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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길수 한국공자학회 2013 공자학 Vol.25 No.-
본 글은 북송(北宋)의 유학자인 정명도(程顥:1032-1085)의 인성론과 그것이 갖는 유학사적 가치와 의의를 연구한 것이다. 사실, 그의 사상은 그 동안 학계에서 정주(程朱) 계통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거나 과소평가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의 인성론은 송대(宋代)에 새롭게 확립된 신유학(新儒學: Neo-Confucianism)을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내용과 의미를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매우 독창적이고 풍부한 유학사적 전통과 의의를 포함하고 있다. 그는 먼저 인성론의 우주론적 근거로 우주의 생도(生道)와 생리(生理)의 고유한 대대(待對)적 존재 방식과 활동을 제시하고, 이를 토대로 천리(天理)가 본래 시비(是非)·선악(善惡)·미추(美醜)와 같은 이원론적 내용과 가치들을 포괄한다는 점을 역설한다. 이러한 전제 위에서, 그는 인성(人性)의 본질 및 특징과 관련하여 기존의 이론과 차별화된 일련의 중요한 견해들을 제시하는데, 선악일물(善惡一物) 이론, 생지위성(生之謂性)과 성선(性善)의 통일에 관한 창조적인 관점, 성즉기(性卽氣), 기즉성(氣卽性)의 견해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성론의 핵심은 기존에 성론들이 존재와 가치의 차원에서 이분화해온 선(善)과 악(惡), 생(生)과 성(性), 그리고 성(性)과 기(氣)의 차이와 대립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고 나아가 단일한 인성 개념을 확립하는데 있다. 이러한 논리와 견해는 그 자체로 고유성과 독창성을 지니지만, 특히 유학의 인성론사라는 전체 시각과 구도에서 볼 때 유학의 다양한 인성론의 집대성이라는 사상적 가치와 의의를 내포하고 있다. 또한 현대적 관점에서 볼 때, 명도가 우주의 본질을 생도(生道)와 생리(生理)로 파악하는 동시에 만물의 본질을 생의(生意)로 이해했다는 것은 그가 무엇보다도 추상적이고 획일적인 보편성보다 일종의 구체적 보편성(concrete universal)을 중시했다는 점을 잘 보여 준다. 그리고 이 점은 각 개체성을 인정하는 동시에 또한 이들을 포괄하는 보다 구체적이고 개방적인 보편성을 확립해야하는 현대 사회의 당면한 요구와 사상적 경향에 잘 부합하므로 일정한 시사점을 제공해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