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앤트워프(Antwerp)는 초기 근대 플랑드르 지역의 문화 중심지로서, 정치적 교체와 경제 구조의 재편이라는 시대적 배경 속에서 무역·공예·예술이 결합된 독특한 도시 시스템을 형성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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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 강원대학교 대학원, 2026
2026
한국어
강원특별자치도
208 ; 26 cm
지도교수: 장경풍
I804:42002-000000035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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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앤트워프(Antwerp)는 초기 근대 플랑드르 지역의 문화 중심지로서, 정치적 교체와 경제 구조의 재편이라는 시대적 배경 속에서 무역·공예·예술이 결합된 독특한 도시 시스템을 형성하였다. 종교개혁과 스페인(House of Habsburg) 왕조의 주도 하에 이 도시는 점차 모든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미술시장과 시각적 소비 메커니즘을 발전시켰다. 이러한 시각문화 생태계 속에서 소장 공간을 주제로 한 복합형 회화 장르인 ‘갤러리 페인팅(Gallery Paintings)’이 등장하였다 ‘갤러리 페인팅’은 과학 지식, 진기한 물품과 예술 작품의 전시 구조를 이미지로 재현하는 동시에, 매체로서 회화가 담고 있는 문화적 질서, 상징적 논리와 사회적 정체성을 드러낸다. 이와 같은 작품들은 독특한 이미지 구성 방식과 고도로 복잡한 시각적 장면을 통해, 17세기 앤트워프 도시의 문화, 예술 후원 구조 및 시각 제도 형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본 논문은 선행연구들을 고찰하는 한편, 미술사학자 플로어 코엘레만(Floor Koeleman)박사가 체계적으로 정리한 ‘갤러리 페인팅’ 이미지 유형에 대한 연구 성과를 활용하며, 특히 디지털 인문학적 방법론을 토대로 17세기 앤트워프의 ‘갤러리 페인팅’ 작품 161점을 포함하는 이미지 데이터베이스 자원을 적극 참조한다. 프란스 프랑켄 2세(Frans Francken II), 얀 브뤼겔 1세(Jan Brueghel I), 다비드 테니어르 2세(David Teniers II) 등 예술가의 대표 작품을 분석 대상으로 선정하고 동시대의 수집 목록, 정부 문서와 이미지 목록 등 문헌 자료를 결합하여 예술가의 창작 전략, 작품의 시각 구조, 작품 의뢰 배경과 사회적 기능 등 차원에서 논의를 전개한다. 연구 방법 측면에서 본 논문은 거시적 차원에서는 역사 문헌과 예술 사회학을 결합하는 방법으로 ‘이미지와 제도’의 상호작용 논리를 강조하며, 미시적인 측면에서는 주로 이미지에 대한 세밀한 분석과 시각 구조 분석을 이용하여 화면 속 사물의 조합, 배열 질서, 인물의 동작과 상징적 전략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갤러리 페인팅’이 어떻게 ‘공간화된 이미지’를 이용하여 지식 등급과 문화적 상징 체계를 구축하였는지를 제시한다.
연구에 따르면 앤트워프의 ‘갤러리 페인팅’은 이미지 구조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을 통해 이상화된 실내 공간을 배경으로 이미지가 층층이 중첩되는 공간 체계를 구축한다. 특히 ‘그림 속의 그림’(Painting-within-painting)은 단순히 또 다른 회화 작품 자체를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예술 이미지가 화면 속에서 어떻게 현실 공간, 기호 구조와 문화적 권력과 상호텍스트적(intertextuality)인 대화를 전개하는지를 보여준다. 이러한 이미지 간 참조, 전치 및 교차에 기반한 시각적 전략은 고도로 조직된 이미지 상호텍스트성을 구현하여 화면을 다양한 관람 논리와 지식 체계가 교차하는 지점으로 만든다. 예술가는 사물의 배열, 공간 재구성과 인물 간 상호작용을 정밀하게 설계함으로써 화면 속의 ‘시각적 지식’의 진열 기능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화면 자체가 하나의 ‘전시 장치’와 유사한 성격을 띠게 한다.
예술 후원 메커니즘 측면에서 ‘갤러리 페인팅’의 생산과 전파는 세 가지 상이한 경로가 맞물려 작동하였다. 첫째, 공식적인 제도적 후원은 정치와 종교의 권력 기관이 직위 임명, 공공 의례 또는 축제의 수요 등을 통해 이미지 생산을 촉진하는 방식으로, 다비드 테니어르 2세와 프란스 워터스(Frans Wouters)와 같은 예술가들은 궁정 화가의 신분을 통해 정치적 시각문화의 구성에 참여하였고, 이들의 작품은 의례적 상징, 위계 질서와 공적 이미지를 강조하는 데 활용되었다. 둘째, 사적인 계약식 후원으로 시민 계층, 학자 및 수집가들이 주체가 되어 화가들에게 개인의 취향, 공간 계획 및 상징적 요구에 부합하는 작품을 창작하도록 의뢰하는 방식이었다. 이러한 작품들은 내용 구성과 상징 구조에서 보다 다양하고 친밀한 성격을 지녔다. 셋째, 시장 지향적 창작으로, 화가들은 시장의 미적 트렌드, 예술 상품의 유통 방식, 수집 문화의 동향에 근거하여 판매 가능한 이미지 구조와 장식적 소재의 작품을 자발적으로 제작하였다. 이러한 작품들은 보통 특정한 의뢰인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미술시장에서 널리 유통되고 복제되는 상품화 이미지로 자리 잡았다.
요약하면, 본 논문은 17세기 앤트워프의 ‘갤러리 페인팅’의 유형적 특징, 예술적 구성과 후원 경로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을 통해, 이 이미지 장르 뒤에 내재된 사회 구조와 문화 메커니즘을 규명하고자 한다. 기존의 연구가 주로 이미지 내용의 분류나 예술 양식 분석에 집중해 온 데 비해, 본 논문은 이미지가 놓였던 제도적 조건과 생산 환경을 강조함으로써, ‘갤러리 페인팅’이 17세기 앤트워프 사회에서 어떠한 역할을 수행했는지를 보다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실증적 근거를 제공하고자 한다. 물론 본 연구는 자료 선정과 방법론적 적용에서 일정한 한계를 지니고 있지만, 향후 시각 제도, 이미지 유형과 후원 구조 등 주제를 둘러싼 심도 있는 논의를 위해 보다 견고한 이론적 기반을 마련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목차 (Table of Cont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