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최서해 문학에서 발견되는 민중, 자유, 폭력 등을 아나키즘 사상으로 분석하여, 민족과 계급의 양분적 구도로 최서해 문학을 논의한 기존 연구를 지양하고, 최서해 문학 전반의 연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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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최서해 문학에서 발견되는 민중, 자유, 폭력 등을 아나키즘 사상으로 분석하여, 민족과 계급의 양분적 구도로 최서해 문학을 논의한 기존 연구를 지양하고, 최서해 문학 전반의 연속...
본고는 최서해 문학에서 발견되는 민중, 자유, 폭력 등을 아나키즘 사상으로 분석하여, 민족과 계급의 양분적 구도로 최서해 문학을 논의한 기존 연구를 지양하고, 최서해 문학 전반의 연속성과 현재적 의의를 해명하고자 하였다.
Ⅱ장에서는 최서해와 아나키즘 사상 간의 관련양상을 확인하기에 앞서, 최서해가 활동하던 시대의 담론적 상황을 분석하기 위해 1920년대 아나키즘의 유입된 배경 및 전개, 분화의 논리를 살펴보았다. 식민지 조선은 사회진화론을 부국강병의 논리로 받아들였으나 1차 세계대전 이후 제국주의의 논리임이 밝혀지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사회주의를 포함한 다양한 사상을 받아들였다. 그 중 아나키즘 사상도 유입되었는데, 1920년대 초 식민지 조선에서는 아나키즘과 사회주의 사상이 동일한 것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사회주의가 과학적 공산주의로 발전하게 되면서, 아나키스트들과 공산주의자들 간의 운동방법상의 차이가 점차 드러나게 되었다. 아나키스트들은 공산주의자들과 결별하고 독자적인 조직을 형성하여, 공산주의와 이념노선투쟁을 전개한다. 이러한 분화는 문단 내에서 아나-볼 논쟁으로 이어졌다. 김화산은 이 논쟁에서 정치적 자율성의 동의어인 예술적 자율성을 주장하였으나, <카프> 문인들로부터 예술지상주의라는 비판을 받고 제명당한다. 이 논쟁에서 확인되는 아나키스트 문인들의 신념은 본능, 자율성, 자유 등이었다.
Ⅲ장에서는 아나키스트들이 보인 신념이 최서해 문학에서 확인됨을 살펴보았다. 먼저, 1절에서는 최서해가 받아들인 허무주의가 크로포트킨의 아나코-코뮌주의임을 확인하였다. 다음 2절에서는 최서해 창작집『혈흔』서문에 드러난 충동, 반역, 양심, 자유 등은 자신의 자유를 억압하는 불합리한 제도를 타파하고, 창조적 본능을 실현할 수 있는 자유로운 사회에 대한 갈망이었음을 확인하였다. 자유는 아나키즘 사상의 출발점이다. 또한 최서해는 자신의 사상과 반항적 기질이 지도나 교육에 의해서가 아닌 삶의 경험을 통해 형성되었음을 강조하였는데, 이는 아나키즘의 특성으로 볼 수 있는 ‘체계적이지 않음’, ‘학습이 아닌 체험을 통해 형성되는 반항의식’과 연결된다. 3절에서는 최서해 소설이 특정 계급이 아닌 다양한 주체를 형상화한 이유를 살펴보았다. 최서해는 지식인의 지도가 아닌 민중의 자발적 참여로 전개되는 투쟁을 강조하였다. 문학가나 지식인들은 민중의 길라잡이다. 4절에서는 민중이 행사하는 폭력이 실효성이 없는 우발적 행위가 아니라, 합리적 의사가 불가능한 식민주의 사회에서는 불가피한 조치였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최서해 소설의 폭력은 민중 자신의 잠재적 힘을 확인할 수 있는 시험 계기의 요소를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직접행동의 선전적 효과를 지니고 있었다.
Ⅳ장에서는 인도주의적 윤리감을 통하여 최서해 문학 전반의 연속성을 규명한 다음, 최서해와 <카프>의 상관성 및 최서해 문학의 현재적 의의를 살펴보았다. 기존에 부정적 관점으로 고수되었던 후기 인도주의 문학의 인도주의는 타인의 고통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한 자신 혼자서만 평온한 생활을 누릴 수 없다는 ‘참인간의 참생활’을 천명한 『혈흔』서문에서부터 시작되었다. 투쟁의 방법이 극단적인 폭력에서 인도주의를 통한 내면의 양심 투쟁으로 변모한 것이다. 최서해는 방향전환 후에도 <카프>에서 지양된 경제투쟁에 계속 천착함으로써 본능, 생활, 반항으로 구성된 문학을 지향하였다. 거대담론이 해체되고, 이 상황을 대체할 전망적인 사상을 모색하는 오늘날에 아나키즘 사상이 화두에 올랐다. 이러한 상황에서 2000년 이후 문학은 이전의 문학이 간과했던 인간의 실존적ㆍ내면적 문제에 시선을 돌린 90년대 문학의 유산을 이어받아 개인과 사회, 개별의 감각과 감정, 현실에 대한 사유의 지평을 넓혀나갔다. 2000년대 이후의 문학은 특정 이념으로 환원할 수 없을 만큼 정념의 분출로 가득 차 있다. ‘단정적이지 않음’, ‘체계적이지 않음’, ‘원초적임’ 등 최서해 문학의 아나키(즘)적인 것들은, 특정 이념으로 환원하여 해석이 불가능한 21세기 신경향파 문학의 위치를 논의하는 데 있어 중요한 참조점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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