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배상책임보험(Directors and Officers Liability Insurance, 이하 “D&O 보험”)은 원래 영미권 기업지배구조 하에서 발전한 제도로, 경영진의 직무상 과실로 인한 법적 책임을 보전함으로써 기업...
임원배상책임보험(Directors and Officers Liability Insurance, 이하 “D&O 보험”)은 원래 영미권 기업지배구조 하에서 발전한 제도로, 경영진의 직무상 과실로 인한 법적 책임을 보전함으로써 기업의 경영 안정성과 책임성 확보를 동시에 도모하는 수단이다. 중국에서는 이 제도가 외국에서 도입된 ‘도입형 제도(舶来品)’의 성격을 갖고 있으며, 제도 정착이 더디게 진행되어 왔다. 이는 단순히 제도 자체의 미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중국 특유의 기업지배구조에서 비롯된 구조적 문제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중국 기업의 경우 지배주주의 영향력이 과도하게 집중되어 있으며, 이사회가 경영진에 대해 실질적인 견제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환경에서 임원의 법적 책임 추궁은 형식적으로 이루어지며, 실질적인 법적 제재나 책임소재가 불명확한 상태로 남아 있었다. 나아가 D&O 보험 자체의 계약 구조 또한 보장 범위가 협소하고 면책 사유가 과도하게 설정되어 있으며, 보험계약의 갱신 과정에서 담보 연속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지적되어 왔다. 특히 중국 내에서 유통되는 다수의 D&O 보험 계약은 미국의 표준 계약 조항을 거의 그대로 차용하고 있어, 중국 기업의 지배구조나 분쟁 해결 방식, 사법 환경과 부합하지 않는 조항이 포함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로 인해 보험금 지급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결과적으로 기업이 보험 가입을 회피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러한 제도적·실무적 제약으로 인해 중국 기업의 D&O 보험 가입률은 오랜 기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이에 대응하여, 중국은 2023년 회사법 개정을 통해 제193조를 신설하였고, 회사가 이사를 위하여 직무 집행과 관련된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에 대해 책임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회사법 차원에서 처음으로 명시적으로 규정하였다. 이는 그동안 보험가입 여부를 내부규정이나 상장회사 지배구조 지침에만 의존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입법적으로 책임보험 가입을 제도화하고 적극 장려한 전환점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동 조항은 회사가 책임보험에 가입하거나 갱신한 후에는 이사회가 보험의 가입 금액, 보장 범위, 보험료율 등 핵심 정보를 주주총회에 보고해야 한다고 규정함으로써, 보험계약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규정은 이사 및 임원의 직무수행에 수반되는 리스크를 기업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며, D&O 보험의 실무적 활용 가능성을 크게 제고한 것으로 평가된다. 향후 본 조항의 도입을 계기로, 중국 내에서 D&O 보험의 활용은 제도적 정당성을 확보하게 되었으며, 이에 따라 가입률 또한 실질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본 논문은 이러한 제도 발전 배경을 바탕으로, 미국의 D&O 보험 제도와의 비교를 통해 중국의 관련 법제 개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미국은 연방증권법과 함께, 경영진의 충실의무 및 주의의무에 대한 법적 책임이 정교하게 확립되어 있으며, D&O 보험은 소송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핵심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다. 특히 면책조항 운용, 계약 갱신 구조, 보험금 지급의 해석 기준 등에서 쌓아온 판례와 실무경험은 중국 제도에 실질적인 시사점을 제공한다.
이에 본 논문은 중국 회사법상 D&O 보험 제도의 개선을 위하여 다음과 같은 제안을 제시한다: “보험 적용 범위 및 면책 사유의 명확화”, “고의 및 중과실 판단 기준 구체화”, “계약 표준화 및 공시 의무 강화”, “피보험의 대상 확대”, “회사 보상제도의 병행 운용”, “책임 배분 구조 최적화” 등이다.
이러한 제안은 경영진의 책임성을 확보하면서도, 기업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분산시키는 제도로서 D&O 보험의 역할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며, 중국 기업지배구조의 건전성과 투명성 제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