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여성 작가 토니 케이드 뱀버러(Toni Cade Bambara, 1939~1995)는 흑인 여성이 중심이 되는 우머니즘(Womanism)의 관점에서 치유의 의미를 형상화한다. 1980년에 출간된 뱀버러의 소설 『소금 먹는 ...
흑인 여성 작가 토니 케이드 뱀버러(Toni Cade Bambara, 1939~1995)는 흑인 여성이 중심이 되는 우머니즘(Womanism)의 관점에서 치유의 의미를 형상화한다. 1980년에 출간된 뱀버러의 소설 『소금 먹는 사람들』(The Salt Eaters)은 미국 남부 조지아주 가상의 도시, ‘클레이본’(Claybourne)에서 흑인 여성 운동가 벨마(Velma)가 경험하는 고통과 건강의 회복 및 공동체의 화해를 그린 치유에 관한 소설이다.
우머니즘은 흑인 여성의 삶뿐만 아니라 흑인 남성까지 포용한다는 점에서 백인 여성 페미니즘과 확연히 구별되며, 여성의 평등뿐만 아니라, 생태와 영성의 공동체적 차원도 중시한다. 나아가 우머니즘은 미국 흑인 여성의 잊혀진 역사와 억눌린 경험을 바탕으로 인종, 계급, 성의 차별에 대한 억압과 차별에 대항하고, 여성과 남성의 소통과 연대를 이루며, 제3세계 여성을 통합하고 공동체와 생태의 조화와 영성의 회복을 중시한다.
『소금 먹는 사람들』에 나타나는 치유의 과정은 우머니즘의 관점에서 조명할 때 흑인 여성과 공동체의 총체적이며 통전적이고 우주적인 치유로 이해될 수 있다. 정치, 생태, 영성 간의 조화와 화합을 중시하는 우머니즘은 신체적이며 개인적인 치유를 넘어 정신적이며 영적인 변화를 통해 공동체의 차원을 넘어서 지구적 차원에서 영적 변화를 이끈다. 그러므로 우머니즘은 작품의 다층적인 주제에 대한 이해를 돕고 흑인 여성 문학에서 우머니즘이 갖는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Ⅱ장은 우머니즘이 등장인물에 구현되는 방식을 알아보기 위해 작품에서 치유와 관련된 대상들의 이야기를 분석할 것이다. 먼저 인물의 문제를 제시하고 진단하여 치유에 이르는 과정을 다룬다. 치유가 필요한 흑인 여성과 흑인 남성, 흑인 여성 치유사와 제3세계 여성 공동체의 연합에 나타나는 우머니즘적 치유를 분석할 것이다.
Ⅲ장에서는 작품의 정치, 생태, 영성의 문제와 치유를 분석하여 우머니즘에서 추구하는 정치, 생태, 영성의 차원에 대한 균형과 조화를 살펴본다. 정치문제는 흑인의 인종차별과 여성차별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루며, 생태문제는 원자력 공해에 대한 문제의식과 에코페미니즘을 연결짓는다. 영성문제는 정치와 영성의 분리에 대한 문제와 인물의 영성적 치유를 분석한다. 개별 문제의 해결만으로는 우머니즘의 전체성과 총체성을 성취하지 못함을 밝힐 것이다. 인물들의 다양한 서술을 통해 정치, 생태, 영성은 상호연결된 관계로, 정치, 생태, 영성의 문제가 해결되어야 개인과 공동체의 치유를 이룰 수 있는 것이다.
Ⅳ장에서는 뱀버러가 비선형적 서사구조를 이용하여 우머니즘적 치유를 구현한 방식을 작품의 장별 분석을 통해 확인한다. 뱀버러는 다층적인 치유 서사 속에 흑인의 전통과 문화 그리고 흑인의 정체성을 드러내기 위해 실험적 서사의 전략을 사용했음을 주장한다.
뱀버러의 작품에 나타나는 우머니즘적 치유는 세상을 통합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새로운 의식의 전환을 구축한다. 뱀버러의 우머니즘은 흑인 여성뿐만 아니라 흑인 남성도 포용하고, 더 나아가 제3세계 여성과의 연대를 강화한다. 1960년대 흑인의 분열된 정치 상황을 영성의 토양과 결합하여 공동체의 온전함을 회복하려는 뱀버러의 비전은 흑인 공동체가 화합하여 아프리카의 토속신앙과 전통을 기반으로 행동하면 정치 분열, 생태오염, 인종차별 및 성차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의식의 변화는 현대사회의 개인들에게 사회변혁을 추구하는 새로운 우머니즘과 영성을 제시한다. 사회의 변두리에 있던 벨마의 고통스러운 현실을 에워싸고 있던 수많은 정치, 환경, 종교의 문제들이 망각되었던 아프리카의 전통과 문화와 결합하면서 새로운 대안을 획득하고 공동체의 근본적인 변화를 일구어낸다. 따라서 뱀버러의 작품은 문학적 상상력의 표현을 넘어서 공동체의 인식과 행동의 변화를 촉구한다.
본 연구에서 논의한 우머니즘적 치유는 현실적으로 사회의 총체적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내면의 치유와 자신감의 회복을 통해 정신적이며 영적인 변화를 일깨우고 흑인들의 상처와 고통을 치유한다. 벨마는 아프리카의 토착적 치유를 받아서 자기애와 영성을 회복하고, 흑인 공동체는 벨마의 치유에 자존감을 얻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며 억압의 구조에서 해방된다.
흑인 여성과 그녀가 속한 흑인 공동체, 그리고 제3세계 여성과의 연대를 통한 내면적 치유의 확장은 인간의 내적 변화를 자연을 포함한 우주적인 변화로까지 확산시킨다. 결국, 이러한 정신적 변화는 세계공동체의 구원과 해방을 이루는 기초가 된다는 점에서 흑인 여성의 소설작품을 총체적으로 바라보는 적절한 해석의 틀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