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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順子 동국대학교 불교미술문화제연구소 1994 佛敎美術硏究 Vol.1 No.-
우리나라 미술의 특질에 대해 밝혀보려는 시도는 오래전부터 많은 연구자들에 의해 행해져 왔으며, 그 결과 우리미술의 조형미는 여러 관점에서 다양하게 부각되어져 왔다. 그러나 종래의 연구성과는 우리미술의 조형미는 여러 관점에서 다양하게 부각되어져 왔다. 그러나 종래의 연구성과는 한국미술을 전체적으로 관조하여 그 안에서 미의 요소를 추출하는데 주력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와 같은 접근방법은 대개가 개개인의 주관과 감성에 의해 정의된 상당히 관념적인 개념일 뿐만 아니라, 주로 조선시대의 공예품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다라서 진정한 의미의 미의식이 파악되기 위해서는 어떤 미술을 가능하게 한 한시대의 미의식 내지 미감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 즉 미학적인 접근이 이루어져야만이 그 미술에 대한 올바른 시각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즉 우리나라 미술의 특질을 밝히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문제는 어떤 한 시대 미술의 양식적 특색을 분석하고 그것이 언제, 어디서, 누구에 의해 어떻게 생성되고, 어떻게 변천되어 왔는가를 역사적 현상을 통해 찾아내고, 나아가 그 속에 내재된 미의 본질을 밝히려는 시도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한국미술의 특질은 한 시대미술의 특질을 찾아내어 그것을 전체적인 한국의 미라는 관점에서 조명하는 작업을 통해서만이 올바른 이해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한국미술의 태동기부터 거의 천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형성되어 온 신라미술의 특질을 밝히는 작업은 한국미술의 특질을 추출해 내는 과정중의 한 부분으로서, 다른 어떤 시대, 어떠한 나라의 미술을 연구하는 것보다도 중요하며, 또 선행되어야 할 과제라고 생각된다. 물론 이전에 신라미술의 특질을 탐구하려는 시도는 계속 행해져 왔으며 그 결과, 지리적 이유 때문에 당시 선진문화권에서 격리되었던 신라의 미술은 '위엄과 고졸한 우울'이라든지 '비기능적, 비현실적, 추상적'이라는 단어로 대변되어 오기도 하였다. 그러나 미술은 기술에 의해 미의식이 형식적이고 양식적으로 구체화된 작품이며, 미적가치 미적 이념이 기술을 통하여 형식과 양식으로 객관화되어 있는 것이라고 볼 때, 단지 어떤 한 측면에 의한 직관적이고추상적인 정의는 그 실체를 올바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따라서 어느 시대, 어느 지역의 미술을 막론하고 그 미술양식의 미의식에 관해 알아보기 위해서는 이제까지의 귀납적인 방법에 의해서가 아닌 연석적인 방법, 즉, 각 분야의 객관적인 분석과 해석을 통해 그 특징을 파악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미술이라고 하는 실체는 각 시대의 다양한 정치 경제 문화 사회의 형상, 이래적인 자극, 패트론의 역할과 성격 등 다원화된 원리와 법칙에 의해 꾸준한 테포르마시옹이 일어나는 에술 행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다원적인 요소와 함께 신라미술 속에 내재된 미적요소를 검증, 분석하여 미적인 측면에서 미술을 바라보는 시각기 부여되어야 그 특질이 분명히 밝혀질 수 있다고 본다. 이러한 관점에 입각하여 이 글에서는 신라미술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신라조각의 미의식에 관해 간략히 서술토록 하겠다. 물론 신라미술에는 조각 이외에도 건축, 공예부분에 걸쳐 비교적 많은 작품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특히 조각 작품은 신라미술을 가장 대표할 수 있는 미술품일 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 비해 신라적인 특성을 가장 많이 내포하고 있는 작품이라 여겨지므로 특시 조각작품들로 국한지어 서술하고자 한다. 앞서도 말한 바 있지만, 이 글에서 중점적으로 다루고자 하는 신라조각의 미의식에 관한 조착작업은 지금까지 일반적으로 행해져 왔던 신라조각의 고찰과는 또 다른 관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이를 통하여 신라조각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추출해 내고자 하는 것이 그 일차적인 목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즉 천여년간 이어져 내려온 신라의 미술 중에서 신라의 조각은 어떤 특수한 형태로 나타나며, 그 미의식은 또한 어떠한가, 그리고 그와 같은 미의식이 나타나는 이유는 또한 무엇인가 등의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자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연구는 나아가 한국 미술의 총체적인 미의식을 살펴보는데 있어서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인가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