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체류 외국인이 200만 명을 넘어서며 한국 사회는 본격적인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였다. 그중에서도 러시아어권 이주민의 증가는 괄목할 만하다. 2014년 대비 2024년 러시아어권 이주민은 ...

http://chineseinput.net/에서 pinyin(병음)방식으로 중국어를 변환할 수 있습니다.
변환된 중국어를 복사하여 사용하시면 됩니다.
https://www.riss.kr/link?id=T17381499
청주 : 한국교원대학교 대학원, 2026
학위논문(석사) -- 한국교원대학교 대학원 , 사회과교육학과지리교육전공 , 2026. 2
2026
한국어
충청북도
?, 222 ; 26 cm
지도교수: 김걸
I804:43012-000000044080
0
상세조회0
다운로드국내 체류 외국인이 200만 명을 넘어서며 한국 사회는 본격적인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였다. 그중에서도 러시아어권 이주민의 증가는 괄목할 만하다. 2014년 대비 2024년 러시아어권 이주민은 ...
국내 체류 외국인이 200만 명을 넘어서며 한국 사회는 본격적인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였다. 그중에서도 러시아어권 이주민의 증가는 괄목할 만하다. 2014년 대비 2024년 러시아어권 이주민은 약 3.6배 증가하여 전체 장기체류외국인의 약 10%를 차지하게 되었으며, 이는 중국어, 베트남어 사용자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언어 집단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의 이주민 연구는 주로 국적별 분류나 특정 민족(조선족, 고려인)에 국한되어, ‘러시아어’라는 공통 언어를 매개로 한 다민족·다국적 이주민의 공간적 집적 현상을 포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러시아어권 이주민은 고려인(외국국적동포)과 비고려인(중앙아시아 및 러시아계)이 혼재되어 있음에도, 이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며 독특한 주거 군집을 형성하는지에 대한 공간적 메커니즘 규명은 부족하였다.
이에 러시아어권 이주민의 전국적 공간 분포와 주거지 격리 양상을 거시적으로 분석하고, 2개의 사례지역을 통하여 ‘러시아어 엔클레이브’의 형성요인과 발전 단계를 미시적으로 고찰하였다. 연구의 대상은 러시아어를 공용어 또는 상용어로 사용하는 구소련 국가(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즈,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크라이나) 출신 이주민으로 설정하였으며, 사례지역은 안산시 단원구 땟골마을과 아산시 신창면에 발달한 엔클레이브로 선정하였다. 연구 방법으로는 법무부의 외국인 통계자료를 활용한 상이지수(Index of Dissimilarity), 입지계수(Location Quotient), 국지적 모란지수(Moran’s I), LISA(Local Indicators of Spatial Association) 등의 정량적 공간분석과 사례지역의 SVI(Street View Imagery)를 통한 경관 분석, 현장답사 및 심층 인터뷰를 포함한 정성적 연구를 병행하는 삼각연구법(Triangulation Method)을 적용하였다.
러시아어권 이주민의 인구학적 특성과 공간 분포를 분석한 결과, 이들은 특정 지역에 고도로 집중하며 내국인 및 타 이주민 집단과 뚜렷한 주거지 격리를 보였다. 2010년 대비 증가한 2024년 러시아어권 이주민의 전역적 모란지수는 공간적 군집화가 심화하였음을 입증하였다. LISA 분석 결과, 2010년 전국에 산재하였던 군집 지역(High-High 클러스터)은 2024년 수도권 남서부(인천시 연수구, 경기도 안산)와 충남 북부(아산, 천안)를 잇는 거대한 띠 형태의 연속된 클러스터로 재편되었다. 특히 안산시 단원구와 아산시는 각각 지속형과 확장형 클러스터의 핵심 지역으로 나타났다.
통계 분석에서 도출된 가장 중요한 특징은 외국국적동포와 비외국국적동포 간의 공간적 상관성이다. 두 집단의 인구 분포는 높은 양의 상관관계(0.75)를 보였으며, 외국국적동포가 밀집한 지역에 비외국국적동포가 뒤따라 분포하는 비대칭적 유인 구조가 확인되었다. 이는 법적 지위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고려인이 정주기반을 구축하면, 언어를 공유하는 비고려인 이주민들이 유입되어 엔클레이브가 확장되는 ‘이중적 형성 기제’가 작동함을 시사한다. 상이지수 분석에서도 러시아어권 이주민은 내국인뿐만 아니라 비러시아어권 이주민과도 높은 분리도를 보여, 언어가 주거지 선택의 핵심 기제임을 증명하였다.
사례지역인 안산시 땟골마을과 아산시 신창면 읍내리의 심층 분석은 이러한 통계적 경향성을 구체적인 장소의 맥락에서 재확인시켜 주었다.
첫째, 안산 땟골마을은 ‘역사적 관문이자 성숙한 엔클레이브’의 특성을 보인다. 2000년대 후반부터 형성된 이곳은 2024년 기준 주요 가로 간판의 47%가 키릴문자를 포함할 정도로 러시아어 경관이 지배적이다. 음식점, 인력사무소, 행정 대행업체 등 고도화된 민족 경제 공간이 형성되어 초기 입국자의 적응을 돕는 관문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민간 지원단체 ‘너머’를 중심으로 안산시의 공적 지원 체계가 결합하여 안정적인 정주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다만 주거지의 노후화와 가족 단위 거주 증가로 인해, 경제력을 갖춘 이주민들이 인근 선부동이나 와동 등으로 주거지를 확장하는 공간적 분화 현상이 관찰되었다. 또한 이주민 1.5세대가 통역, 교육, 서비스업 등에 종사하며 엔클레이브 경제를 계승 및 전문화하는 양상도 나타났다.
둘째, 아산 신창면은 ‘재이주를 통한 자생적 확장형 엔클레이브’이다. 2010년대 중반 이후 급부상한 이곳은 안산이나 타 공단 지역에서 거주하던 이주민들이 더 나은 주거환경을 찾아 이동해 온 ‘2차 정착지’의 성격이 강하다. 수도권 대비 저렴한 비용으로 아파트 거주가 가능하다는 점은 가족 단위 이주민을 유인하는 강력한 요인이었다. SVI 분석 결과, 초기 중국인 대상 상권이 2015년을 기점으로 러시아어권 상권으로 빠르게 대체되었음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급격한 인구 유입과 상권의 성숙도에 비해 공공의 제도적 지원은 미비하여 제도적 지체 현상을 겪고 있다. 이곳의 이주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SNS)와 종교 기관을 중심으로 자생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정보를 교류하고 상권을 유지하고 있었다.
두 사례지역을 관통하는 엔클레이브 형성의 핵심 기제는 ‘고려인 중심의 공간 점유’와 ‘러시아어를 매개로 한 외연 확장’이다. 고려인은 다중 이주의 역사적 경험과 차별에 대한 방어 기제로서 집거를 선택하였으며, F-4 비자 확대 등 우호적인 정책 환경을 활용하여 정주기반을 다졌다. 여기에 본국의 경제난과 전쟁 등 배출요인을 공유하는 비고려인들이 언어적 편의성과 제도적 취약성을 보완하기 위해 이 공간으로 유입되면서 엔클레이브는 민족을 초월한 언어 공동체로 확장되었다.
국내 러시아어 엔클레이브는 단순한 외국인 밀집 주거지를 넘어, 언어를 매개로 사회·경제·문화적 자본이 재생산되는 독자적인 생활 공간으로 진화하였다. 본 연구내용을 종합하여 러시아어 엔클레이브의 발전 단계를 형성기, 성장기, 성숙기로 모델화하였다. 안산 땟골마을은 성숙기를 넘어 주거지 확산과 기능 분화가 일어나는 전환기에, 아산 신창면은 성장기에서 성숙기로 이행하는 과도기에 위치함을 규명하였다.
이러한 발견은 학술적으로 기존의 민족 단위 이주 연구를 넘어 언어권 중심의 초국적 공간 형성 과정을 실증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특히 외국국적동포와 비외국국적동포가 공간적으로 분리되지 않고 상호 의존적으로 엔클레이브를 구성한다는 점을 밝혀낸 것은 다문화 공간 연구의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또한 정량적 데이터와 SVI를 활용한 경관 분석의 결합은 이주민 연구 방법론의 타당성을 높였다.
정책적으로는 엔클레이브의 발전 단계에 따른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성숙기에 접어든 안산과 같은 지역은 이주민 1.5세대의 사회 진출 지원과 선주민과의 통합을 위한 심화된 프로그램이 요구된다. 반면 급격한 성장통을 겪고 있는 아산과 같은 지역은 기초적인 행정 지원 인프라 확충과 전담 지원 조직의 신설이 시급하다.
러시아어 엔클레이브는 고립된 섬이 아니라 지역 사회와 상호작용하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역동적인 공간이다. 이주민의 자생적 노력과 제도의 상호작용을 통해 진화하는 이 공간에 대한 이해는, 향후 한국 사회가 직면할 본격적인 이민 사회의 공간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단초가 될 것이다.
목차 (Table of Cont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