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주한미군을 관광 주체로 설정하고, 어떤 조건 속에서 관광을 경험하게 되는지를 구조적으로 규명하고자 한다. 주한미군은 짧게는 12개월에서 길게는 36개월에 이르는 기간 동안 한...
본 연구는 주한미군을 관광 주체로 설정하고, 어떤 조건 속에서 관광을 경험하게 되는지를 구조적으로 규명하고자 한다. 주한미군은 짧게는 12개월에서 길게는 36개월에 이르는 기간 동안 한국에 체류하며, 일반 외국인과 달리 위계, 보안, 이동 규율, 정보 접근 제한 등 다층적 제약 환경 속에서 생활한다. 다시 말해, 주한미군은 군사 조직이라는 특수성을 지니고 있으나, 동시에 장기 체류 외국인으로서 안정적인 체류 기반과 반복적 여가 수요를 보유한 집단이다. 특히 대규모 재정 투입이 아닌, 체계적인 정보 제공과 접근성 보완만으로도 관광 참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관광 프로그램의 실효성을 검증하기에 주한미군은 최적의 대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 관광학 연구에서는 주한미군을 관광 주체로 조명한 연구가 드물며, 이들의 관광 경험과 참여 양상을 이해하기 위한 기초 자료 또한 충분히 보유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본 연구는 주한미군의 다층적 구조의 관광 경험을 학술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한미군 내 실행 가능한 실질적 대응 방안을 제시하고자 수행되었다. 연구 수행을 위하여 주한미군 관광과 관련된 국내외 문헌을 검토하고, 주한미군 및 관련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심층 인터뷰를 통해 관광 경험을 실증적으로 분석하였다. 이 특수한 주한미군 집단을 구조적으로 분석하기 위하여 NVivo 15를 활용하였다. 연구 결과, 한국 측 관광 공급 체계와 주한미군 부대의 관광 수요 간에 서로 연결되지 않는 이중적 단절 구조가 확인되었다.
한국 관광 기관은 공공외교, 전통문화, 교육 중심의 일회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반면, 주한미군은 스키·래프팅 등과 같은 액티비티 프로그램 중심의 프로그램과 편의성과 안전성을 중시한 반복성 있는 관광 패턴을 보였다. 또한 한국 관광 기관의 정보가 부대 내부로 충분히 전달되지 못하는 한계와, 주한미군 측 지역사회와의 연계 부족으로 인하여 관광 선택의 폭이 제한되는 구조가 확인되었다. 그 결과 공식 관광 정보의 부재는 동료 네트워크, 비공식 정보망, SNS 등에 대한 의존을 강화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아울러 군사적 규율과 이동 제한으로 인해 주한미군의 관광은 장거리 숙박형 관광보다는 기지를 중심으로 하여 단거리 이동과 반복적 관광 패턴이 형성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제한된 시간과 동선 속에서 이루어지는 기항지 관광과 구조적 유사성을 보이며, 장기 체류 특성을 함께 갖는다는 점을 보아, 군사 조직 기반 장기 체류자의 관광 경험이 제도적 조건에 의해 선행적으로 구조화되는 과정을 예비 기항지 관광이라는 이론적 틀로 설명하였다.
종합하면 본 연구는 주한미군의 관광 경험이 개인의 취향이나 만족도의 결과보다 정보 접근성의 제약, 군사 조직의 제도적 특성, 기지별 생활권 구조, 그리고 한국 관광 공급 체계와의 연계 부족 속에서 형성되는 다층적 구조적 현상임을 밝혔다. 나아가 본 연구는 주한미군 관광 경험을‘얼마나 만족했는가?’가 아닌 ‘어떠한 조건에서 어떤 관광이 가능했는가?’의 문제로 재구성함으로써 관광학 연구의 분석 시점을 확장하여 주한미군과 한국 간 관광교류의 학술적·실무적 논의의 출발점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