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일제강점기와 해방, 한국전쟁이라는 격동의 시대를 배경으로 활동한 작가 노천명(盧天命, 1912~1957)의 문학을 소설과 수필을 중심으로 고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지금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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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 국립창원대학교, 2026
학위논문(박사) -- 국립창원대학교 대학원 , 국어국문학과 , 2026. 8
2026
한국어
810.9 판사항(5)
경상남도
195 p. ; 26 cm
지도교수: 윤애경
국립창원대학교 논문은 저작권에 의해 보호받습니다.
I804:48019-0000000228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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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은 일제강점기와 해방, 한국전쟁이라는 격동의 시대를 배경으로 활동한 작가 노천명(盧天命, 1912~1957)의 문학을 소설과 수필을 중심으로 고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지금까지 노천명 연구는 주로 시 텍스트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으며, 그의 문학을 ‘고독’, ‘이중성’, ‘양가성’, ‘친일’ 등의 개념으로 설명해 온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 중심의 접근과 윤리적 평가 중심의 논의는 그의 소설과 수필 등 산문 텍스트에 나타나는 독신 여성 문필가로서의 여성 경험과 생활 감각, 자기표현의 방식, 시대적 요구와 문학적 지향 사이의 복합적인 긴장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 이에 본 연구는 기존 논의의 한계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노천명의 산문 텍스트를 중심으로 그의 글쓰기에 나타나는 생활 조건, 언술 방식, 불안한 자의식, 공적 발화와 사적 정서 및 문학적 지향의 관계를 살펴보고자 한다.
본 연구에서 말하는 ‘글쓰기’는 노천명의 시나 수필, 소설, 편지, 일기, 기고문 혹은 독본 등 문자화된 자기표현 전반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다만 본 논문은 노천명의 문학적 특성이 비교적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소설과 수필을 중심 텍스트로 삼고, 친일시와 감옥시 그리고 편지와 일기 등 기타 텍스트는 그의 보호 결핍에서 비롯된 심리적 불안정성과 공적 발화와 사적 정서의 관계를 이해하기 위한 보조 텍스트로 활용한다. 이를 통해 기존의 시 중심 연구가 제대로 조명하지 못했던 노천명 문학의 산문적 면모, 곧 생활 속에서 세계를 감각하고 관계 속에서 자신을 조정하며 시대적 요구 앞에서 발화 방식을 달리하는 글쓰기의 양상을 밝히고자 한다.
노천명의 소설과 수필은 시대적 조건과 개인적 결핍, 문학적 욕망이 교차하는 자리에서 형성된 글쓰기의 장으로 이해될 수 있다. 이는 그의 글쓰기가 하나의 일관된 정체성으로 고정된 것이 아니라 식민지 현실 속 생계와 문단 활동 그리고 해방과 전쟁이라는 조건 속에서 반복적으로 조정되고 변모해 온 자기표현의 방식임을 의미한다. 특히 노천명의 글쓰기에는 개인의 생활 조건과 시대적 압력, 사적 감정과 공적 발화, 문학적 욕망과 현실적 생존의 문제가 서로 분리되지 않은 채 복합적으로 얽혀 나타난다. 본 연구는 이러한 요소들을 통해 노천명의 문학이 단순한 내면 고백이나 시대 순응의 산물로 환원되지 않으며, 공적 협력의 언어와 사적 문학적 지향이 서로 얽히는 과정에서 복합적인 양상을 형성하고 있음을 밝히고자 한다.
본 연구에서는 엘레인 쇼왈터의 여성중심비평 이론에서 제시한 네 가지 차이 모델을 참조하되 이를 노천명 문학에 도식적으로 적용하기보다, 소설과 수필을 중심으로 한 분석 범주를 구성하는 방법론적 참고점으로 활용한다. 이에 따라 본 연구는 첫째, 신체 경험과 생활 조건의 차원에서 혈연 바깥의 돌봄과 관계의 재구성, 선택적 독신과 생활 방식의 조정, 거처의 비정주성과 신체적 불안정의 심화 양상을 살핀다. 둘째, 여성 경험의 언술 방식을 중심으로 사물을 매개한 정서의 환유적 표현, 서간체 형식과 사적 감정의 배치, 구술적 발화와 자기 서사의 구성 방식을 분석한다. 셋째, 보호 결핍과 불안한 자의식의 문제를 중심으로 부권의 부재와 보호 기대의 좌절, 생존 불안과 질병 경험의 내면화, 자기검열과 억압 감정의 표출이 노천명 문학의 심리적 구조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고찰한다. 넷째, 공적 협력과 문학적 지향의 긴장을 중심으로 식민지 권력과 언론 환경 그리고 전쟁과 시대의 혼란 속에서 친체제적 언어와 협력의 글쓰기, 사적 글쓰기의 장과 자율성의 모색, 공적 언어 속 사적 정서의 관여 양상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검토한다.
이와 같은 분석은 노천명의 글쓰기를 협력과 저항, 순응과 비판이라는 이항 대립의 틀에 가두지 않고 시대적 제약 속에서 형성된 여성 지식인의 생활 감각과 언술 방식, 자의식과 발화 위치의 문제로 새롭게 이해하려는 시도이다. 본 연구는 이를 통해 노천명 문학을 단순히 ‘고독한 여성 시인’ 또는 ‘이중적 친일 작가’로 규정해 온 기존 관점을 보완하고 그의 문학에 나타나는 복합적인 글쓰기의 양상을 새롭게 밝힌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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