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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윤 한국외국어대학교 동남아연구소 2002 東南亞硏究 Vol.11 No.-
말라카 무역왕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의 무역망은 일찍이 카이로에서 말루꾸군도까지의 해로를 개척했던 아랍 상인들에 의해서 개척된 후 빠르게 동서양을 잇는 해상 실크로드로 발전되었다. 아랍 무슬림들과 곧 이어 구저랏트의 인도 무슬림들에 의해서 유럽시장으로 연결되어 있던 말라카 무역왕국의 번영은 이베리아 반도 서남단에서 끝 없는 대양 건너편을 응시하고 있던 포루투갈인들을 불러들이게 되었다. 무슬림들이 지배하고 있던 아시아 무역망을 손에 넣음으로써 막대한 동양의 부를 한꺼번에 장악할 목적으로 막강한 해군력을 앞세운 포르투갈이 서구 열강 중 가장 먼저 말라카 해협에 도달하였다. 포르투갈은 결국 말라카 왕국을 정복하였다. 그러나 말라카가 중심이었던 거대한 아시아 무역망은 결코 포르투갈에 의해서 정복되지 않았다. 말라카 무역왕국의 영화는 한 세기 동안이나 지속되었다. 말라카 왕국이 가졌던 말라카 해협을 중심으로 한 양호한 지정학적 요인 이외에도 말라카 왕국의 유연한 통치 및 교역 방식과 상생관계를 바탕으로 한 교역조건 등이 주요 요인이었다. 이를 미루어 말라카는 해상 실크로드의 동방 거점이었음이 명백하다. 그러나 말라카 왕국도 동남아 역사의 한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수마트라와 말라카 해협 인근의 최대 불교왕국이었던 스리위자야 왕국이 682년의 영화를 가졌으며, 쟈바 중심의 마자빠힛 왕국 또한 말라카 일대를 포함하여 228년의 힌두․불교왕국사를 기록하였다. 이에 비해서 일찍이 이슬람을 받아 들였던 말라카 왕국은 1394년부터 1511년까지 117년동안 존속하였다. 포르투갈이 이곳을 무력점령하여 130년간 식민지로 경략하였고, 네덜란드는 두 차례에 걸쳐서 160년 간 식민 통치를 하였다. 네덜란드에 이어 영국도 이곳을 1792년부터 1818년까지 23년간 그리고 1824년부터 1957년까지 도합 156년을 통치하였다. 대동아공영권을 표방하고 동남아 전 지역을 유린하였던 군국주의 일본도 1941년부터 1945년까지 3년반 동안 이곳에 식민통치사를 남겼다. 말라카는 오늘날 13개 주로 구성된 말레이시아연방의 한 주로 안착되어 있다. 이 주는 말라카 무역왕국이 야기한 외세의 영향으로 순수한 믈라유 문화권에서 다소 벗어나 믈라유인들의 토착문화 이외에도 유럽문화 중국문화가 혼재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뻬낭․사락왁․사바주와 함께 말라카는 술탄제를 유지하고 있는 9개 주와 다소 다른 정치적․사회적 체제를 지니고 있다. 이로서 말라카는 이슬람과 술탄체제가 상징하는 믈라유인의 동질 모두 가지고 있지 못한 셈이다. 말라카 무역왕국의 역사가 가져다준 분명한 흔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