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시기 민주노조운동은 과거에 비해 사회적 발언과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다. 이는 곧 노조운동의 위기라고 할 수 있다. 노조운동의 위기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존재하지만 주요하게는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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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시기 민주노조운동은 과거에 비해 사회적 발언과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다. 이는 곧 노조운동의 위기라고 할 수 있다. 노조운동의 위기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존재하지만 주요하게는 노조...
현시기 민주노조운동은 과거에 비해 사회적 발언과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다. 이는 곧 노조운동의 위기라고 할 수 있다. 노조운동의 위기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존재하지만 주요하게는 노조운동의 내부적인 측면에서 실리주의가 강화되는 흐름과 외부적인 측면에서 주변층 노동자, 비보장 노동자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데 그 원인이 있음을 지적할 수 있다.
이 논문은 이러한 배경속에서 민주노조운동이 위기를 극복하고 운동의 재활성화를 모색하기 위해 기존 노조가 어떻게 주변층 노동자들을 포괄하고, 조직화하려는 노력이 나타났는지, 그리고 비보장 노동자들이 자발적으로 노조를 결성하고,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자하는지를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비보장 노동자들이 기존 노조운동과 융합되면서 기존 노조운동의 새로운 변형과 확장을 얼마나 가져오는지 또는 그들의 운동이 기존 노조운동의 관성화된 실천양태속에서 어떻게 축소되는지를 드러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광주시청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이 조직화되고 투쟁하는 과정에서 기존 노조가 어떤 역할을 하였는지 살펴보았다. 또한 그녀들의 노조결성과정과 노조활동, 그리고 집단적인 투쟁과정을 관련 주체별, 사건국면별로 정리하고 그녀들의 투쟁이 지역의 다른 현안과 어떻게 접속하고 자신들의 운동외연을 확장시켜 나갔는지를 살펴보았다. 마지막으로 광주시청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투쟁과 노조운동이 갖는 함의를 노동운동에서의 주체문제, 노동운동에서의 노조의 위상과 역할 문제, 그리고 연대의 형성과 운동의 확장 측면을 가지고 분석하였다.
우선 연구대상을 광주시청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의 노조운동과 투쟁으로 선정한 이유는 첫째, 고용위계상 그녀들의 청소노동이 주변적이고 저평가된 노동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는 측면, 둘째, 노조결성, 노조활동, 집단행동과 복직투쟁, 연대투쟁 과정에서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의 주체적인 역할과 실천이 잘 드러난 측면, 셋째, 기존노조가 노조운동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지역내 비정규직 여성문제를 공론화시켜낸 사례라는 측면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할 때 연구목적에 부합한 사례라고 판단되었다.
연구 분석결과는 다음과 같다.
노조결성에는 다양한 요인들이 존재하나 광주시청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의 경우, 간접고용으로 인한 항상적인 고용불안과 장시간 저임금노동, 관리자의 폭언 등 노동과정에서 경험했던 열악하고, 부당한 노동조건이 주요하게 작용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조건이 존재하였다는 이유만으로 노조가 결성된 것이 아니라, 그러한 구조에서 오는 불만을 집단적으로 인식하고 조직하여 노조결성이라는 행동에 옮겼기 때문에 가능하였다. 그 과정에서 노동자들은 적극적으로 기존 노조를 매개로 활용하였으며, 기존노조는 노조활동의 필요성을 제안하고, 노조결성을 위한 방법과 정보를 제공하였다.
광주시청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은 노조결성 초기, 남성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직책을 이용하여 노조의 권위와 노조활동을 특권화시키고 위계화시켜내는 방식에 대해 저항하였다. 이는 민주노조 내부에 잔존하는 대표중심주의, 권위주의에 대한 비판을 내포하며, 이후 노조운영과 투쟁과정에서 노조는 그 구성원들과 수평적인 관계형성 속에서 인간적 유대와 신뢰를 지향해야 한다는 생각을 공유하게 만들었다.
또한 그녀들의 노조활동은 단순히 노조 지도부에 의해 동원되거나 ‘의식화’되지 않았다. 그녀들 스스로 노조활동과 그 성과를 자각하고, 자신들의 노동과 삶에 대한 존중, 그리고 자신들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타자의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속에서 노조활동을 자신의 활동으로, 자기 선언의 장으로 사고하였다. 이러한 노조활동 경험이 시청사 점거투쟁과 복직투쟁을 지속할 수 있었던 힘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투쟁과정을 살펴보면, 투쟁을 전반적으로 기획하고 전략을 수립하여 제안하는 것은 노조 지도부였으나 각각의 사안에 대한 결정은 시청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루어졌다. 또한 지도부가 제시하지 않은 노조활동과 투쟁 전략을 먼저 제안하거나, 스스로 전개해 나가기도 하였다.
2006년말부터 2008년초까지 광주시청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의 투쟁과정에서의 관련주체들은 광주시청,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노조, 지역시민단체였다. 광주시는 청소용역노동자 중 노조원만을 대상으로 정리해고 하고, 그녀들의 시청사 점거농성을 폭력적으로 해산시켰으며, 그녀들을 업무방해, 폭행, 집시법 위반 등으로 고소하였다.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은 고용승계와 외주용역제도 개선을 요구하며 시장면담을 주장하였으나, 거부당하자 시청사를 점거하고 노출투쟁과 농성을 감행하였으며, 해고 이후 복직투쟁을 전개하였다. 노조는 시청사 점거 및 여러 투쟁을 기획하고, 인적, 물적, 재정적 지원을 하였으며, 문제해결을 위한 협상테이블에 참여하였다. 지역시민단체는 일부는 그녀들과 적극적으로 연대하고, 일부는 시청과의 중재를 통해 원만한 해결을 도모하였다. 그 과정에서 보편적 인권, 표현의 자유, 검열반대, 정치적 권리실현 등 투쟁의 쟁점이 확장되기도 하였다.
그녀들의 투쟁은 기존 노조운동과 접속하면서 ‘비정규직’, ‘여성’이라는 사회적 소수성을 더욱 드러내는 방식으로 발언하고 행동을 조직하며, 노동운동의 주체로 가시화되었다. 노조 지도부는 그녀들의 투쟁을 지지하고 매개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노조운동의 변화를 모색하였다. 또한 여타의 노조단위와 지역 시민사회단체와의 관계 속에서 ‘민주성지’라는 지역정체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연대 단위간 수평적 네트워크를 추구하였다. 그 결과 광주시청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투쟁은 지역 내에서 여성과 비정규직 문제를 공론화시켜내고 여론의 지지를 받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그녀들의 노조활동 및 투쟁경험은 장년층, 여성, 청소노동자에 대한 지배적인 시각에 순응하지 않으면서 당사자 자신들의 삶을 주체적으로 구성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투쟁의 당사자를 대신하여 노조지도부가 협상국면을 이끌어가고, 그 사안을 정치적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측면은 당사자들의 투쟁을 순치시키고, 주변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또한 보장된 노조(운동)집단이 갖는 특성 즉, 노조가 지자체로부터 재정과 활동영역에서 보조와 지원을 받는 측면은 비보장 노동자 투쟁의 자율성을 훼손시키고, 오히려 운동을 억압하는 효과를 가져 오기도 하였다.
따라서 민주노조운동의 위기 극복과 비보장 노동자운동의 활성화는 기존노조가 실업자를 포함한 비보장 노동자들을 협력, 동반자로서 인식하고 사회의 보편적인 쟁점들과 결합하여 운동이 확장될 때 가능할 것이다. 또한 제도화되고, 조직중심주의적인 운영방식에서 벗어나 운동 당사자들의 주체적이고 자율적인 투쟁을 증진시키는 형태로, 민주적이고 수평적인 조직형태, 운영방식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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