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AI 디지털교과서(AIDT)를 ‘모두를 위한 맞춤 교육’이라는 정책 목표를 구현하기 위한 정책 수단으로 규정하고, 아이디어에서 정책으로, 그리고 플랫폼으로 구체화되어 사용에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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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 한국교원대학교 교육정책전문대학원, 2026
학위논문(박사) -- 한국교원대학교 교육정책전문대학원 , 교육정책전공 , 2026. 2
2026
한국어
AIDT ; 비판적 플랫폼 연구 ; 디지털 교육 거버넌스 ; 워크쓰루
충청북도
xi, 337 ; 26 cm
지도교수: 이재진
I804:43012-000000043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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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AI 디지털교과서(AIDT)를 ‘모두를 위한 맞춤 교육’이라는 정책 목표를 구현하기 위한 정책 수단으로 규정하고, 아이디어에서 정책으로, 그리고 플랫폼으로 구체화되어 사용에 이르는 전 과정을 분석하였다. 이를 위해 정책 수단의 행위자성(Lascoumes & Le Galès, 2007), 비판적 플랫폼 연구(Decuypere et al., 2021), 행위자-네트워크 이론(Latour, 2005)을 활용하여 AIDT를 국가, 민간, 학교, 기술, 법·제도, 담론이 얽힌 정책 어셈블리지—즉 행위자성을 가진 존재—로 파악하였다.
연구방법으로는 Light et al.(2018)의 워크쓰루 방법을 기반으로 ‘확장된 사회기술적 워크쓰루’를 제안하고 적용하였다. 이는 ‘①플랫폼의 형성 과정’ 분석 단계를 기존의 ②사회적 워크쓰루와 ③기술적 워크쓰루에 앞서 추가한 것이다. 연구 자료로는 AIDT 주요 정책 문서, 정책 의사 결정에 참여한 11명의 연구 참여자 면담, 그리고 연구자의 실제 AIDT 사용 경험이라는 세 층위의 자료를 수집하였다.
분석 결과는 네 가지 축으로 제시된다. 첫째, 플랫폼 형성 과정 분석을 통해 AIDT의 아이디어 기원이 2019년 당시 교육부 장관이 미국 아리조나주립대에서 접한 적응형 학습 플랫폼 ALEKS에서 비롯되었음을 확인하였다. 이후 아시아교육협회와 ‘하이터치 하이테크’ 슬로건을 통해 AI 기반 맞춤형 학습 담론이 확산되었고, 2022년 11월 ChatGPT의 출시는 이미 형성 중이던 정책 아이디어에 강력한 정당성과 긴급성을 부여하는 계기가 되었다. ‘AI’라는 언표는 반대 의견을 ‘시대착오적’이거나 ‘비전문적’으로 주변화하는 담론적 장치로 작동하였다.
AIDT는 ‘교과서’라는 제도적 형식을 취함으로써 전국의 학생을 단일 플랫폼 구조에 편입시키는 데이터 수집 인프라를 확보할 수 있었으나, 동시에 복수 부처의 법령이 중첩되는 구조적 제약을 초래했다. 국내 산업 보호를 위한 CSAP 인증 ‘중’ 등급 적용으로 외산 클라우드 사용이 금지되었고, ‘내용 심사’와 ‘기술 심사’로 이중화된 검정 제도는 기존 제도적 기반을 갖춘 기업에 유리하게 작동하였다.
둘째, 사회적 워크쓰루 분석 결과, AIDT는 비전–운영모델–거버넌스의 층위에서 특정한 이상적 교사상과 학생상을 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 문서는 기존 교사 주도 수업을 ‘잠자는 교실’로 묘사하며, 이상적 교사상을 ‘사회·정서적 조력자이자 데이터 기반 수업 디자이너’로, 이상적 학생상을 ‘자기주도적 학습자’로 설정한다. 운영모델에서는 민간 에듀테크 기업의 네트워크 신규 진입이 허용되고 구독료 체계가 도입되었다. 데이터는 xAPI 형식으로 수집되는데, 이를 통해 학습 행위의 수집 범위를 행동 동사 형식으로 확장할 수 있었다. 거버넌스 분석에서 AIDT는 사용자를 ‘재학 중인 학생’과 ‘재직 중인 교사’로 한정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또한 정책은 국가(교육부)를 검정자, 민간(발행사)을 생산자, 학교(교사·학생)를 수용자로 제시한다.
셋째, 기술적 워크쓰루 분석은 연구자가 2025년 3월부터 8월까지 AIDT를 실제 수업에 활용한 경험을 바탕으로 수행되었다. 로그인 단계에서 ‘교육 디지털 원패스’ 기반의 단일 로그인 체계를 통해 국가 주도의 데이터 허브로의 수집을 도모했지만 그 과정의 번거로움으로 AIDT는 낮은 활용률을 보였다. 사용 단계에서는 ‘교실 입장 → 자료 배부 → 문제 풀이’라는 선형적 반복 경로가 확인되었다. 탈퇴 단계에서 AIDT는 명시적인 탈퇴 인터페이스 없이 졸업·전학·퇴직 등에 따른 ‘자동 상실’만을 탈퇴로 간주한다. 연구자는 번거로운 로그인 절차와 경직된 콘텐츠 구조로 인해 점차 기존 민간 플랫폼으로 ‘조용히 이탈’하게 되었다.
넷째, AIDT의 행위자성 분석을 통해 국가, 민간, 학교 층위에서 AIDT가 무엇을 가능하게 하고 어떤 선택지를 배제하는지를 살펴보았다. 국가 수준에서 AIDT는 xAPI 기반 행동 단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여 국가 단위 학습 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하였다. 민간 수준에서는 에듀테크 기업의 교과서 네트워크 진입을 공식화하고 구독 기반 시장 형성의 발판을 제공하였다. 학교 수준에서는 콘텐츠 배부·회수, AI 튜터, 실시간 대시보드를 통해 교사의 수업 준비 부담을 완화하였으나, 이러한 ‘편리함’은 동시에 AIDT에 대한 ‘부드러운 종속’을 초래했으며, 수업 설계의 자율성은 플랫폼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만 인정되는 형태로 재구성되었다.
반면 AIDT는 다양한 배제를 동반한다. 국가 수준에서는 ‘AI’ 담론이 학급당 학생 수 감축, 교사 증원 등 다른 정책 대안을 주변화하고, AI 기술 특성에 부합하는 수학·영어·정보 교과만 AIDT 대상이 되면서 기존 디지털교과서 교과였던 사회·과학은 배제되었다. 민간 수준에서는 내용 심사 기준의 보수적 적용으로 기술력에 강점이 있는 기업들이 배제되었고, 보조 출원사 지위의 에듀테크 기업은 학습 데이터 축적이 차단되었다. 학교 수준에서는 ‘교과서’라는 법적 지위로 인해 사용하지 않을 권리가 사실상 배제되었고, 대시보드에 기록되지 않는 교육 활동은 비가시화되었다.
이러한 가능과 배제의 얽힘 속에서 AIDT는 교육을 특정 방식으로 재개념화한다. 국가 수준에서 정책은 ‘프로그래밍 가능한 것’으로, 교육은 ‘하나로 수집되어야 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민간 수준에서 교육은 ‘수출 가능한 상품’으로 간주되며, 학교는 에듀테크 제품·서비스의 테스트베드가 된다. 학교 층위에서는 Ball(1993)이 제시한 수행성 문화가 미시적, 일상적으로 구현된다. 즉 그 행위성은 주로 국가 층위에서 ‘읽고 보는 능력’을 강화하는 반면, 학교는 ‘읽히고 보이는 위치’로 배치되게 한다.
본 연구는 세 가지 이론적·정책적 함의를 제시한다. 첫째, 정책 수단 연구 관점에서 AIDT는 플랫폼이 독자적 행위성을 지닌 정책 수단으로서, 교육을 프로그래밍 가능하고 데이터화되는 것으로 재구성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둘째, 비판적 플랫폼 연구 관점에서 AIDT는 ‘교과서’라는 제도적 형식을 빌려 플랫폼을 국가 단위의 정책 수단으로 도입한 사례로서 그 연구의 지평을 확장한다. 셋째, 정책 연구 관점에서 본 연구는 정책 자체를 들여다보는 ‘정책에 대한 연구’로서 AIDT의 형성과정, 법·제도, 기술적 작동, 행위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였다는 의의가 있다.
동시에 본 연구는 몇 가지 한계를 가진다. 첫째, 분석 시점이 AIDT가 교과서 지위에서 교육자료로 격하되기 이전으로 제한되어 있다. 둘째, 정책 수단의 직접 대상인 학생의 행위성과 경험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였다. 셋째, 정보 교과 중심의 분석이라는 한계가 존재하며, 이후 다양한 교과 및 플랫폼을 통해 교육이 어떻게 재개념화되는지에 대한 충분한 실천과 성찰이 필요하다.
목차 (Table of Cont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