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는 이상고온을 포함한 극한 기상현상의 빈도와 강도를 증가시키며, 이에 따른 건강과 경제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 기존 연구들은 고온이 사망률, 응급실 방문, 입원 증가와 명확한 ...
기후변화는 이상고온을 포함한 극한 기상현상의 빈도와 강도를 증가시키며, 이에 따른 건강과 경제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 기존 연구들은 고온이 사망률, 응급실 방문, 입원 증가와 명확한 연관이 있음을 보여주었지만, 경증 및 만성 질환을 관리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일차의료 이용에 대한 고온의 영향은 상대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이 논문은 한국의 국민건강보험공단 맞춤형 자료를 활용하여 고온이 의원 급 1차 병원 외래진료 이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분석에 사용된 자료는 약 1천만 명의 익명화 된 개인 수준 자료로, 병원 진료 내역, 보험료, 거주지 등의 개인정보가 포함되어 있다. 여름철 일차의료 이용에 초점을 맞춘 이 연구는 고온 노출이 단기적으로는 외래진료 이용 감소, 장기적으로는 증가하는 비선형적, 누적 효과를 가지며, 지역, 연령, 근로 환경에 따라 이러한 영향이 다르게 나타남을 밝혔다. 이는 인구 집단 간 기후 적응 역량의 차이를 반영한다.
제3장은 서울을 포함한 광역시와 비광역시 간 지역 격차를 고려하여 기온의 임계값을 내생적으로 추정하였다. 그 결과, 일 최고기온이 27.2℃를 초과할 경우 당일 외래진료 방문이 유의하게 감소하며, 이는 극심한 더위가 일차의료의 연속적 치료를 방해하고 예방할 수 있는 입원 및 사망을 증가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누적된 고온 노출은 외래진료 방문을 증가시키는데, 상대적으로 취약계층이 밀집되어 있고 일차의료 접근성이 낮은 비광역시에서 증가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기후 취약성을 고려한 지역 맞춤형 보건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제4장은 우울 및 불안 장애로 진단받은 개인을 대상으로, 포아송 허들 모형을 사용해 연령대별 여름철 고온 발생에 따른 반응을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청소년은 기온 상승 시 외래진료를 시작하고 방문 빈도도 증가하는 반면, 중·장년층은 오히려 진료 빈도가 감소하였다. 기존 연구에서 고온이 자살률 및 정신과 응급실 방문을 증가시킨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방문 감소는 증상의 호전이 아닌 회피 행동으로 해석될 수 있으며, 이는 중증 정신질환으로의 이행 위험을 높일 수 있어 극한 기상조건 하의 정신건강 관리체계 마련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제5장은 근로자 건강과 환경 인프라, 노동생산성 간의 관계를 고찰하였다. 야외 근로자 비중이 높은 지역은 여름철 기온 상승에 더 크게 영향을 받아 외래진료 방문 횟수가 증가하였고, 인구 당 공원 면적이 넓은 지역은 기온 상승에도 외래진료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근로시간 손실 추정으로, 고온으로 인한 외래진료 증가가 노동생산성 손실로 이어질 수 있음을 정량적으로 분석하여 고온 노출 취약성과 노동생산성 사이의 관계에 대한 실증적 근거를 제공하였다.
이 논문은 세 가지 실증 분석을 통해, 전국 대표성을 갖춘 일차의료 외래진료 자료를 활용하여 고온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실증적 근거를 제시하고, 그동안 간과되어 온 기후변화로 인한 사회적 비용의 중요한 측면을 부각시킨다. 정책적 함의로는, 고온 발생 기간 중 원격진료 등을 통한 외래진료 접근성 유지,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대응 강화, 고온 노출로 인한 간접적 생산성 손실을 기후변화로 인한 경제적 영향 평가에 포함하는 것 등이 있다. 향후 연구는 고온이 일차의료 이용에 미치는 영향이 입원, 사망 등 더 심각한 건강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고, 취약계층을 위한 적응 전략의 효과성을 평가하는 방향으로 확장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