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는 서구 사회에서 서민 주거 유형으로 인식됨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에서는 주거형식 중 60%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주거유형이다. 선행연구들을 통해 볼 때, 이처럼 아파트가 대표적...
아파트는 서구 사회에서 서민 주거 유형으로 인식됨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에서는 주거형식 중 60%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주거유형이다. 선행연구들을 통해 볼 때, 이처럼 아파트가 대표적인 주거유형으로 자리잡게 된 시작점은 1970년 전후에 ‘중산층 아파트’를 정책적으로 공급한 때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아파트 확산의 주요 원인은 공급 대상 변경 정책과 공급 형태의 특수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였다고 볼 수 있다.
본 논문의 시기적 대상은 아파트 공급대상을 ‘서민’에서 ‘중산층’으로 전환·공급하였던 시기인 1970년 전후로 한다. 그리고 물리적 대상은 그 시기에 공급된 아파트 중 ‘중산층’에게 공급된 ‘아파트단지’로 한다.
1970년에 공급된 아파트 중 ‘중산층 아파트’는 ‘주공’, ‘맨션’, ‘시범’아파트이며, 이들의 입주 대상은 중산층이었으며, 건설비용은 입주자 부담이었다. 이들 중 구체적 연구대상은 한강맨션 (1969~1971), 여의도시범 (1970~1971), 반포주공1 (1971~1974)이다. 본고는 이러한 아파트단지의 건축적, 기술적, 사회적 측면을 각각 분석하여, 중산층 아파트단지의 특성을 고찰하였다.
대상 아파트단지들은 1966년 한강개발에 의해서 생긴 한강 매립지의 대단위 건립부지위에 건립된 아파트단지로써, 국가에 의한 정책적 차원의 대량공급이라는 점에서 개인이 건립한 이전 시기의 소규모 아파트와는 구별되었다.
먼저, 대상 아파트단지의 건축적 특성은 다음과 같다.
단지배치는 남향위주의 일자형 반복적 배치계획을 하였다. 이에 따라, 단지 공급의 효율성이 극대화되었고, 주거성능 조건이 향상되었다. 한강맨션과 반포주공1은 5층 규모의 계단실형 타입으로 주동계획을 하였고, 여의도시범은 12층의 복도형 타입으로 주동을 계획하였다. 단위세대의 평형은 20~60평까지 다양하게 제안하여, 거주자들이 단지 내에서 평형간에 수직 이동을 통한 사회적 계층 이동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전의 소형평면 위주의 계획과 달리, 다수의 대형 평면 계획은 서구식 생활방식에 대한 동경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하였다. 즉, 부부침실, 욕실의 유닛화를 가능하게 하였고, 주방-식당 통합형 계획 및 주방부속실 계획을 가능하게 하였다. 그리고 대상 아파트단지는 당시 도시 기반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매립지에 건설되었기 때문에, 단지 내에 부대복리시설 및 노선상가를 계획하여 거주자들이 단지 내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하였다.
둘째, 대상 아파트단지의 기술적 특성은 다음과 같다.
건설 주체는 처음 시도되는 대단지 건설을 위하여 종합건설계획을 수립하였고, 이것은 이후 대단지 건설계획의 기반이 되었다. 생활편의를 위한 시설은 중앙난방시스템, 가스취사설비, 쓰레기처리시설을 도입하였고, 구조는 라멘구조를 적용하였으며, 창호는 알루미늄 창호를 설치하는 등, 이전의 아파트와 차별화된 설비 및 시스템을 적용하였다.
셋째, 대상 아파트단지의 사회문화적 특성은 다음과 같다.
분양주체는 중산층아파트의 분양을 위해 ‘선(先)분양 방식’과 ‘건설자금 선(先)모집 시스템’을 도입하였다. 이를 위해, 건립 전 견본주택을 건설하고 분양광고를 하는 등 분양시스템을 구축하였다. 또한 대규모 단지의 효율적 관리를 위하여 이전에 없던 통합적 관리시스템을 마련하였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에 따르면, 한강맨션, 여의도시범, 반포주공1 아파트단지로 시작된 ‘중산층 아파트’가 서구식 생활양식을 구현하고, 자족형 아파트단지를 구축함에 따라, 아파트단지가 비로소 중산층 주거의 <선망의 대상>이 된 의의가 있다.
그리고 대단지를 효율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건설시스템, 배치 및 주동계획 방식의 기반을 마련하였다. 또한 선(先)분양을 위한 분양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아파트단지가 상품으로서의 아파트, 즉 <상품 아파트>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에 의의가 있다.
본 연구의 대상인 3개 아파트단지는 현재 재건축이 대두되고 있어, 다른 재건축 아파트들과 같이 언제 사라질지 모를 건축자산이다. 따라서 대상 아파트들이 재건축으로 물리적 대상이 사라지기 전에, 아파트의 건축적·기술적·사회문화적 특성을 답사, 문헌, 도면을 통해 분석을 하였다.
이를 통해 연구자는 대상 아파트들이, 물리적 대상은 소실되더라도, 건축적 자산으로써 가치를 가질 수 있도록 자료를 수집하고, 도면을 구축함과 동시에 대상이 갖는 건축적·기술적·사회문화적 특성을 도출하였다. 결과적으로, 연구를 통해 연구자는 대상 아파트들이 현재 대한민국 대표 주거유형인 아파트의 시초이자 원형이며, 현재까지의 확산을 이끈 시발점이었음을 발견하였다.
그러나 본 연구는 아파트 발전 과정의 시계열적 영향 분석 과정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본 연구만으로 이들 대상아파트가 현재의 아파트의 형태와 시스템의 원형인 것으로 규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따라서 아파트 확산의 시초와 원형에 대한 고리를 찾는 후속 연구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