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는 점점 더 복잡한 정책 문제에 직면하고 있으며, 사회 구성원들은 정부에 맞춤화·개별화된 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정책 문제와 대상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정책 대상�...
현대 사회는 점점 더 복잡한 정책 문제에 직면하고 있으며, 사회 구성원들은 정부에 맞춤화·개별화된 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정책 문제와 대상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정책 대상인 국민 개개인의 다양한 개인정보를 활용해야 하는 상황에 있는 한편, 최근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의 빠른 확산과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사회 구성원들이 개인정보 오·남용에 관해 깊은 염려를 갖게 하고 있다.
개인정보는 기본적으로 정보주체의 개인정보 제공의도가 표현된 ‘동의(Consent) 행위’에 근거하여 수집된다. 만약 인공지능에 대한 불신과 염려로 인해 정보주체가 정부 또는 공공 기관에 개인정보를 제공하려는 의지가 감소한다면, 이는 정부의 맞춤형 혹은 거시적 정책 개발에 큰 어려움을 초래할 것이다. 본 연구는 정보주체가 인공지능에 대해 갖고 있는 전반적인 신뢰 정도가 공익목적 개인정보 제공의도에 미치는 영향을 탐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때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효능감이 정보주체의 인공지능 신뢰 정도를 매개하여 정보주체의 공익목적 개인정보 제공의도에 미치는 영향을 추가로 검증함으로써, 정부가 정책·공익적으로 필요한 개인정보를 효과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 확보와 함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의 효능감을 높일 수 있는 정책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밝히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2024년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실시한 ‘지능정보사회 이용자 패널조사’ 데이터를 활용해 연구 모형을 구축하였으며, 인공지능 신뢰 정도와 공익목적 개인정보 제공의도 간 관계를 탐색하기 위해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효능감의 매개효과를 포함한 회귀분석을 3단계에 걸쳐 실시하였다.
분석 결과, 첫째, 인공지능 신뢰 정도가 공익목적 개인정보 제공의도에 정(+)의 방향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 확인되었다. 즉, 인공지능을 신뢰하는 정보주체일수록 공익을 목적으로 본인의 개인정보를 더 많이 제공하려 한다. 둘째,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효능감의 매개효과를 확인한 결과, 인공지능 신뢰 정도는 정보주체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효능감에 의해 매개되어 공익목적 개인정보 제공의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즉, 인공지능 신뢰 정도는 정보주체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효능감을 통해 공익목적 개인정보 제공의도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본 연구의 이론적·정책적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일반적으로 기술적인 관점(Technological Perspective), 즉, 안정성(Reliability) 측면에서 다뤄지는 인공지능 신뢰성에 관한 논의를 정보주체가 인공지능에 대해 주관적으로 느끼는 신뢰 정도(Trustworthiness)를 기준으로 살펴보았다. 이는 인공지능 신뢰성 연구의 범위 확장을 시도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인공지능 신뢰성은 기술 개발 측면에서 안정성(Reliability)을 충족하는 것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결국 기술을 수용하는 것은 사회이며, 따라서 인공지능 신뢰성은 사회적 측면에서 신뢰성(Trustworthiness)을 논하는 것이 요구된다. 둘째, 연구 대상을 ‘공익목적’ 개인정보 제공의도로 특정함으로써, 주로 마케팅·소비자학 관점에서 분석 대상이 되어 온 개인정보 제공의도에 관한 연구를 행정·정책학 관점에서 조망했으며, 개인정보 제공의도에 관한 정책학적 연구의 필요성을 드러내었다. 정부는 정보주체를 보호해야 하는 역할뿐 아니라, 정보 수요자로서의 정체성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 인공지능 신뢰 정도가 공익목적 개인정보 제공의도와 상호 관련이 있음을 밝혀내었다. 넷째, 법학 관점에서 주로 연구되어 온 정보주체의 권리인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정보주체의 심리적 기제인 효능감(Efficacy) 측면에서 살펴보았다. 또한 인공지능 신뢰 정도가 정보주체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효능감에 의해 매개됨을 밝혀내어, 인공지능 신뢰 정도를 확보하기 위한 정책을 수립·추진하는 데 있어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