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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창 고려대학교 응용문화연구소 2007 에피스테메 Vol.- No.1
문화는 인간성 실현의 장이면서 또 그것을 제한하는 한계일 수도 있다. 오늘의 문화에 커다란 새 변수로 등장한 것은 정보매체의 발달이다. 이것은 문화의 가능성을 새로 여는 것일 수도 있으면서 동시에 그것을 잘못 판단하게 하는 유인이 될 수도 있다. 전자매체의 발달이 문화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는 깊은 연구를 필요로 하는 일이다. 여기에서 말할 수 있는 것은 매우 소박한 견해일 뿐이다. 그것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말하자면 아날로그 시대의 관점에서 약간의 희망과 함께 보다 큰 우려를 표현하는 것에 그치지 않을까 한다. 아래에서 우선 문화가 무엇을 뜻하는가를 생각하고 새 문화의 현상을 그에 비추어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보기로 한다.
김우창 서울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1984 社會科學과政策硏究 Vol.6 No.3
한국 현대사의 어느 대목이 그러지 않았을까마는 지난 30년 간, 그중 특히 60년대 이후 근대화 기간은 격동적 변화의 시기였다. 이 변화가 특히 컸던 것은 그것이 단순히 제도의 표면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의 삶의 방식과 질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으려는 사회적 경제적 변화였기 때문이었다. 그것이 어떤 방법으로 진행되었든지 간에, 변화의 고통은 엄청나게 큰 것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만큼 변화에 저항하고 또는 변화의 방향과 모습을 비판적으로 대하게 되는 세력이 커지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저항과 비판을 단순한 반작용으로 처리해 버리는 것은 바른 사회의 건설이라는 관점에서 매우 불행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설령 어떤 변화가 필요해쏘 불가피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변화에 대한 저항과 비판은 사회의 상황과 방향에 대하여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놓는 역할을 한다. 그것은 변화가 구체적인 인간의 삶에서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가를 알려준다. 또 그것은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함으로써 만일의 경우의 대안을 제공하고 무엇보다도, 다양한 인간의 다양한 가능성의 포용이 좋은 사회의 한 특징이라고 할 때, 보다 좋은 사회를 위한 사회의 전진에 중요한 힘이 된다. 지난 30년 동안 우리 사회의 비판적 세력은 그 나름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그 역할은 50년대로부터 시작하여 갈수록 정치적 제도 밖으로 밀려나서 수행된 역할이었다. 이것은 사회의 건전한 발전을 위하여 집권층으로나 저항세력으로나 크게 손해를 보는 일이었다. 집권층은 그들의 정책의 현실에 대한 끊임없는 <피드백>과 수정을 얻는 기제를 잃은 것이었고, 저항세력은 계속적인 좌절을 통하여 점점 과격한 입장으로 또 상당 정도로 사회 현실에서 유리된 경직된 이데올로기적 입장으로 떨어질 수 있는 위험을 무릅쓰게 되는 일이었다. 그러나 건설과 비판, 긍정과 부정이 공조할 수 있는 제도의 미발달에서 오는 손해는 무엇보다도 국민의 차지가 되었다. 지난 30년 간의 정치적 진로 속에서, 자유와 평등과 안정과 사랑은 영원한 신기루처럼 되어버린 듯한 느낌이 있기 때문이다. 마치 이러한 것은 이성적 계획과 토의가 아니라 소신적 강행군과 투쟁과 대결만이 사회 발전의 모습인 것처럼 되어버린 것이 지난 30년의 한 역사적 결과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