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공간에서 범죄가 특정 장소에 반복적으로 집중되는 현상은 우연적 분포의 결과라기보다는 환경적 위험요인과 도시공간의 구조적 맥락이 상호작용한 결과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환경...
도시공간에서 범죄가 특정 장소에 반복적으로 집중되는 현상은 우연적 분포의 결과라기보다는 환경적 위험요인과 도시공간의 구조적 맥락이 상호작용한 결과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환경범죄학에 기반한 위험지형모델링(Risk Terrain Modeling, RTM)은 이러한 문제의식 하에서 범죄를 유발하는 환경적 위험요인의 공간적 누적과 결합을 계량적으로 분석하는 방법론으로 발전해왔다. 그러나 기존 RTM은 위험요인을 주로 점 또는 면 단위의 위치 속성으로 처리함으로써, 도시공간의 연결성이나 이동경로와 같은 형태적 구조가 범죄기회 형성에 어떠한 방식으로 개입하는지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는 한계를 지닌다.
이에 본 연구는 RTM의 환경요인 기반 분석 논리와 공간구문론(Space Syntax)의 공간구조 분석 논리를 조화적으로 결합한 범죄예측모형인 SS-RTM(Space Syntax–Risk Terrain Modeling)을 제안하고, 이를 통해 도시범죄의 공간적 발생 메커니즘을 보다 구조적인 관점에서 실증적으로 검증하고자 하였다. 연구 대상지는 서울특별시 동작구로 설정하였으며, 2010–2015년 경찰청 KICS 범죄위치자료를 활용하여 폭력범죄와 절도범죄를 분석하였다.
분석 절차는 다음과 같다. 먼저 2010–2013년을 학습기간으로 설정하여, 주류판매업소, 숙박업소, 오락·소매업시설, 대중교통시설, 주거시설 등 환경적 위험요인을 기반으로 RTM 누적위험지수를 QGIS 환경에서 산출하였다. 동시에 depthmapX를 활용하여 도로 세그먼트 단위의 공간구문론 지표(통합도, 선택도, 연결도)를 산출하고, 이들 지표와 범죄발생 간의 관계를 GeoDa 기반 공간회귀모형으로 분석하였다. 이후 RTM과 공간구문론에서 각각 도출된 누적위험지수를 주성분분석(PCA)을 통해 통합하여 SS-RTM 합성위험지수를 구축하였으며, 이를 2014–2015년의 범죄발생 자료에 적용하여 미래 범죄에 대한 예측력을 검증하였다. 예측 성능 비교를 위해 공간회귀계수와 공간상관계수(ρ), 그리고 Hit Rate(HR), Prediction Accuracy Index(PAI), Search Efficiency(SE) 등 공간중첩도 지표를 활용하였다.
분석 결과, RTM과 공간구문론 기반 누적위험지수는 폭력범죄와 절도범죄 모두에서 유의미한 정(+)의 예측 효과를 보였으며, 이는 환경적 위험요인과 공간구조적 요인이 각각 범죄발생과 관련된다는 기존 연구결과를 지지하는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두 접근을 결합한 SS-RTM은 단일모형에 비해 더 높은 회귀계수와 설명력을 보였고, 공간상관계수 역시 증가하여 범죄위험의 공간적 종속성을 보다 정밀하게 포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SS-RTM은 HR, PAI, SE 등 모든 공간중첩도 지표에서 단일모형보다 일관된 우수 성능을 보여, 실제 범죄발생 상위 위험지역을 보다 정확하게 식별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이러한 결과는 범죄위험이 개별 위험요인의 단순한 누적이라기보다, 도시공간의 연결성과 이동구조를 매개로 형성되는 구조화된 공간현상임을 시사한다.
본 연구의 결과는 범죄위험 분석의 초점을 개별 지점 중심의 위험평가에서 벗어나, 도시공간의 구조적 맥락을 고려한 공간지형 차원의 접근으로 확장할 필요성을 제기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RTM과 공간구문론을 조화적으로 결합한 SS-RTM은 고위험지역 선정, 순찰경로 설정, CPTED 기반 도시설계, 스마트시티형 범죄관리체계 구축 등 정책적·실무적 영역에서 활용 가능성을 지닌 분석틀로 기능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환경범죄학과 공간이론을 연결하는 경험적 사례를 제시함으로써, 향후 범죄예측 및 도시안전 정책을 보다 구조적이고 설명력 있는 방향으로 발전시키는 데 기초자료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