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조선 후기 민화의 대표적 장르인 책거리의 조형적 특성을 활용하여, 현대 한식 파인다이닝 식기의 새로운 표현 가능성과 디자인 방법론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책거리에 나타나는 ...
본 논문은 조선 후기 민화의 대표적 장르인 책거리의 조형적 특성을 활용하여, 현대 한식 파인다이닝 식기의 새로운 표현 가능성과 디자인 방법론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책거리에 나타나는 다시점, 큐비즘적 해체와 기하학적 배치, 시렁의 병치와 독립적 공간 분할 등은 모두 오늘날 한식 파인다이닝의 시각적 연출과 깊은 관련성이 있음을 밝혔다. 연구자는 한식 파인다이닝 식기에서 점차 다양화, 실험적으로 변모하고 있는 형태와 미감, 그리고 음식·식공간의 현대적 연출 방식에 주목하였으며, 그 한국적 특성을 미감적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방안으로 책거리의 전통적 조형 원리를 고찰하였다. 문헌연구와 시각적 사례분석을 통해 책거리의 역사와 개념, 조형적 특징(다시점, 큐비즘, 시렁 구조 등)을 정리하고, 서울 소재 한식 파인다이닝 업장의 다양한 식기와 공간구성을 조사하였다. 식기의 독립성과 상호배치, 음식과의 조화 연출, 도자와 금속 등 여러 소재의 실험적 결합사례를 분석하여,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모색하는 디자인 요소를 추출하였다. 한편 책거리의 복수 시점 및 입체적 배치는 한상차림의 평면적·동시적 서비스와 서양의 코스식 전개라는 이질적 구조를 시각적으로 융합하는 데 뛰어난 단초를 제공함을 확인하였다. 연구자는 다양한 성형 기법(물레성형, 판성형, 슬립캐스팅, 속파기, 가압성형 등)과 재료(백토, 투명/청자/청하 유약, 수금·은·자개 등)를 접목하여, 책거리의 조형 원리가 적용된 한식 파인다이닝 식기를 직접 제작하였다. 큐비즘의 해체·재조합적 접근에 따라 전통 민화의 책거리 이미지를 입체적 식기로 변환·적용하였으며, 면분할, 시점의 해체와 입방체화, 입체 표면 처리, 층위 조각 등을 실제 식기 디자인에 구현하였다. 이 과정에서 각 식기의 용도와 형태(플레이트, 보울, 소반 등)에 따라 맞춤 적용하였다. 연구 결과, 책거리의 조형성은 한식 파인다이닝 식기의 기능성과 심미성 모두를 확장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식공간 연출의 중심요소로서 식기는 이제 음식의 수동적 판이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음식 구성과 플레이팅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능동적 주체가 될 수 있었다. 실제로 셰프와 식기 제작자의 협업, 전통·현대 미감의 융합, 테이블 위 연출의 실험성이 함께 어우러진 연구 결과물을 통해, 전통 예술의 현대적 계승 및 한국적 고급 식기 문화의 창출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본 논문은 한식 파인다이닝에서 책거리의 미학적 요소를 식기 디자인에 적극 반영함으로써, 한식 식문화의 정체성 확립과 새로운 식공간 경험, 그리고 한국 전통 조형 언어의 현대적 재해석 및 활용 가능성까지를 제시한다. 향후 다양한 전통 조형 원리의 심층적 연구와 현대 공예·도자 분야의 적극적 실험이 이어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