벅구놀이의 화려한 기예는 현대 농악 공연에서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이다. 그렇지만 벅구놀이에 대한 연구는 꽹과리, 징, 북, 장구 등 다른 풍물악기에 비해 많지 않다. 북에서 파생된 악기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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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 경상대학교 대학원, 2018
학위논문(석사) -- 경상대학교 대학원 , 민속무용학과 한국민속무용학 , 2018. 2
2018
한국어
경상남도
A Study on Beokgu Nori 0f Haman-Hwacheon Nongak
xiv, 110 p. : 삽화 ; 30 cm
지도교수: 임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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벅구놀이의 화려한 기예는 현대 농악 공연에서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이다. 그렇지만 벅구놀이에 대한 연구는 꽹과리, 징, 북, 장구 등 다른 풍물악기에 비해 많지 않다. 북에서 파생된 악기 이거나 춤을 위한 소품 정도로만 여긴다. 그럼에도 벅구는 농악의 채상모 벅구놀이와 고깔 벅구춤, 오광대 벅구춤, 사당패의 벅구춤, 교방무의 벅구춤 등 나름의 영역에서 자리매김해 왔으며 현재에도 여러 형태의 창작 작품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러한 자리매김은 손에 들고 활동하기 편하다는 벅구의 특징을 그 기반으로 하고 있다. 특히 벅구가 농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농악에서는 벅구의 수준 높은 기예를 활용하여 다양한 서사적 군무(群舞) 또는 독무(獨舞)를 보여준다.
농악에서 보이는 벅구놀이의 이러한 형태를‘놀이(nori)’가 아닌 춤(舞, dance), 또는 기예(技藝, craft, accomplishments)로 단정하면 이러한 개념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벅구놀이만의 의미적 사각(死角)이 생긴다. 마찬가지 이유로‘놀이’에 play, game, amusement 또는 performance 등의 의미를 부여해도 세부적으로 석연치 않는 점이 생겨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벅구놀이(Beokgu Nori)’라는 전래의 명사를 그대로 사용하여 의미적 왜곡을 최소화 하고자 한다. 왜냐하면‘벅구놀이’를 고유명칭으로 파악 할 때야 비로소 벅구놀이에 내재된 춤과, 기예, 놀이적 요소 뿐 아니라 공동체적 성격에 기반을 둔 벅구놀이의 서사적 모의성까지도 들여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유네스코에‘농악’이‘Nongak’으로 등재된 이유와 같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유네스코는 농악이 공동체의 음악이자 춤이고, 공연예술로서뿐 아니라 공동체 의례의 기능까지 수행했음을 인식했으며 또한 농악이 다양한 형태와 목적으로 공연됨으로써 공연자와 참가자들에게 정체성을 부여한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설명하면서 농악에 대한 관점을 최대한 왜곡 없이 전달하고자 하였다.
지금과 같은 형태의 벅구가 언제 농악에 유입되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다. 다만 오래된‘손북’형태 악기는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작은 손북 형태 악기에 벅구라는 명칭이 붙어 전파된 시기는 대략 조선후기쯤으로 짐작된다. 조선후기는 이앙법(移秧法) 전파에 따른 두레 조직 활성화와 장시(場市) 번성이라는 토양 속에서 그 어느 때보다 유랑예인집단을 비롯한 민중 문화가 꽃핀 시기였다. 농악의 벅구놀이는 걸립패나 떠돌이 유랑패에 의해 연희되던 비슷한 시기에 두레풍물로 유입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함안화천농악은 연희 전승의 주체가 토박이 농민으로 이루어진 두레풍물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1991년에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제13호로 지정된, 경남의 대표적 농악으로 판제는 모두 12마당으로 어부름굿, 길굿(인사굿), 살풀이굿, 덧배기굿, 사방오토지신굿, 팔진치기굿, 진놀이굿, 고사리 꺾기굿, 영산다드래기굿, 호호굿, 풍년농사기원굿, 마침굿 순으로 진행된다.
예로부터 사람들은 그림이나 춤을 통하여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표현해왔다. 함안화천농악 전승주체인 농민 역시 풍농에 대한 그들의 바람을 농악 12마당을 통하여 표현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함안화천농악은 풍농‧안택기원설 형태의 농악으로 분류 된다.
함안화천농악 벅구 놀이의 특이점은‘진서발 상모’로부터 나온다. 진서발 상모는 박동욱류 꽹과리와 함께 함안화천농악을 대표하는 특징이다. 진서발 상모는 실을 꼬아 만드는 일반 상모 물채와 달리 가늘고 긴 낚시대를 사용해 만든다. 실을 꼬아 만든 물채와 낚시대로 만든 진서발 상모는 돌릴 때 만들어지는 원의 크기에서 확연한 차이가 난다. 무거운 납의 원심력으로 만들어내는 진서발 상모의 원은 크고 힘차게 돌아가며 경상도 농악 특유의 빠르고 힘찬 느낌을 가진 함안화천농악 가락과 잘 어우러진다. 첨단 소재인 카본으로 만들어진 낚시대 초리를 사용한 진서발 상모는 민속문화가 그 시대의 발전상을 흡수해 어떻게 자기화 하지는 잘 보여 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함안화천농악 장단은 크게 살풀이장단, 덧배기장단, 영산다드래기장단, 호호굿 장단으로 이루어져 있다. 살풀이장단은 살풀이굿 마당에, 덧배기장단은 어부름굿, 길굿(인사굿), 덧배기굿, 사방오토지신굿, 팔진치기굿, 진놀이굿, 고사리 꺾기굿, 풍년농앗기원굿, 마침굿 마당에 사용된다. 그리고 영산다드래기장단은 어부름굿, 영산다드래기굿, 마침굿 마당에 호호굿 장단은 호호굿 마당에 사용된다.
함안화천농악 벅구놀이의 특징적 동작으로는‘도리깨짓’을 들 수 있다.‘도리깨짓’은 풍년농사기원굿 마당뿐만 아니라 함안화천농악 판굿 전반에 걸쳐 나오는 덧배기 장단 기반의 동작으로, 농기구인 도리깨로 보리타작 하는 모습을 모사한 것이다. 이는 다른 농악에는 보이지 않는 함안화천농악 벅구놀이만의 동작이라 할 수 있다. 그 외에 함안화천농악 벅구놀이는 까치걸음 사사치기, 보릿대춤 외사치기, 깨끔발 뛰며 사사치기, 앉아서 사사치기, 제자리에서 연풍대 돌기, 도리깨짓 등 다양한 동작이 상모 돌리기와 연결된 형태로 나타난다.
함안화천농악 벅구놀이의 동작들은 인접한 영남지역의 부산농악이나 진주삼천포농악과는 몇 가지 차별성을 보여준다. 두 농악에 등장하는 몇몇 기예적 동작들은 함안화천농악 벅구놀이에는 나타나지 않으며 마찬가지 이유로 함안화천농악에 나타나는 경농(耕農)적 동작이 두 농악에는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차별성은 그 농악의 전승 주체자가 함안화천농악과는 다르게 토박이 농민이 아님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렇듯 벅구놀이는 농악에서 적지 않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각 지역 농악의 정체성과도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 그 비중은 함안화천농악 뿐 아니라 전반적인 전통연희 속에서도 그러하리라 생각된다.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본 연구의 목적을 몇 가지로 나누어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벅구’라는 명칭의 유래와 벅구치배의 외형을 이루는 상모와 고깔에 대한 기원을 살펴 본 연구의 이론적 바탕을 마련하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대상의 명칭에는 대상의 실체가 함의(含意)되어 있다.‘벅구’라는 명칭의 불교적 편린(片鱗)을 통해 벅구놀이의 본원적 의미와 형태를 짚어 보고자 한다. 벅구는 전통연희 속에서 간편한 휴대성을 바탕으로 어떤 악기보다 뛰어난 역동적 연출과 서사적 의미가 중첩된 특성을 보여 주고 있다.
둘째, 마을 토박이 농악인 함안화천농악 벅구놀이의 전승 양태를 파악해 현재의 벅구놀이가 형성된 역사적 배경과 현재적 의미를 찾고자 한다.
셋째, 함안화천농악 장단에 따른 벅구놀이의 경농(耕農)적 동작 분석과 절차에 따른 벅구치배의 대형변화, 상모의 형태적 특징을 살펴 함안화천농악의 정체성이 벅구놀이를 통해 어떻게 구현되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농경시대 서민들의 예술적 습속(習俗)과 농악에서 벅구가 차지하는 역할과 비중 그리고 상모의 형태와 벅구치배의 동작 사이의 상호관계를 파악 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인접한 영남권 농악인 부산농악과 진주·삼천포농악과의 비교를 통해 이들 농악 속 벅구놀이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러한 차이점을 통해 드러나는 함안화천농악 벅구놀이만의 연행적 특징은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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