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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수 釜山外國語大學校 國際關係硏究所 2004 國際問題論叢 Vol.15 No.-
적나라한 권력을 우아한 도덕으로 안아줄 수는 없는 것일까. 도덕으로 권력의 악성을 순화 시킬 수는 없을까. 유가 정치사상가들은 이 문제를 고민했었다. 그리고 그 방법은 권력의 정점에 서있는 군주 스스로의 도덕성 함양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유가의 권력론은 권력을 필요악적인 존재로 인식하는데서 출발해서 권력 사용을 제한하는 유용한 방안들을 제시하는 것에 시종 초점이 맞춰져 있다. 유가는 사람을 다루는 것을 싫어했다. 잔머리 굴리는 소인을 경멸했다. 군자지교야말로 제대로 된 사람살이라고 여겼다. 문제는 현실은 그렇게 아름답지 않다는 사실이다. 유가는 이상적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지독하게 현실적이기도 하다. 정치체계를 유지하는 최종적인 힘은 도덕에게 의탁했지만 권력 또한 의미있는 수단임을 잘 인식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 논문은 우선 군주의 역할수행이란 차원에서 마땅히 행사해야 할 권력이 무엇인지부터 정리한다. 다음으로는 이 권력이 역학수행이라는 제한적인 목적으로만 사용될 수 있게끔 그리고 그저 도덕의 보조수단으로만 작용하게끔 고안한 장치들에 대해 언급한다. 유가는 하늘을 빗대어 민심의 의미를 부각시켰고, 군주 자신의 수양을 강조했으며 그리고 최악의 경우 역성혁명까지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아쉽다면 권력을 제도적으로 나누어 견제와 균형이 이루어지게끔 하는 시스템을 생각 못했다는 것인데, 그건 나름으로 이유가 있다. 유가의 기본인식은 정치는 사람이라는 데서 시작하고 정치는 도덕의 연장이라는 데서 끝나기 때문이다. 시종 사람(爲政在人)과 도덕(爲政以德)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물론 인치의 결과와 군주 한 사람에게 과도한 기대를 건 그 정치적 구상의 종착점이 어디인지는 역사가 잘 말해주고 있다. 하지만 한 가지 유가 정치사상가들이 하고 싶은 말은 있다. 우리가 추구한 것은 정치의 악성을 줄이려는 노력이 아니라 정치의 선성을 제고시키는 방법이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