본주의 체제로의 본격적인 진입은 새로운 ‘대중성’이 출현하는 제도적 기반을 예비하고 있었다. 이 무렵 형성된 도시대중들에게‘연애’는 그야말로 가장 도시적이면서 현대적인 문화경험이었다. 이제 연애를 개인에게 주어진 당연한 권리이자 교양의 하나로 인지하는 도시대중들이 등장한다. 연애는 당대 대중들에게 풍속이자 ‘교양’이었다. 이 시기에 이르러 비로소 연애는 대중적 차원으로 상상되기 시작했으며, 연애에 대한 관심은 모든 계급, 성별, 연령을 아우를 수 있었다. ‘연애대중’의 출현으로 대중화 된‘연애’관념은 60년대로 이어지면서 ‘낭만적 사랑’의 관념 아래 포섭된다. 한편, 해방과 전쟁을 거치며, 정치적 자유와 더불어 논의된 ‘자유연애’는 성적 자유와 같은 섹슈얼리티를 핵심적인 기제로 하여 담론화 되기 시작한다. 전후 간통쌍벌죄의 제정과 남성의 부재, 여성가부장의 대두 등은 결혼과 연애를 분리하고 성욕의 문제를 가시화 하는 계기로 작동하고 있었다. 이 시기 창작된 대중소설은 이러한 ‘연애관념’의 변화를 충실하게 담아내고 있었다. 정비석, 박계주 등의 대중작가들은 연애와 그에 동반되는 욕망으로서 애욕을 다루면서 연애서사의 새로운 문법을 만들기 시작한다. 전후 대중서사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 중 하나는 바로 세대간 연애가 자주 등장한다는 점이다. 이들의 연애는 실패로 끝나고, 그 자리를 대신하는 것은 청년세대의 연대이다. 그리고 작품에서 주체구성의 욕망은 탈식민 국가의 ‘국민’이라는 정체성으로 수렴된다. 이 서사들은 계몽적 서사의 특징을 보인다. 그럼에도 중요한 것은, 표면적 메시지와 달리 여성의 섹슈얼리티에 대한 통제가 실패했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이는 여성의 섹슈얼리티에 대한 과잉 처벌로 드러난다. 60년대에 이르면, 대중소설계에서 연애는 여성작가들의 전유물이 된다. 박경리, 강신재, 최희숙 등 작가들은 ‘연애’를 경유하여 ‘내면’에 도달하는 서사를 다수 창작한다. 이들의 연애는 유미주의적 성격을 보인다. 우리는 이렇게 구성된 ‘내면’이 전후 타자화 된 섹슈얼리티와 닿아있으며, 당대 남성작가들이 형상화 한 ‘내면’의 짝패이자 ‘음화’라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성연애소설은 소위 ‘4.19 세대’ 남성작가들이 서사 속에서 제물화 했던 바로 그 여성들의 ‘내면’을 주축으로 하고 있었다. 남성작가들의 소설에서 남성인물의 주체 정립이 ‘누이’나 ‘어머니’를 훼손하고 부정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면, 여성작가들의 소설에서 여성인물의‘내면’은 가부장의 권위를 문제시 하고 ‘부친 살해’를 상징적으로 구현하는 방식을 통해 창출된 것이다. 여성의 ‘내면’이 ‘연애’와 ‘가정’이라는 친밀성의 영역 아래 재구성되는 과정은 4.19 이후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이 급속하게 재조정 되는 국면과 맞물려 있다. 이 무렵 혁명을 배경으로 한 소설에서 우리는 남성인물의 죽음이 비정치적 의미로 재현되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다. 서사에서‘혁명 이후’는 남성인물의 정신적 탈진과 여성인물의 구원으로 구현되고, 이 분할은 ‘대중’의 관념이 남성-정치적 주체-청년/ 여성-소비 주체-주부로 분화되는 양상과 포개어진다. 이는 4.19를 기점으로 여성을 가정에 복속시키고자 한 정권의 보수화와 연동하는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이 시점은 여성작가들이 익숙한 공/사 분할을 근거로 출현한‘가정성’의 관념을 전유하면서 여성의 주체성에 대해 적극적으로 사유하기 시작한 순간이기도 하다. 서사 속 여성인물들은 결코 정권이 강제한 안전한 가정주부에 머물지 않으며, ‘시민성’이라는 관념이 내재하고 있는 젠더차이를 의식화 하고 체제질서에 질문을 던진다. 50-60년대 대중소설에서 연애 관념이 변화하는 양상을 추적하고, 60년대에 돌발적으로 출현한 ‘여성적 자의식’을 역사화 하는 이 작업은 ‘연애’와 ‘여성’, ‘대중소설’라는 낯익은 결합의 역사성을 밝히고, 근대문학에 내재한 성차를 재구하려는 시도라 할 수 있다. 나아가 ‘4.19 세대’를 주축으로 형성된 ‘시민의식’의 젠더적 성격을 폭로하는 것이기도 하다.
후기자본주의 사회의 연애 담론과 양식 : 연애 상품의 체계와 테크놀로지
본 논문에서는 연애 상품의 체계와 테크놀로지를 분석하고, 오늘날의 연애 양식과 담론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에 대해 탐구한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목표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첫째, 현대 사회에는 ‘합리적인 연애윤리’라는 공통의 정서가 자리잡고 있으며, 이는 연애 상품이 생산소비되고 있는 사회적 배경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밝힌다. 둘째, ‘사랑하기’와 ‘관계 맺기’의 패러다임에 불어오는 변화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삶의 주체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가에 대해 재고해 본다. 후기자본주의 사회는 존재하는 모든 것을 시장 경제 체계 안으로 강제 편입시키고 있다. 교환과 거래의 법칙으로부터 벗어나 있었던 비경제적 영역들은 점차 자본주의적 논리 안으로 들어오게 되었고, 인간 삶과 관련된 부분들까지도 시장이 부여하는 교환가치로 환원되고 있다. 그 결과 타인과 관계를 맺고 그 관계를 꾸려나가는 연대의 방식과 성격이 자본제 사회의 가치 체계를 재현하기에 이르렀다. ‘연애하기’를 매개해주는 상품의 출현은 그러한 현실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본 논문이 ‘연애 상품(戀愛商品)’이라고 명명하는 이러한 매개체들은 오늘날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친교의 문제 전반에서 활발하게 수용되고 있으며 점차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한다. 그리고 연애 상품의 생산과 소비, 시장의 형성은 과거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친밀성의 공간을 구성하기 시작했다. 연애 상품은 사랑이라는 감정적 영역에서 독특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본 논문은 연애 상품의 존재를 집중 조명하고 그 특성을 분석함으로써 현재의 연애 양상이 어떻게 재편되고 있는지를 고찰한다. 제2장에서는 연애 상품이라는 상업적 생산물이 등장하게 된 사회적 배경과 구조적 요인을 살펴볼 것이며, 제 3장에서는 상품 유형을 ‘연애전문교육시스템’, ‘소셜 네트워크 데이팅’, ‘감정 분석 서비스’, ‘커플애플리케이션’으로 분류하고 각각의 기능과 역할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아본다. 그리고 제 4장에서는 연대성의 변동과 연애 상품이 어떻게 결부되어 있는지를 밝히고, 연애 상품에 의해 구현되고 있는 관계 맺기의 면면들이 자본주의적 시장의 문법을 반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검토한다. 이를 기반으로 제 5장에서는 오늘날의 연애 주체들이 사랑의 아픔과 고통을 완화하고 안전한 연애를 추구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것이 어떠한 지점에서 사랑의 본질적인 의미를 희석시키는가를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연애 상품의 등장은 곧 새로운 사랑의 주체가 탄생하고 있음을 예고한다. 이는 사랑을 실천하고 향유하는 문제 전반 뿐만 아니라 현대인들이 삶의 주체로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자세와도 관련된 문제이다. 따라서 연애 상품을 소비하는 주체가 누구이며, 이들이 오늘날의 연애 양상을 어떻게 재생산하고 있는가에 대해 고민해보는 작업은 비단 연애의 문제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의 문제, 삶의 문제, 사유의 문제로 확장된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This study set out to analyze the systems and technologies of dating products and investigate how the mode and discourse of “Yeonae(戀愛)”changed today, thus ultimately seeking after the following goals: first, to demonstrate that there is a common sentiment of “rational dating ethics” in modern society and that it is closely related to the social backgrounds where dating products are produced and consumed; and second, to reconsider what kind of impact the changes to the paradigms of Love and “forming a relationship” have on the subjects of life living in the contemporary times. In a late capitalist society, everything in existence is forcefully incorporated into the system of market economy. The non-economic areas out of the scope of such principles as exchange and trade have gradually entered the capitalist logic, and even the parts connected to human life are returned as the value of exchange granted by the market. As a result, the method and character of bonding to form and manage a relationship with others have got to reproduce the value system of capitalist society. One of the good examples to reflect the reality is the appearance of products that mediate “dating.” Such media called “dating products” are actively accepted across all aspects of friendship to form and maintain a relationship today and gradually solidify their position in the market. The production, consumption, and created market of dating products have also started to construct a new space of intimacy. Dating products are creating a unique dating market in the emotional area. The present study thus intensively focused on the existence of dating products and analyzed their characteristics, thus figuring out how the current dating styles were reorganized. Chapter 2 examined the social backgrounds and structural factors that led to the appearance of such commercial products as dating products. Chapter 3 categorized the types of dating products into “specialized dating education system,” “social networking dating,” “emotion analysis service,” and “couple applications” and specifically examined the functions and roles of each of them. Chapter 4 looked into how the changes of solidarity were connected to dating products and reviewed the fact that the aspects of “forming a relationship” manifested by dating products reflected the grammar of capitalist market. Based on the findings, Chapter 5 pointed out that the subjects of dating today pursued safe dating to mitigate the suffering and pain of love and examined at what point it would dilute the fundamental significance of love from a critical perspective. The appearance of dating products predict the birth of a new subject of love sooner or later, which is related to the overall issue of practicing and enjoying love and also modern people’s attitude of living in the contemporary times as the subjects of life. The work of contemplating over who the subjects that consume dating products are and how they reproduce the dating styles of today is not just restricted to the issue of dating but extends to the issues of love, life and reason, thus claiming its significa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