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내 건축물에서 지하실은 공간 활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핵심 요소로 널리 활용되고 있으며, 지진 발생 시 지반의 진동하중에 직접적으로 노출되기 때문에 구조물 전체의 내진 안정성을 ...
도시 내 건축물에서 지하실은 공간 활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핵심 요소로 널리 활용되고 있으며, 지진 발생 시 지반의 진동하중에 직접적으로 노출되기 때문에 구조물 전체의 내진 안정성을 확보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밀한 내진 설계가 필수적이다. 특히, 건물은 옹벽이나 말뚝과 같은 단순 구조물과 달리, 상부 구조물과 지하실 간의 복합적인 상호작용을 수반한다. 이러한 지반–지하실–상부구조 간의 동적 상호작용은 지진 시 기초 전단력 및 전도 모멘트를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벽체와 지반 간의 상대 변위를 증가시켜 지진토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지진토압 산정법은 이러한 지반–구조물 상호작용(SSI)의 영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위상차와 같은 핵심 인자의 중요성 역시 간과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액상화가 발생한 지반에서는 강성과 강도의 급격한 저하로 인해 SSI의 영향이 훨씬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액상화 중에는 건물과 지반 간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자유장과는 다른 방식으로 주변 지반의 응력 상태가 변화하며, 지반의 과도한 변형은 건물의 침하 및 회전 변위를 증가시킨다. 이러한 현상은 건축물의 내진 안정성 확보를 위해 액상화 조건에서의 SSI를 반드시 고려해야 함을 의미한다. 지금까지의 대부분의 연구는 안벽이나 말뚝 기초를 중심으로 수행되어 왔으며, 지하실 벽체에 작용하는 지진 토압에 대한 액상화의 복합적 영향은 충분히 규명되지 않은 상태이다.
본 연구는 지반–구조물 상호작용을 고려하여 건물 지하실 벽체에 작용하는 지진 토압의 거동을 평가하고자 1g 진동대 모형실험을 수행하였다. 실험 대상은 공동주택 형식의 건물을 원형으로 하였으며, 건물 높이에 따라 0층, 3층, 9층으로 구분된 세 가지 모형을 제작하였다. 모든 모형은 동일한 3층 지하실을 포함하고 있으며, 지하실 고정 조건에 따라 매립형(얕은 기초)과 고정형(암반 기초) 두 가지 실험 그룹으로 나누었다. 지반 조건은 조밀한 건조 사질토와 느슨한 포화 사질토로 구성하였으며, 각각의 조건에서 실험을 수행하였다. 입력 지진동은 10 Hz 정현파를 사용하였으며, 건조 지반에서는 최대 가속도 0.15 g, 0.20 g, 0.30 g의 점진 증가형 입력을, 포화 지반에서는 최대 가속도 0.15 g, 지속시간 10초의 입력을 적용하여 모형을 진동시켰다.
건조 지반 실험 결과, 건물 지하실 벽체에 작용하는 지진 토압의 거동은 지하실 고정 조건과 건물 높이에 따라 크게 달라졌다. 저층 건물에서는 지하실과 상부 구조물이 지반과 동일한 방향으로 움직이며 활주 또는 기울어짐을 보였고, 고층 건물은 회전 또는 반대 방향 기울어짐의 거동을 나타냈다. 지진 토압은 지반과 지하실 간 상대 변위에 따라 증감하였고, 분포는 건물 높이와 고정 조건에 따라 삼각형에서 역삼각형 형태로 변화하였다. 지진 추력은 건물의 관성력이 커짐에 따라 증가하였으며, 같은 높이에서도 고정형 지하실이 매립형보다 크게 나타났다. 특히, 지진 토압은 저층 매립형 지하실에서는 변위를 억제하는 저항력으로, 고층 또는 고정형 조건에서는 변위를 유발하는 추진력으로 작용하였다.
포화지반 실험 결과, 액상화 지반에서 과잉간극수압의 거동은 지하실 벽체 인근과 자유장에서 다르게 나타났으며, 자유장에서는 유효응력에 도달해 액상화가 발생한 반면, 벽체 인근에서는 평균적으로 약 40% 낮아 액상화가 억제되었다. 총 지진력은 동적 수력과 토력으로 구성되며, 필터링을 통해 분리한 결과 비진동 성분은 과잉간극수압의 증가 경향과 유사하게 나타나 동적 수력에 의해 지배됨을 확인하였다. 또한, 액상화 영향을 반영할 수 있도록 과잉간극수압비와 운동학적 상호작용을 고려한 산정식을 제안하였으며, 실험 결과와의 비교를 통해 고정형 지하실에서는 관성력 영향이 미미하고, 매립형 고층 건물에서는 상대 변위 증가로 인해 지진력이 과소평가됨을 확인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