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낱개의 작은 조각들을 결합하여 다양한 구조적 형태를 창출하는 시도로, 유리의 물리적 특성을 활용해 ‘결합’과 ‘확장성’의 조형적 가능성을 탐구한다. 유리 조각들을 다양...
본 연구는 낱개의 작은 조각들을 결합하여 다양한 구조적 형태를 창출하는 시도로, 유리의 물리적 특성을 활용해 ‘결합’과 ‘확장성’의 조형적 가능성을 탐구한다. 유리 조각들을 다양한 기법—퓨징, 슬럼핑, 블로잉—을 통해 적층·결합하고, 그 과정에서 생성되는 구조와 형태의 특징을 살펴보았다. 본 연구는 자연물과 인공 구조물에서 발견되는 확장 원리를 관찰하고, 이를 유리라는 조형 재료를 통해 실험적으로 재해석하는 데 목적을 둔다. 반복되고 축적되는 조형 행위는 연구자가 오랜 시간 집중해 온 작업 방식으로, 본 논문은 이러한 방식을 바탕으로 확장 구조에 대한 조형적 해석을 시도한다. 특히 유리라는 재료를 통해 구조와 확장의 생성 및 결합 과정을 분석함으로써, 구조적 확장의 조형 원리를 이론적으로 탐구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벽돌 건축과 자연에서 관찰되는 다양한 구조적 패턴에서 얻은 개념적 영감을 기반으로 작은 단위가 구조를 형성하는 방식의 조형적 공통점을 고찰한다. 다양한 생물의 주거 형태에서 나타나는 적층과 확장 방식은 연구자에게 노동과 시간이 축적된 시각적 형태로 인식되며, 감동과 영감을 주는 매개체로 작용한다. 자연의 자발적 조합 원리와 인공 구조물의 체계적 적층 방식을 분석하고, 이 둘을 융합한 구조 실험을 통해 조형적 가능성을 탐색하였다.
조개껍데기, 성게, 새의 둥지, 비버의 댐과 같은 자연 구조물은 방사형 확장을 통해 구축되며, 벽돌 건축물과 같은 인공 구조물은 수직적이고 계획적인 방식으로 확장된다. 공통적으로 자연과 인공의 건축은 주변에서 쉽게 획득 가능한 재료로 이루어진다. 연구자는 이처럼 각 존재가 자신에게 익숙한 재료와 방법으로 구조물을 형성하는 방식에 주목하였으며, 본 연구에서 그 재료는 유리이다. 유리는 성형과 재단을 통해 다양한 질감 표현이 가능하며, 퓨징 및 캐스팅 기법을 통해 조각 간 결합과 축적이 가능한 조형 재료이다.
본 연구에서는 세 가지 실험을 통해 유리 조각의 구조적 결합 가능성을 단계적으로 탐색하였다. 첫 번째 실험은 재단한 판유리와 유리 파우더를 활용하여 벽체를 형성하는 방식으로, 수직 및 방사형 확장 구조의 구현 가능성을 검토하였다. 이 과정에서 벽돌형과 막대형 등 성형 가능한 단위 유닛, 파우더 및 프릿 상태의 유리를 축적·배열한 뒤, 열과 압력을 조건으로 접합을 시도함으로써 단위 간 결합 방식과 형태 형성의 특성을 관찰하였다. 두 번째 실험은 슬럼핑 기법을 적용하여 평면 구조와 판유리를 결합하는 수평 및 층위 구조에 관한 시도이다. 첫 번째 실험에서 구축한 수직 결합 기반의 평면 구조물 위에 판유리를 열과 중력 조건으로 결합함으로써, 직선적 구성과 곡선적 변형이 동시에 나타나는 형태를 도출하고 구조적 전이의 조형적 효과를 분석하였다. 세 번째 실험은 입체적 벽돌 구조물에 블로잉 기법을 적용하여 수직적 형태와 방사형 확장이 결합되는 응축 및 팽창 구조를 탐색하였다. 선행 실험에서의 수직 결합 구조를 입체화한 뒤, 비어 있는 공간에 용융 상태의 유리를 블로잉하여 열과 압력에 의한 결합을 유도하였으며, 이를 통해 단단한 수직 구조와 유동적 곡면 확장이 공존하는 확장적 형태 생성의 조건을 검토하였다.
각 실험은 유리의 물성(점도, 흐름성, 표면장력 등)과 에너지 조건(온도, 압력, 중력)의 조절을 통해 인공적 확장성과 자연적 확장성이 교차하는 조형적 결합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실험 결과, 유리의 상태(파우더, 프릿, 용융체)에 따라 요구되는 용융 조건과 접합 방식이 달라지며, 기법 간 상호작용, 기법의 호환성, 구조적 안정성의 확보 조건을 비교 검토할 수 있었다. 특히 파우더를 결합 매개로 사용할 경우 유리 자체의 가소성 및 점성 부족으로 인해 바인더가 필수적이라는 전제하에, 발색과 접착성, 소성 후 잔류 특성을 고려한 다양한 바인더 조합을 실험하였다. 그 과정에서 쟁탄검을 바인더로, 식물성 글리세린을 용해재로 사용한 조합에서 탄화에 따른 어두운 표면 질감이 형성되는 현상을 확인하였다. 이는 당초 의도했던 밝은 발색과는 다른 결과였으나, 결과적으로 유리 재료에서 상대적으로 드물게 나타나는 이질적 질감과 결합 단면의 시각적 명료성을 강화하는 효과를 제공하였다. 이에 따라 해당 조합은 후속 작업에서 반복적으로 적용 가능한 재료적 선택지로 선택되었으며, 작품 간 조형적 통일감을 형성하는 요소로 활용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에서 적층과 팽창이 유리 조형에서 단순한 조형 효과를 넘어 어떻게 구조 생성의 원리와 효과로 작동되는지 다루었다면, 향후 연구 및 제작에서는 단일 오브젝트 차원을 넘어, 구조의 모듈화와 규칙 기반 배열을 통해 확장 가능한 조형 시스템으로의 발전을 목표로 한다. 더 나아가 공학적·수학적 이론을 참조하여 실제 건축 환경에서 적용 가능한 건축 유리 구조로의 확장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한다. 특히 프랙탈 및 파라메트릭 접근 등 규칙 기반 패턴과 구조 형성 방법을 도입하여, 계산적 배열에 기반한 구조적 질서와 고온 유리의 열·압력에 의해 생성되는 곡면 및 비정형 방사형 확장이 공존하는 조형을 지속적으로 탐구할 계획이다. 또한 쟁탄검과 식물성 글리세린 조합에서 확인된 사례와 같이, 새로운 재료의 실험적 적용을 병행함으로써 아직 충분히 탐색되지 않은 질감과 결합 방식, 재료 사용 전략을 발굴하고 유리 조형의 표현 범위를 확장하는 연구를 이어가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